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영웅들의 전투, 그리스 로마 신화
마르첼라 워드 지음, 산데르 베르 그림, 위문숙 옮김 / 개암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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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직 겨울방학을 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지만, 수업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요즘 달콤한 늦잠을 청하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학교에 다닐 때보다 눈빛이 더 초롱초롱해 보인다. 녀석들 말을 빌리자면 ‘꿀잠’을 잤기 때문이란다.

개암나무출판사의 <신과 영웅들의 전투, 그리스 로마 신화>는 초등 4학년 남자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겉표지부터가 자기 취향이라며 너무 멋지다며 엄지척을 날려주기도 한다. 나보다 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져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책이 주는 힘은 놀랍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신과 영웅들의 전투, 그리스 로마 신화는 할아버지 올빼미와 꼬마 올빼미가 등장하여 글을 이끌어 간다. 할아버지 올빼미는 꼬마 올빼미의 물음에 차근차근 답을 이어 간다. 신화가 뭐냐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는 할아버지 올빼미의 모습은 꼭 우리네 할아버지 같아서 웃음이 났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이들 독해 교재에 자주 등장한다. 독해 교재에는 그림보다는 글이 비중을 더 많이 차지하고 문제를 풀어야하기에, 아이들이 글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드물다. 게다가 문제가 어렵다, 내용이 이해가 안 간다, 영웅들은 왜 이렇게 이름이 어렵냐는 등 울상을 짓는 아이들도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글이 아닌 문제로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교재 밖의 자료나 책을 통하여 아이들과 배경지식을 쌓기도 한다.

특히 개암나무 출판사의 <신과 영웅들의 전투, 그리스 로마 신화>는 글과 조화를 이루는 그림과 이야기를 듣는 듯한 구성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톡톡 두드린다. 게다가 신과 영웅의 가족 관계도 및 고대 그리스 지도가 그려져 있어 아이들이 좀 더 쉽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 나갔다.

아이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할아버지 올빼미가 이야기를 너무 잘 한다면서, 영웅들의 모험에 푹 빠졌다. 영웅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박을 외치기도 했고, 멋지다고 박수를 보내는 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이루어지지 않음에 슬프다는 아이도 있었다.

올 겨울, 많은 아이들이 개암나무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하여 배경지식도 쌓고 영웅들의 지혜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난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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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불행한 아이 문지 푸른 문학
유니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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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게 작가의 청소년 소설 <나보다 불행한 아이>에는 청소년 달아와 찬이의 마음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베이비박스에 놓여진 찬이와 엄마의 따스한 손길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달이의 이야기가 1장부터 4장까지 이어진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위태로워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책장을 넘기는 순간마다 떨림을 자아냈다. 두 아이의 일기라도 훔쳐보는 것마냥 가슴이 저릿해서였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두 아이에게 응원을 보냈다. 괜찮다고, 지금의 아픔들은 지나갈 거라면서. 너희는 결코 혼자가 아니는 그 말을 꼭 해주고 싶었나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주 흔들리고 우리가 일컫는 사소한 일에도 깊은 슬픔에 빠진다. 비단 이는 아이들의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어른인 우리들도 쉬이 흔들리고 슬픈에 빠지지 않던가.

그리고 글에 등장하는 찬이처럼 부모님의 사랑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사랑을 갈구하고 미움받지 않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찬이에게는, 더 그러했을 것이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것을 가슴팍에 매달고 자랐기에, 늘 그것에 조바심을 느끼고 살아왔기에.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기에 앞서 어른들이 혹은 주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나를 그려내느라 애썼을 것이다. 그런 찬이의 모습이, 달아의 행동이 무척 안쓰러웠다. 무엇이 아이들을 그리도 애달프게 만들었을까. 결코 어른들의 무관심 때문이다, 라는 말이 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달아의 할머니는 달아와 유지와 함께 하며 그간의 가면을 모두 벗어버린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어쩌면 평범한 생을 살기 시작한다. 달아의 할머니는 어떤 글을 세상에 선보이려고 싶었을까. 문득, 그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성리학의 창시자 주자도 ”나의 기질상의 병통은 대부분 분노와 원망을 다스리지 못하는데 있다.“며 분노와 원망을 다스리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분노와 원망을 내려놓으면 분명 마음이 평안해진다. 내려놓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부모님들이 아이와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아울러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의 마음에 아낌없는 공감을 보내주는 <나보다 불행한 아이>를 통하여 잠시나마 위로를 받길 바란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난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

#문학과지성사 #나보다불행한아이_서평단 #유니게 #나보다불행한아이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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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마음이 부를 때 마음이 자라는 나무 43
탁경은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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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겨울, 우리 예비고 여자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소설을 만났다. 조금은 지쳐있을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쉼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줄 탁경은 작가의 <너의 마음이 부를 때>는 읽는 내내 내 마음에도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은, 그 마음은 짐작조차 어렵다. 마치 어디론가 잠시 여행을 가 있는 거라고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지내다가, 문득 그 보고픈 마음이 겉잡을 수 없이 파고들 때면 지나는 바람에도 눈물이 난다.

앉은 자리에서 한 호흡으로 글을 읽어나가는 동안, 눈물 콧물이 흐르다가 픽 웃음이 나다가, 괜히 헛헛해지다가, 아 이 글은 세상의 지원이와 함께 읽어야겠구나 생각했다.

지원이를 보며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나또한 국어 선생님을 참 많이 좋아했던 적이 있기에, 그래서 더 눈에 들고 싶은 마음에 도서부 활동도 하고 편집부 일도 하며 지낸 학창시절이 있기에 지원이의 모습이 또다른 나 같았다. 공부를 잘 하고 싶지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 하고 싶은 말이 없다 말하지만, 마음속에는 꺼내지 못한 말이 짐처럼 가득 쌓인 아이. 누군가의 고민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선뜻, 나의 걱정에는 손을 내밀지 못하는 아이. 지원이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중고등학생들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차올랐다. 우리의 지원이와 하윤이들에게, 괜찮다고 잘 하고
있다고, 그 말을 꼭 해주고 싶었던 것도 같다.

책은 때때로 좋은 친구가 된다. 굳이 내가 말을 먼저 걸지 않아도, 나도 모르는사이 말을 걸어오고, 나를 참으로 따스하게 안아주기도 한다. 탁경은 작가의 글은 처음이었는데 무척 따뜻한 시선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심리묘사는, 쉬이 잊지 못할 것 같다. 감성이 깃든 담백함과 과하지 않은 표현들이 작품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박혀있다. 또한 발췌 필사를 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지원이와 마이상담소 친구들이 전해주던 따뜻한 위로를 나는 오래 잊지 못할 듯 하다. 꽤 오래 잊히지 않는 여운으로 남아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의 또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난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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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리야, 우리가 지켜 줄게! 저학년 책이 좋아 11
김온서 지음, 루치루치 그림 / 개암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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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겨울방학에 우리 아이들과 한번 더 읽고 싶은 <눈오리야, 우리가 지켜줄게> 이야기는 예비초부터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생활 동화이다.

언제부터였을까, 겨울만 되면 우리 아이들은 눈오리를 만드느라 바쁘다. 얼마전 첫 눈이 길게 내리던 날, 밤새 내리는 눈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꼬맹이들은 눈오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사진을 찍어와서는 자기가 만든 눈오리가 제일 예쁘다며 이야기하기 바빴던 아이들. 그 아이들을 ‘개암나무’의 <눈오리야, 우리가 지켜줄게!>에서 만나게 되었다.

‘개암나무 출판사’의 저학년은 책이 좋아 ‘열한 번째 이야기’는 김은서동화작가님의 <눈오리야, 우리가 지켜줄게!> 이다. 김은서 작가님은 앞서 만나 보았던 <발발발발 세탁기 속 양말괴물> 이야기를 쓰신 작가님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이들에게도 <발발발발 세탁기 속 양말괴물> 이야기를 쓰신 작가님의 신간이라고 말해주니 이번에는 눈오리 이야기냐며 저마다 눈오리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해주었다. 덕분에 마음이 씰룩 쌜룩 두둠칫거렸다.

이야기의 주인공 우주는 학교 가던 길에 놀이터의 시소에서 눈오리들을 발견하곤 멈추어 선다. 시소 앞에 쪼그려 앉아 눈오리들과 눈맞춤도 하고, 말을 건넨다. 그 모습이 꼭 우리 아이들같아서 우주에게 나도 말을 건네고 싶었다.

“우주야, 괜찮아.”

밤새 내린 눈을 보며 신이 나서 씰룩 쌜룩 엉덩이 춤을 추다가 문득 엄마 생각을 하는 우주의 모습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을까, 엄마와 함께하던 날들이 얼마나 그리울까. 우주가 옆에 있다면 그 작은 두 손을 꼬옥 잡아줄텐데,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에는 울어도 된다고 괜찮다고 말해줄텐데.우주가 무척 씩씩해서, 더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 우리 아이들 중에도 분명 우주같은 아이들이 있을테니 말이다.

우주는 어린 마음에 친구를 사귀지 않았다. 그런 우주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말을 보탰었다.

“우주가 아직 낯설어서 그래요!”
“우주는 헤어지는 게 싫어서 친구들이랑 말을 안 하나봐요.”
“우주가 우리 학교에 오면 은지처럼 잘 해줄 거예요.”

학교를 마치고 놀이터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느라 늦게 온 우주.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우주를 기다리던 오리들. 오리들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던 은지와 미소.

아이들은 눈오리를 지켜주면서 서로 하나가 된다.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던 우주의 마음에 어느덧 눈꽃처럼 예쁜 눈송이가 내려앉는다.

아이들은 올겨울에도 눈오리를 만들 것이다. 눈오리도 만들고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면서 신나는 겨울을 보낼 것이다. 두 볼이 빨개질 때까지, 코끝에 콧물이 매달린 줄도 모르고 말이다.

놀이터에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울려 퍼지는 올겨울을 기다려 본다. 눈오리를 보면 우주가 생각날 것 같다.

“우주야, 눈오리를 지켜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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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곰 포포 - 촛불을 밝혀 줘! 저학년의 품격 21
검은빵 지음, 봄하 그림 / 책딱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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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딱지 출판사>의 스물한 번째 이야기 ‘아이스크림 곰 포포 촛불을 밝혀줘’ 이야기를 만났다.

<아이스크림 곰 포포 촛불을 밝혀줘>에는 엄마를 잃고 1년 째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테이와 그 곁을 늘 지켜주는 반려견 둥둥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테이.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우주가 모든 것이 무너져내림을 알기에, 테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책딱지의 스물한 번째 이야기는 동화를 넘어 우리 모두를 향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테이의 아빠와 할아버지, 이모, 그리고 친구들은 가만히 테이를 기다려 준다. 그 누구도 재촉을 하거나, 테이를 다그치지 않는다. 테이를 향한 그 마음이 전해져 내내 마음이 따듯했다.

테이는 포포를 보곤 눈물을 떨어뜨린다.
“테이는 왜 눈물을 흘린 걸까?”
아이들은 나의 질문에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곤 금세 이유를 알았다며 테이의 표정을 하고선 말했다.

“엄마 생각이 나서요.”
“엄마가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어서요.”
“선생님 근데 다행이에요. 둥둥이가 있잖아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도 내심 테이가 걱정됐나보다. 1년 째 방 안에서 혼자 밥을 먹고 물을 마실 때에만 살짝 방에서 나오는 테이.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그 시간들을 보냈을 아이.

어쩌면 동화니까, 이야기니까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테이처럼, 한껏 웅크린 마음으로 방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못한 채 오늘을 살아가는 누군가도 분명 있을 지 모른다. 하여, <아이스크림 곰 포포 촛불을 밝혀줘> 이야기만큼은 아이들과 더 오래 읽고 싶었다. 온전히 그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을지라도, 아이들에게 테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었다.

포포가 만들어 준 엄마표 떡볶이. 아이들은 포포가 떡볶이를 만들며 더 작아지지 않았냐며 온 표정으로 걱정하는 눈치였다. 포포가 너무 착하다면서, 나도 포포처럼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면서.

해맑은 우리 유리알들은 어쩌면 이토록 맑은 심성을 지닌걸까. 포포에게 고맙다는 말을 나도 넌지시 건네어 보았다.

테이 엄마의 소원을 들어준 포포. 또 보자며 어딘가에 있을 포포에게 손을 흔드는 테이.

아이스크림 곰 포포 촛불을 밝혀줘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꺼지지 않는 촛불을 밝혀 주었다. 포포가 켜 준 그 따사로운 불빛이 우리 아이들의 앞날을 환히 밝혀 주리라 믿는다.

곧 시작되는 겨울방학에는, 책딱지 출판사의 저학년의 품격 시리즈 스물한 권을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 책을 읽는 내내 손 끝으로 전해지는 그 울림이 우리 아이들을 더 성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난 뒤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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