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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파는 백화점 -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2 ㅣ 마인드북 시리즈 2
박옥수 지음 / 온마인드 / 2016년 7월
평점 :

물건을 사러 마트에 간다. 물건을 사면 그 당시에는 기분이 좋다. 하지만 집에 와서 장바구니를 열어 물건 정리를 할 때면 "내가 이걸 왜 샀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곤 나 자신을 추궁하기 시작한다. 마음에 스스로 질책의 방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자기 반성을 하는 시간. 어쩌다 한번씩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왜일까?

책을 읽으며 답을 찾았다. 어떤 강한 힘이 나를 끌고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간 나는 끌려갔던걸까. 내 안의 각오나 결심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내 마음을 잡아주지 못해서 마음이 바로 설 수 없었던 것이었을까.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생각해보았다. 혹시 나의 마음에 울퉁불퉁 혹이 가득한 것을 아닐지 내 마음의 모양은 어떤 모양일까? 나도 모르는 사이, 마음에 담을 쌓아두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제목처럼 마음을 파는 백화점이 있으면 좋겠다. 내 안의 마음을 팔고 다시 마음을 파는 백화점에 가서 마음을 채우고 싶다. 그렇게 하면 조급한 마음도 고쳐질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을 파는 백화점이라면, 정말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나를, 우리를 불행으로 이끌어가는 어두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울퉁불퉁함이 둥글게 깎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파는 백화점은 어쩌면 내가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마음에도 세계가 있다고 한다. 그 마음의 세계를 알수록 내가 왜 슬픈지, 혼란스러운지,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알게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성경의 이야기들은 전부 마음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 포도원 농부 이야기에는 그 마음의 세계가, 마음의 흐름이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고 한다. 성경을 모르는 나이지만, 읽으면서 성경을 읽어봐야겠구나 생각했다. 어쩌면 종교와 성경은 서로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세계가 표현된 성경, 그 안의 글을 읽다보면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 마음의 세계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을까. 내 안의 악한 생각과 더움움에 내가 전처럼 이끌리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과 올바른 마음만을 가질 수 있게되지는 않을까.
물음에 물음을 하면서, 글을 읽었다. 설득력있는 문체와 매끄러운 활자의 흐름이 마음속에 울림을 심어주었기에,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무척 아쉬울 정도였다.

지난 3월, 할머니와 헤어지고 꽤 긴 시간을 눈물로 보냈다. 그리운 사람을 다시볼 수 없다는 슬픔은 빠르게 내 안을 파고 들었고 또다시 누군가를 떠나보낼수도 있다는 생각은 점점 두려움을 만들었다. 그리고 두려움은 쉽게 또다른 두려움을 낳았다. 아무래도 내 마음에 두려움의 씨앗이 심기어 자라고 있었나보다. 내가 모르는 마음의 세계에서 말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몸을 빠르게 움직였다.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약속을 잡으며 어떻게든 벗어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한번 심긴 씨앗이 내린 뿌리는 꽤나 깊게 자리했던 것 같다.
남편이 아기 이야기를 했다. 아기를 가져보는 게 어떻겠냐면서 함께 좋은 것을 생각해나가자며 내 손을 잡아주었다. 아가를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은 내 안에 차리했던 어두움을 차츰차츰 없애주고 있었다. 남편은 시간날때마다 나와 대화하기를 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과의 대화가 나를 빛으로 이끌어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옮겨 주고, 또 옮겨주는 대화를 남편이 해왔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무척 열심히, 사랑을 담아서.
지금도 남편과의 대화는 나를 빛으로 이끌어주는 하나의 길이다. 대화의 힘은 내가 지금껏 알아온 그 어떤 곳보다 큰 힘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아니 확신을 글을 읽으며 줄곧 하게 되었다.

마음을 깊이 살펴보는 시간은 살면서 꼭 필요한 과정이다. 분명 내 뜻과, 내 마음과 상관없이 나를 끌고 가는 다른 생각이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을 깊이, 천천히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요즈음의 우리는 꽤나 이기적이다. 어쩌면 그 이기심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틀리다,와 다르다,를 같은 의미로 여기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이기심. 그 이기심은 쉽게 어두움을 불러오고, 빠르게 마음을 잠식하는 것 같다. 나만 옮다는 생각, 내가 아닌 다른 이는 잘못되었다는 그 생각은 깊게 뿌리를 내리곤 한다.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냐, 그럴만하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무마하려는 마음.
때로는 냉정하게 내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있는 그대로의 나, 내 안에 존재하는 그 마음을 용기를 갖고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채운다. 생각에 생각의 탑을 쌓다보면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일쑤이다. 무엇을 바탕으로 탑이 쌓여졌는지 모른 채 생각만을 쌓다보면 금세 무너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무너짐에도 바뀌지 않고 내 안에 뿌리를 내린 굳게 서 있는 마음을 발견할 때도 있다. 내 마음보다 더 강한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한 생각은 쉽게 어두움 속으로 나를 끌어들인다고 한다.
남편은 내 어두움을 빛으로 이끌어 줬고 어두움 대신 행복의 씨앗을 심어주었다. 묵묵히 내 옆에서, 내 손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때로는 따듯하게 토닥여주면서 나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요즘, 우리 부부는 작은 행복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아가를 향한 마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어느날 선물처럼 찾아올 어여쁜 아가에게 어두움보다는 빛을 더 많이 가르쳐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건강한 마음으로 행복을 옮겨주는 대화의 시간을 갖으며 서로에게 작은 행복이자, 기쁨이 되는 가족이 되어주고 싶다.

자기계발서, 마음을 파는 백화점은 인성 교육으로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청소년에게, 그리고 나의 아이에게 권장하고픈 도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기심에 길들여진 채 사는 현대인에게도 꼭 필요한 자기계발서가 아닐지 생각해보았다.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올 아이가 '나'가 아닌 '우리'를 꿈꾸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소망도 꿈꾸어본다. 아이의 인성 교육을 위한 지침서로도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곳곳에 담긴 여러 일화가 그늘 같은 쉼터 역할을 해줄테니 말이다.
** 본 포스팅은 북캐스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