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가 묻는 말
김미조 지음, 김은혜 그림 / 톡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읽는 동화책은 오래 기억되곤 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많은 책을 읽히기 위해 많은 부모님들이 무던히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피노키오,를 읽으면서 누구나 한번쯤 흰 도화지에 피노키오를 그렸을 것이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아이. 사람도, 나무라고 하기에도 참 알쏭달쏭한 피노키오. 피노키오를 읽으며 엄마는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고 가르쳤던 것도 같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본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이야기였을까, 하고. 

 

 

내 아이에게 피오키오를 읽힌다면 나는, 피노키오가 어떤 아이일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던져주고 싶다. 피노키오가 왜 사람이 되고 싶을까? 피노키오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정말 거짓말은 무조건 나쁜 것일까? 물어보고 싶다. 아이의 시선이 어디에 머무를 지, 유심히 살피며 말이다.

 

 

책의 표지나 곳곳에 등장하는 피노키오의 모습을 보면, 늘 한결같은 표정의 피노키오를 볼 수 있다. 겨울에 읽는 피노키오여서인지 자꾸만 피노키오에게 옷을 그려주고 싶었다. 털신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왜이리, 이 아이는 슬픈 눈을 하고 있는 걸까. 왜 한 번도 웃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도 같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어른이 되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하고 싶다면서 말이다. 하루는 아이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기는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의 시험을 없애고 싶다면서. 시험은 왜 있냐면서, 너무너무너무 싫다고 울먹거렸다. 순간 나는 그 아이를 다시 보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반 1등, 전교에서도 3등 안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아이였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나는, 오늘보다 더 어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공부를 잘 한다고, 시험을 좋아할 리 없는데 말이다.


이렇듯, 우리는 종종 어떤 상황에 부딪히게 되면 나만의 잣대를 먼저 꺼내들곤 하다.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다고 해도 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가 아니라 내가 아는 저 사람은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었는데,라고 잘못된 잣대를 꺼내든다. 피노키오,가 내게는 그런 아이였던 것 같다.

 

 

나의 잣대는 피노키오의 길어진 코처럼 앙상했다. 그리고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잣대였던 것 같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하면, 지금까지 풀리지 않던 것도 조금씩 풀어갈 수 있는데 그 생각의 시간이 늘 짧았던 것도 같다. 피노키오가 묻는 말,에 나는 바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빨간방과 파란방을 놓고 선택할 수 없었던 피노키오의 마음도 이랬을까?

 

 

흔히 동시는 아이들을 위한 시라고 한다. 물론 동화도 어른이 아닌, 아이가 읽는 문학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동시나 동화는, 아이가 아닌 어른의 소유물이었던 것 같다. 피노키오를 읽으며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진다고 말했던 엄마의 말이, 성장하는 동안에도 깊게 뿌리를 내렸던 것만 봐도 그러하지 싶다.
 
한 시인이 수능문제에 자신의 시가 출제된 것을 놓고 고심에 빠진 적이 있었다.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를 위한 시도 분명 아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시를 써서, 이 땅의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고 한다.

 

 

동화든, 동시든, 문학의 그 어떤 갈래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른의 잣대를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아이만의 생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글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가 늘어나는 길이만큼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피노키오. 피노키오가 묻는 말은 '나'로 시작하여 '나'로 생각의 고리를 만든다.
과연, 나는.
우리는 누구일까?
​피노키오에게 어여쁜 털신을 선물해주고 싶은 겨울이 지나간다.
무척이나 쓰라린 세상의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 본 포스팅은 문화충전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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