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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ㅣ 텍스트T 21
김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가제본은 설렘을 준다. 그리고 그 설렘은 손끝마다 따라다닌다. 김하연 작가님의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를 처음 보았을 때, 괜히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따뜻하면서도 어딘지 쓸쓸해보이는 주인공을 표현해내고 있는 듯한 표지디자인은 제목과 어우러져 먹먹한 마음을 더 파고 들었다.
주인공인 동찬이는 우리들이 볼 수 없는 존재를 볼 수 있다. 그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표정을 살필 수도 있다. 그래서 오래 마음에 담아두었던 아이를 보러 매일같이 그 아이의 집에 간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어서, 눈에 더 담아두고 싶어서. 아이의 마음이 마치 내 것인양 글을 읽으며 먹먹함은 더 짙어졌다. 담담한 심리 묘사가 더해질수록 동찬이를 응원하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동찬이가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너의 오늘을 응원한다,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었달까. 그리고 왜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지 왜 그토록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처럼 보이는지 너무도 잘 와 닿았다. 어쩌면 동찬이는 이별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동찬이만의 방법으로 서서히 아주 천천히. 느린 호흡으로.
사춘기의 나날이 깊어질수록 아이들은 마음에 꺼내지 못한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인다. 때로는 그 마음이 금세 허물어지는 모래성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더해지면서 단단한 벽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아이들의 모래성에 싹을 틔울 수 있게 해주는 존재가 바로 친구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싹이 떡잎을 내고 본잎을 내며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존재가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나역시 그 시절의 강을 건너며 수없이 모래성이 허물어지곤 했다. 우리 모두, 어쩌면 그 모래성이 허물어지고 다시 세워지는 과정을 겪으며 오늘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동찬이 못지않게 오래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상구이다. 가슴팍에 오래된 멍을 새기고 사는 아이, 순박하면서도 따스하고 자꾸만 마음이 가던 아이. 그래서일까, 소장님을 그 누구보다 따랐던 상구의 안녕을 빌고 싶다.
그리고 진원이와 윤아의 따뜻한 안녕에 나도 인사를 건네고자 한다. 말 한 마디 만으로도 분명 다시 이어지는 친구 관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나의 말이, 나의 인사가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아 때론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는 순간이 있음을, 우리 아이들도 느껴주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처럼 동찬이는 무척 선한 아이이다. 그 누구보다 따스한 마음을 지닌 아이, 그래서 분명 글을 읽으며 누군가는 위로를 받고 잔잔한 울림을 받았을 것이다.
김하연 작가의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는 초등 고학년 및 중고등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이다. 너무 늦은 안녕, 그 안녕을 전해야하는 순간이 만약 온다면 부디 너무 오래 아파하지 않기를.
** 위즈덤하우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