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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을 로딩 중
서윤빈 외 지음, 모차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6년 3월
평점 :
어느덧 시작된 5월, 푸르름이 곧 짙어질게다. 푸르름과 함께 도착한 <7학년을 로딩 중> 동화에는 네 편의 단편이 담겨있다.
사춘기 시절의 내가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그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네 편의 단편은 새롭고 또 새로웠다. 그간 읽었던 이야기와는 사뭇 달랐달까. 그래서 한 편을 다 읽을 때마다 잔잔한 여운이 맴돌았다. 우리 아이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그 여운은 봄날의 햇살이 되어 나를 파고 들었다.
첫 번째 만난 이야기는 서윤빈 작가의 ‘삼의 규칙’이다. 로봇이 학교를 간다는 그 발상 자체만으로도 참 놀라웠던 기억. 아, 내가 어렸을 때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가 책장을 가득 채웠다. 만약 내게도 로봇 친구가 있다면 어떨까. 어쩌면 우리가 종종 사용하는 제미나이와 챗지피티가 그러한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진 않을까.
아이들은 로봇을 보며 신기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우리집에도 그런 로봇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입을 모아 말했다. 방을 청소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존재가 우리 아이들에게 머지않아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생각을 거듭하니 혹 훗날 어쩌면 나의 학생은 글 속에 등장하는 로봇 친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과연 나는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하고.
두 번째 이야기는 윤수란 작가의 ‘버킷리스트 지우기’ 이다. 요즘 초등 고학년 아이들 사이에서는 ‘사귐’, ‘연애’ 등의 이성교제 이야기가 즐비하게 나온다.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는 고백을 내게 말할 때면 속으로 진땀을 빼기도 한다. 어떤 말을 해줘야할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까 하고.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좋아함을 드러낸다.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뾰족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정적인 울림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고백을 담은 그 메시지가 나는 마냥 좋았다. 설렘이라는 단어로 표현을 해도 될까.
여자 친구들은 특히 두 번째 이야기를 좋아했다. 자신의 경험담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때로는 주인공이 되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예쁜 마음을 앞으로도 계속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자리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정명섭 작가의 ‘이상한 입학 상담’ 이다. 보이는 그 모습을 그대로 말하다보면 때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쟤는 너무 직설적이야.” 라며 불쾌감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상한 입학 상담’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도 그러한 오해 속에 살아간다.
지난 겨울 우리 꼬꼬마들은 중학교 배정을 앞두고 소란스러웠다. 어느 학교는 급식이 맛있다더라, 그 학교는 시험이 어렵다더라 등의 이야기를 하며 어떤 친구들과 학교를 다니게 될 지 궁금하다며 줄곧 이야기 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아카데미아 노바를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를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한 아이는 “선생님, 정말 이런 학교가 있어요?” 라며 묻기도 했으니까.
누군가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마법같은 일이 어쩌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는 실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종종 일어나므로.
마지막 이야기는 이지유 작가의 ‘라스트 악셀’ 이다. <7학년을 로딩 중>이란 책 제목을 이 마지막 이야기가 더 근사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설레는 순간이다. 꿈에 한 발 가까워질수록 이루고 싶다는 소망은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라스트 악셀’에는 친구와 함께 꿈을 향해 나아가던 주인공이 등장한다.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나의 물음에 아이들은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한 아이만 “약속이 중요한 것 같아요.” 라는 대답을 했다. 약속을 쉽게 어긴다면서, 속상하다면서 말이다.
‘라스트 악셀’은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이 잘 담겨있어서 생각의 시간을 던져주는 것 같다. 서로 아껴주고 존중하는 그 마음을 이 작품을 통해 배운 것도 같다.
초등 고학년 및 중1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7학년을 로딩 중>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더욱 푸르게 성장하길 응원한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난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