길산은 금강산에서 운부의 가르침을 받고 떠돌던 길에 산속에 감금당한채 혹사당하던 잠채광부들을 구해내고 구월산으로 돌아와 의형제들을 규합한다. 길산이 돌아오고 나니 흩어져있던 세력이 정비가 되어간다.
박대근은 구걸을 온 또랑또랑한 소녀에게 보인 인심이 박대근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시절이 바뀌니 사람도 바뀌어야 한다는 말로 모든 힘을 박대근에게 실어주는 장인 배대인. 역시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이 나는구나.
사람의 인연만큼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을까?
갑송이는 도화를 사랑했지만 여염집의 아낙으로 살기에는 한 곳에 머물며 살 수 없는 여자였다.
시어미를 죽이고 자신은 남편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도화. 그런 도화가 한편 불쌍하면서도 다른 한편 사랑받았음에 부러운 봉순이. 다른 여자를 가슴에 품고 사는 남편을 한없이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그 마음은 어쩌려나.
1권에서 보여준 묘옥과 길산의 어긋나는 인연이 안타까웠지만, 2권에서는 바깥으로만 도는 길산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봉순이 애처롭다.
이경순은 또 어떠한가. 그 많은 재산 모두 잃고 젊은날 갖은 고생한 조강지처마저 비명횡사하게 한 그놈의 사랑이 무엇이길래. 사람의 인연이 얄궃기만 하다.
화적이 되는 대신 어떻게 해서라도 평범하게 살아보려던 몸부림이 무색하게 선흥은 형 대신 나간 부역에서 태형을 맞고 세상을 등지고 산에 오른다.
광인으로 살아온 세월에 대한 한탄과 설움, 자조만을 느끼던 길산도 하층계급의 처절한 궁핍에 눈을 뜬다.
양반이라는 계급과 가진자들의 횡포가 전부인 듯 보이지만 가진 것이 없어 화적으로 떠도는 사람들도 가진 세력의 기울기로 아래로는 무력을 휘두르고 속이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어쩌면 더 무서운 적은 같은 편이라 믿어왔던 자들이 아닐까. 양반과 관리들의 폭정에 치를 떨며 산에 오른 이들도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고 속이며 봇짐장수들의 짐마저 노략하는 좀도둑이 되니 처음 먹은 마음을 지켜나가기 쉽지 않다.
땅을 가진자가 농사짓는 것이 아니고 농사짓는 이가 땅을 가지는 것이 아닌 세상. 많이 가진 자가 더 많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세상은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인정받고 능력을 보상받는다고 확답할 수 없는 지금과 다른게 무얼까. 돈이 돈을 버는 세상.
지금의 주민세와 같은 쇄마비를 거두는 일과 백성을 구휼하려는 환곡이 오히려 백성을 사지로 몰아넣는 폐해가 되었다. 항거하고 견디다 못한 민심은 농민을 도적으로 만들거나 관리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제도가 문제인가, 사람이 문제인가?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창비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