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천 환생 고등학교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7
범유진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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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흔히 하는 잔소리 중 하나는 늘 공부와 연결된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라, 노력한 만큼 결과도 있는 법이다 등 아주 당연한 말을 힘주어 하고 있는 나를 볼 때면 스스로 놀란다. ‘아, 이래서 꼰대라고 하는구나.’ 읊조리며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기도 한다.

다산책방 출판사의 범유진 작가님의 삼도천환생고등학교 소설을 읽으며 생각했다. 지금 내가 아이들에게 건네는 말들은 잔소리로만 남을 수밖에 없을까 하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삼도천 환생고등학교에 모인 영혼들은 전생의 기억을 퍼즐 맞추듯 하나씩 되짚어 가며, 살아 있을 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순간들을 후회와 그리움 속에서 다시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당연하게 여겼던 삶의 가치와 우리가 서로에게 건네는 말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어쩌면 나는, 아이들이 나의 잔소리에 담긴 뜻을 알아주길 바랐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내가 겪었던 어리석은 시간을 부디 너희들만은 겪지 않기를, 오늘의 너희가 어제보다 조금은 덜 힘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날이 쌓여 가나 보다.

《삼도천 환생고등학교》 속 아이들도 사실 나나 우리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마다 가슴 깊은 곳에 사연을 품고 삼도천 환생고등학교에 모인 그들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강해 보이는 그 마음에는 깊은 상처와 후회가 가득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서로가 서로를 향해 한 뼘 가닿는 장면들은 내 마음속에 고이 담아두고팠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미처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하고, 너무 늦게 깨달은 진심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던 기억들이 제자리를 찾아갈수록, 아이들이 그리워한 것은 빛나는 성공이나 화려한 성취가 분명 아니었다.

함께 오늘을 보낸 우리들과 서로가 서로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은 우리와도 매우 닮아있어서 더 깊게 뿌리내렸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문득 생각했다. 내가 아이들에게 향하는 그 말들이 언제나 온전히 전해질 수는 없노라고. 그럼에도 나는 내일도 잔소리를 아낌없이 나눌 참이다. 마음을 꾹꾹 아낌없이 눌러 담아서.

범유진 작가님의 《삼도천 환생고등학교》는 매우 개성넘치는 설정을 가진 판타지 소설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함께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들 기말시험이 끝나면 우리 아이들에게 찐한 잔소리와 함께 한 권씩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 다산책방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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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ㅣ 텍스트T 21
김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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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은 설렘을 준다. 그리고 그 설렘은 손끝마다 따라다닌다. 김하연 작가님의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를 처음 보았을 때, 괜히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따뜻하면서도 어딘지 쓸쓸해보이는 주인공을 표현해내고 있는 듯한 표지디자인은 제목과 어우러져 먹먹한 마음을 더 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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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동찬이는 우리들이 볼 수 없는 존재를 볼 수 있다. 그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표정을 살필 수도 있다. 그래서 오래 마음에 담아두었던 아이를 보러 매일같이 그 아이의 집에 간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어서, 눈에 더 담아두고 싶어서. 아이의 마음이 마치 내 것인양 글을 읽으며 먹먹함은 더 짙어졌다. 담담한 심리 묘사가 더해질수록 동찬이를 응원하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동찬이가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너의 오늘을 응원한다,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었달까. 그리고 왜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지 왜 그토록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처럼 보이는지 너무도 잘 와 닿았다. 어쩌면 동찬이는 이별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동찬이만의 방법으로 서서히 아주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사춘기의 나날이 깊어질수록 아이들은 마음에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인다. 때로는 그 마음이 금세 허물어지는 모래성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더해지면서 단단한 벽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아이들의 모래성에 싹을 틔울 수 있게 해주는 존재가 바로 친구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싹이 떡잎을 내고 본잎을 내며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존재가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나역시 그 시절의 강을 건너며 수없이 모래성이 허물어지곤 했다. 우리 모두, 어쩌면 그 모래성이 허물어지고 다시 세워지는 과정을 겪으며 오늘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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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찬이 못지않게 오래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상구이다. 가슴팍에 오래된 멍을 새기고 사는 아이, 순박하면서도 따스하고 자꾸만 마음이 가던 아이. 그래서일까, 소장님을 그 누구보다 따랐던 상구의 안녕을 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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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원이와 윤아의 따뜻한 안녕에 나도 인사를 건네고자 한다. 말 한 마디 만으로도 분명 다시 이어지는 친구 관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나의 말이, 나의 인사가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아 때론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는 순간이 있음을, 우리 아이들도 느껴주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처럼 동찬이는 무척 선한 아이이다. 그 누구보다 따스한 마음을 지닌 아이, 그래서 분명 글을 읽으며 누군가는 위로를 받고 잔잔한 울림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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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작가의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는 초등 고학년 및 중고등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이다. 너무 늦은 안녕, 그 안녕을 전해야하는 순간이 만약 온다면 부디 너무 오래 아파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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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즈덤하우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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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는 수상한 비밀이 산다
오승현 지음, 란탄 그림 / 개암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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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작된 6월, 이제 다음달이면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우리 아이들과 매주 읽고 싶은 오승현작가님의 <미술관에는 수상한 비밀이 산다> 이야기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움이 물씬 가득했다.

특히 하나하나의 작품들은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고 상상하게 했다. 하여, 책을 읽는 순간순간이 마치 미술관 산책을 하는 것마냥 느껴졌다. 그래서 아이들과 시간을 갖고 같이 읽어보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 나눠봐야겠다는 생각이 탑을 쌓았다. 이렇듯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엿볼 수 있는 책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이부터 중고등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읽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책장을 넘기는 순간이 선물처럼 다가왔다.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만한 작품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나 의미까지 모두 기억하기란 꽤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 화가들이 아니기에, 어느 순간에는 그들의 풀 네임이 낯설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데 작품과 함께 그에 담긴 비밀을 엿보면 미술이 절친처럼 여겨지는 순간이 분명 있다.

라파엘로의 <핑크색의 마돈나>는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오래 눈길이 머문 걸작이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주고받는 카네이션은 참으로 따뜻하게 다가왔다. 아, 저 시절에도 카네이션은 매우 특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벅찬 마음이 들었다.

밀레의 작품은 워낙 유명하지만, 그가 몹시 가난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도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다. 게다가 병든 아내를 돌보지 못한 채 떠나보냈다는 사실에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그의 손끝을 타고 작품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이 새롭게 보였다.

화가란 어쩌면 자신의 삶을 평생 그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주 잠깐 마주하는 그 그림에는 그들의 모든 순간이 담겨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그래서 더욱 이번 책이 귀하게 느껴졌다. 미술관으로 나만의 여행을 떠난 것 같았다.

우리 아이들이 감동의 순간을 마주하는 날이 꼭 오면 좋겠다. 그 날에는 함께 미술관으로 여행을 떠나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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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똑똑한 AI 조종하는 법
자코모 스팔라치 스텐타 지음, 마리아 가브리엘라 가스파리 그림,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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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나무출판사의 ‘나보다 똑똑한 AI 조종하는 법’ 도서는 어쩌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잘 알아야, 사용도 수월하고 내게 더 유용할 테니까. 아는 만큼 더 잘 보이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AI에도 역사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저 어느 날, 갑자기 불현듯 내 삶을 두드린 것이 지피티였고 제미나이였기에 사용하면서도 역사를 궁금해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아, 내가 잠든 사이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AI도 조금씩 성장하고 발전했구나 싶어서. 그리고 그 시간을 치열하게 보냈을 그들의 열정이 새삼 멋지게 느껴져서, 지피티와 제미나이가 다르게 느껴졌다.

챗지피티나 제미나이와 대화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순간이 분명 있다. 내가 글로 적지 않았는데, 마치 나를 오래전부터 봐 온 것처럼 대화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불편함도 다소 찾아왔다. 무언가 감정을 들킨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지피티와 제미나이와 나 혼자만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의 삶에 AI를 떼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AI 만큼 편한 도구는 없을 것이다. 문제도 풀어주고, 수행평가도 척척 해결해 주고, 리포트까지 대신 적어주니 말이다. 그뿐인가. 작가들의 경우, AI와 함께 글을 적어나가기도 한다. 때로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봐달라는 요청도 하면서.

우리 삶에 더 깊이 파고들 AI, 이제는 사용자가 더 똑똑해져야 할 때이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등 아이들이 두루두루 읽기 좋은 ‘나보다 똑똑한 AI 조종하는 법’을 통하여 현명한 사용자로 거듭나길 응원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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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장수 박세죽 ㅣ 푸른숲 역사 동화 14
김해원 지음, 양상용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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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앞둔 4월의 어느 날, 김해원작가의 <고기 장수 박세죽> 역사동화를 만났다. 이 책은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다. 김해원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양상용 그림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 덕분이었을까.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살아 숨 쉬는 연극처럼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장을 넘기며, 커튼콜을 기다리는 관객처럼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단발머리의 그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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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박세죽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리고 ‘백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봐도 무관하다.

천한 신분이 존재했던 시대, 꿈이라는 단어조차 가질 수 없었던 날들. 입 밖으로 꺼내면 안 될 이야기가 밤하늘의 별 보다 더 많았던 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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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 옳지 않노라 말했고, 그 말은 큰 울림이 되어 누군가의 가슴팍을 적시고 꿈을 꾸게 만드는 힘의 메시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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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백정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허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그리하여 더욱 우리 아이들에게 옳음을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자리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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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김해원 작가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 생각이 첫걸음이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 책은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의 마지막 권으로 더 값진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글을 읽으며 자꾸만 눈물이 차올랐던 것은, 단순한 미안함이나 동정심 같은 것이 아니다. 결코 그러한 단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음을, 글을 읽었다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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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의 <고기 장수 박세죽>은 초등 고학년과 중등 1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픈 도서이다. 특히 사투리를 포함한 어휘가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 권의 책에 한 사람의 생이 담겨있고, 한 시대가 함께 펼쳐지기에. 한 번보다는 두 번, 두 번보다는 세 번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박세죽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번, 그녀가 살았던 시대를 중심으로 한 번, 마지막으로 등장인물들의 말을 중심으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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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난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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