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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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수잔 

줄리아 히벌린 (지음) | 유소영 (옮김) | 소담출판사 (펴냄)





'블랙 아이드 수잔' 네명 중 유일하게 운이 좋은 한 명이었던 테시. 그녀가 죽음의 문턱에서 귀환한 1995년과 18년이 흐른 현재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과거의 그녀는 테시로, 현재의 그녀는 테사로 표현되며 진행된다. 시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지만 읽으며 혼란스럽다거나 부자연스러움 없이 이어진다.

테사는 열 여섯 한참 예민할 나이에 겪은 뜻하지 않은 경험에, 히스테리성 실명으로 몇 주간 앞을 볼 수 없었다.

범인으로 체포된 테렐 다시 굿윈. 덩치 큰 흑인의 전과자는 백인이었다면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을 재판에서 사형을 언도 받았다. 그런 그를 무죄라고 주장하다가 심장마비로 숨진 앤젤라 로스차일드. 그녀의 친구인 변호사 빌이 그녀의 뒤를 이어 법과학자 조애나와 함께 진실을 파고 든다.



사형의 집행을 앞두고 테사의 침실 창문 아래에 누군가 심은 '블랙 아이드 수잔'. 두 구의 시체와 함께 블랙 아이드 수잔 꽃 무더기에 버려졌던 테사는 테렐이 아닌 다른 누군가 범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사건이 빨리 일단락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십대의 테시는 십대 딸 찰리를 키우는 테사가 되어 적극적으로 진실을 밝히지 못했던 죄책감에 괴롭다.

18년전 그날의 진실은 무얼까?



구조 되고나서 정신상담을 받을 때 드로잉한 그림들. 상담에 혼선을 주고 싶어 리디아의 그림을 섞어 두었는데,그때의 정신과 상담의도 지금의 자일즈 박사도 모두들 리디아의 그림에 관심을 보인다. 거대한 꽃이 두 소녀를 향해 조롱하듯 웃는 그림.

재판 직후에 그냥 갑자기 사라진 리디아.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게 왜 중요하지?'

"테사! 그 장면을 그린 소녀, 당신 친구 리디아는 진심으로 두려웠던 것 같아요. ~소녀 둘 중 하나는 다른 소녀 위에 엎드린 자세로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붉은색은 꽃 괴물의 공격 때문에 흘린 피로 보이지 않아요. 보호자 쪽이 빨강머리인 것 같습니다."

빨강 머리의 테사. 지워진 32시간의 기억. 그리고 테사에게 들리는 수잔들의 목소리.



과거로부터 도망칠 때마다 괴물은 테사를 조롱하듯 따라다니며 블랙 아이드 수잔을 심었다.여섯번이나!

테렐의 무죄증명을 위해 수잔들의 유전자 감식 도중 소녀는 둘이 아닌 셋이었고 그 중 한명은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답을 가진건 나야"

네 명의 수잔 중 하나의 목소리.



비밀이 벗겨질 때마다 갑자기 사라진 리디아와 관련된 실마리가 나온다. 리디아가 아니었다면 그 힘든 시기를 살아서 버티지 못했을 테사는 17년전 종적을 감춘 리디아가 그립고 궁금하다.

비밀의 열쇠는 사라진 32시간의 기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리디아에게 있는 건지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밤새도록 나를 안아주던 소녀. 시력을 잃었을 때 내 머리를 땋아주던 소녀. 에드가 앨런 포에 나오듯 햇빚에 비춰 보아야 읽을 수 있는 레몬주스 잉크로 내게 암호를 써서 다음 날 찾도록 통나무 집 안 틈새에 끼워 놓던 소녀.>



마침내 진실은 밝혀지고 테렐은 무죄 방면된다. 텍사스 주에서 배상금 백만 달러와 평생 매년 팔만 달러의 연금도 받게 되었지만 폐쇄공포증을 떨칠 수 없어 혼자 방에 틀어 박힌 채 블라인드를 내리고 쇼파에서 잠이 드는 그를, 이제라도 누명을 벗어 다행이라고, 보상을 받았으니 되었다고 할 것인가?

얼마전 진범의 고백으로 억울한 20년의 옥살이와 잃어버린 인생까지 30여년을 토로하던 화성 8차 사건의 윤성여씨가 연상되었다. 진범과 재판장에서 마주한 윤성여씨는 "이제라도 자백을 해주어서 고맙다"라고 했다고 들었다. 분노 대신 용서를 하는 자와 그저 살인을 하는 자의 차이는 무얼까? 

테사를 원래는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던 진범. 웃으며 그런 얘기를 하는 그들의 처음은 무엇이 달랐기 때문일까?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소담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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