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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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이와 관련된 커뮤니티에 활동한다. 주로 글을 쓰는 쪽보다는 읽는 쪽이다. 작년에 발생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데, 한 사람이 글을 하나 썼다. 그렇게 논란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는데, 나름 사이트에서 유명한 유저가 지적을 하면서 난리가 났었다. 결국 글쓴이는 사과문 쓰고 탈퇴했다. 그 사이트는 아직 잘 돌아가고 있고. 이런 사건을 한번 씩 겪거나 이와 비슷한 사건들을 목격할 때마다 SNS의 잔인함에 몸서리친다. <댓글부대>는 이보다 더 잔인하고 독한 SNS를 선사해준다.

 

  이야기는 팀-알렙의 팀원 중 닉네임 찻탓캇과 신문사 직원 임상진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알렙은 초창기에는 온라인마케팅을 조작하는 등 소소한 작업을 했다. 그러다가 합포회’(일을 의뢰하는 조직을 부르는 말) 사람으로부터 일을 의뢰받게 된다. 대기업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백혈병을 앓게 되자 이를 고발하는 영화 <가장 슬픈 약속>이 개봉한다는 것이다. 합포회의 의뢰는 <가장 슬픈 약속> 영화가 <도가니><변호인>, <부러진 화살>처럼 사회적 이슈로 번지는 것을 막아 달라는 것. -알렙은 영화사가 근로 수당을 지불하지 않은 것을 들먹이며 비판한다. 촬영 스태프인 양 자작한 글을 캡쳐해서 남 물어뜯기 좋아하는 사이트에 뿌린 것이다. 약간의 진실이 섞인 감정을 자극하는 소설에 네티즌 들은 분노하고, 영화사는 손가락질 받게 된다. 결국 영화는 망하고 만다. 이후 합포회는 또 다른 의뢰를 해온다. 희한한 주문임에도 거금의 액수에 의뢰를 받아 드린다. 의뢰의 내용은 지목해주는 커뮤니티들을 붕괴해 달라는 것. 커뮤니티의 분위기나 활동원칙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모든 커뮤니티를 붕괴한다. 모든 커뮤니티를 붕괴한 후, -알렙의 리더격인 삼궁은 어딘가로 불려가게 된다. 불려갔다 온 삼궁은 어딘가 모르게 변해 있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분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남자들이 모인 사이트여자들이 모인 사이트는 다르다.

십대가 모인 사이트, 삼십대가 모인 사이트도 다르다.

주부가 모인 사이트미혼모가 모인 사이트도 다르다.

각각의 특색이 있고, 동류의 사이트는 어느 정도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 특색들이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각 사이트의 특색에 맞게 공격하는 과정이 보는 데 머리가 아찔할 지경.

 

  중간 중간 팀-알렙의 세 남자 이야기가 나와 재미도 선사해 준다. 셋 다 남자라 대화의 절반이 욕이고, 성인 남자답게 음탕한 스토리로 소름 돋아 피곤한 머리를 식혀준다. 그럼에도 긴장의 끈은 계속 유지시킨다. 야심가, 공돌이, 어중간한 놈의 특징이 잘 살아있었다.

 

 

군중심리에 대한 설명, 군중을 파고드는 사고에 소름 돋는다.

농락당하는 군중이 나를 보는 것 같아 화가 난다.

진짜 같은 현실감에 끔찍스럽다.

고어물도 아닌데 토나올 것 같다.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데 책장 넘기기 무섭다.

 

제가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합니다!”

라고 하셨나요?

인정!


<본 리뷰는 서평단 모집 이벤트로 제공 되어진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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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흔 1~4 세트 - 전4권 블랙 라벨 클럽 21
윤슬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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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없음.


Name of Heroine 아시나

삼촌으로 인해 여행의 매력에 빠져, 대륙 곳곳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깊이 있는 여행을 위해 역사도, 신학도, 항법까지 배울 정도로 여행이 좋다.

북쪽에 위치한 크롬웰의 웬만한 곳을 다 가보았다.

책으로만 경험한, 상상해본 남쪽나라 페시안을 보고 싶다.

단지 크라차의 대추야자를 먹고 싶었을 뿐이고, 사막이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길을 잃고 만난, 겉모습 하나는 매력적인 남자가 칼로 위협하더니 감옥에 넣어버린다.

쇠창살과는 사촌요. 좌물쇠와는 친구인 아니사는 쉽게 탈옥에 성공하지만 다시금 붙잡힌다.

다시금 탈출을 꿈꾸는 자유분방한 아시나.

과연 무사히 탈출하여 대추야자를 먹을 수 있을 것인가.

진짜 여행자예요. 그냥 지나가던 선량한 여행자.”


Name of Hero 시하드 젠 베히다트

현지인들도 꺼리는 죽음의 사막에서 마주한 여자. 수상하다.

페시안과 사이가 나쁜 크라차로 가는 길을 묻는 크롬웰인 여자. 수상하다.

감옥에 넣어 놨더니 어느새 거리를 활보하는 여자. 수상하다.

그런데 이 수상하디 수상한 여자는 자신을 한낱 여행자라고 말한다. 수상하다.

한참 중요한 시기에, 마주한 수상한 여자. 정체를 알아야겠다.

그런데, 다른 의미로 이 여자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쥐같이 깜찍하고, 고양이같이 앙칼진. 솔직하면서 의문투성이인 여자를 향한 알 수 없는 감정.

이 감정을 정의 할 수 있을 때 까지 눈앞에 놔둬야겠다.

알아내라. 그 여자가 진짜 누구인지.”



  가독성 좋고. 흐뭇함을 자아내는 적절한 분량의 러브씬. 아시나, 베히다트는 매력 흘러넘치고. 진짜 사막에 있는 것 같은 배경묘사가 좋았다



  주인공들이 갑작스러운 위기가 닥치는 순간 뜬금없는 능력이 발하는 것을 볼 때 면, 주인공이라서 그러려니 넘기다 가도 회의감이 든다. 너무 뜬금없지 않은가. 설정이 구리다. 그런 점에서 아니사의 자물쇠 따기 및 탈옥이 능하다는 설정에 대한 배경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왜 여행을 좋아하게 됐는지 그 이유부터, 여행을 다니기 위해 배운 생존 전략 등 미리 배웠다는 내용이 있어서, 읽는 동안 아시나의 행동에 의문을 표시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런 설정 및 배경과 더불어 아시나의 성격이 읽는 동안 웃음을 유발 시켰다. 왈가닥 아가씨, 청방지축 악동 등등 에너지 넘치고 활기찬 수식어를 떠오르게 한다. 그러면서도 자유분방 나그네처럼 잡을 수 없는 신기루 같은 인상을 준다. 진솔하지만 다 보여주지는 않는, 그래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순진한 소녀 같은 통통 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말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힘든 여자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그 모든 매력이 잘 버무려져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자연스러운 그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매력적이었다. 그 외에도 자신의 여행철학이 확고한 점이 좋았다.

 

   

 

  금사빠보다는 삽질파가 좋고, 삽질파 보다는 앙숙 관계가 더 좋다. 내 로맨스 소설 취향이다. 앙숙관계가 투닥투닥 거리다보면 정이 쌓이고 로맨스가 쌓이는 거 아니겠는가. <월흔>도 살짝 다르지만 비슷한 루트를 탄다. 정치적으로 어지러운 시점에 나타난 여주가 수상하고. 가뒀더니 탈출한 덕분에 의심의 시선이 가해지고, 결국은 성 깊숙한 곳에 가두고 만다. “난 결백하다.”증명해보라.”를 가지고 투닥투닥거린다. 결국 증명하길 포기하고 탈출을 선택하지만 그 사이 정보를 주고받으면 밀당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걸 풀어내는 작가의 스토리텔링능력에 감탄하며 읽었다. 처음에 여주를 왜 가두었나 싶었던 베히다트의 행동과 의심을 설득력있게 풀어냈고, 그 의심과 경계가 궁금증과 관심을 지나, 애정과 사랑으로 변화하는 심리를 자세히 보여주었다. 아시나의 입장에서도 여행에 대한 애정, 갑작스런 상황에 대한 황당함,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진심에 대한 답답함, 결국은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선택, 떠나서 홀가분하지만 서도 섭섭한 심정, 베히다트에대한 사랑의 깨달음까지 모든 상황에 대한 심리를 잘 풀어줘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심정에 공감하고 빠져 들게 했다. 네 권을 읽는 동안 스토리텔링능력이 눈에 돋보였다.


베히다트는 초반부터 야금야금 소유욕을 들어내더니 뒤로 갈수록 점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시나가 베히다트의 눈을 응시하면서 눈빛이주는 느낌에 대한 묘사가 많았는데, 그 묘사만으로 집착이 상상되었다. 책 덮었는데 베히다트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유욕이 그려질 정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집어삼키고 싶답니다! 4권이 집착의 끝을 달린다. 남주가 집착과 소유욕이 눈살 찌푸려 질 때도 있는데, <월흔>에서 베히다트가 보여준 집착은 나도 좀 받아보고 싶다.

 

아쉬웠던 점 두 가지를 말하겠다.

  첫째, 찜찜한 떡밥회수. 베히다트의 말이나 이안의 말을 들어보면 결말이 짐작이 가지만 그래도 궁금하게 뿌려놓은 떡밥은 깔끔하게 회수하고 가야 하지 않나 싶다. 로맨스소설로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건만 판타지 때문에 망했다. 아니다 판타지설정도 좋았다. 그냥 사건의 결말이 문제다. 이렇게 얇은 4권에 심리묘사부터 판타지 설정, 인물 설정, 사건설정을 다 넣긴 힘들었을 걸 알지만, 베히다트가 즉위한 이유이자 이안이 아버지를 찾아가서 알아내고자한 과거는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그냥 휙 넘기다니.... 실망이 크다. 바레인의 개인사정 및 결말도 찜찜하고. 빼앗으면 된다며? 그런데 그렇게 그냥 나와? 장난하나? 뭔가 엄청난 사건이 있을 것처럼 어마어마하게 떡밥을 뿌려놓고 흐지부지 해져서 기운 빠졌다. 내가 뭐 하러 필기까지 해가며 사건을 정리했는데! 찜찜하게 회수한 게 아니라 그냥 큰 떡밥 줍다가 다시 버린 느낌.

 

  둘째, 느슨해진 결말부. 1,2,3 권은 정말 휘리릭 읽었다. 그만큼 흡입력있었고, 흥미진진했다. 4권 초반부까지는 진짜 긴장감 넘치게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봤는데, 4권 중반에 너무 느슨해져서 당황했다. 이 장면이 꼭 필요한가 싶은 장면도 많았다. 중반을 결처 후반부는 주인공들의 행복한 모습이 그려져서 나쁘지는 않았지만 중반부에서 책장 넘기기가 힘겨웠다.

  한마디로 용두사미. 그런데 용두가 너무 좋아서 사미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싶다.

 

<본 리뷰는 서평단 모집 이벤트로 제공 되어진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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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연 1 - 왕의 밀지를 숨겨라
김화진 지음 / 다연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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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2, 왕에게 2개의 밀지를 받은 날로부터 남들의 눈을 피해, 자신을 숨긴 체

으로 소윤으로 살게 된 송현.

어쩌면 네 목숨. 그러므로 또한 내 목숨. 너와 나를 살려야 하는 나의 사명.

네가 담이기 때문에, 내 마음의 주인인 담이가 너이기 때문에 너와 나를 살리고 싶은 나의 숙명.

 

15, 화빈의 권모술수에 의해 한양에서 쫓겨났고, 개암나무열매와 함께 을 만났다.

으로 과 만나게 된 륜.

언제든, 어제라도. 이렇게 너의 청명함으로 내 흐린 마음을 맑혀주렴.

나의 세계, 나의 모든 계절의 첫, 나를 숨 쉬게 하는 붉은 생체기, 나의 현아......

 

아는 것이 힘이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힘을 원하는 화빈, 윤대비.

전하. 신첩은 조선의 무측천(여황제)이 될 생각 따위는 없사옵니다.

그저 약간의 변혁을 이루어내고자 할 뿐이옵니다. 그 변혁을 위해 힘이 필요한 것뿐이옵니다.”

  어느 날 찾아온 왕은 송현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다. 밀지를 선택한다면 평범한 여인으로써의 생은 살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왕의 밀지를 받기로 선택한다. 그 즉시 송현은 부모님과 함께 산골로 가게 되고, 거기서 억수와 첫 번째로 밀지를 전해 받은 이홍덕과 만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힘을 키우려는 화빈의 계략으로 인해 폐서인이 된 륜은 왕의 계획대로 송현일가가 있는 산골근처로 가게 되고, 거기서 현을 만나게 된다. 현과 억수, 륜이 각자의 사정 속 감정을 만들어가며 계절이 바뀌게 된다. 그러는 사이 왕의 건강은 날로 악화되고 화빈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직진한다. 왕의 뜻이 담긴 밀지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러한 왕의 뜻을 꺾기위해 화빈은 밀지의 찾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진정한 사극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 대화에서부터 지문까지 한자로 된 단어가 많았고, 물건이나 인물을 설명 할 때도 작가분이 많이 연구하셨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전문성이 느껴졌다. 한자와 많이 친하지 않아서 읽는데 조금 고생스러웠지만, 단어 뜻 하나하나 찾아가며, 상황에 맞는 문장 표현에 감탄하며 읽어 내려갔다. 배경묘사에 있어서도 낯선 단어가 많아 전자사전을 옆에 대기시켜 놓고 감상했다. 한자단어 다 찾고 배경묘사를 읽으니 머릿속에 그려진 풍경은 한자가 전하는 그 느낌 그대로 그려졌다.

​  1권의 전반적인 내용은 암투극을 벌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요약하겠다. 희빈의 분량이 주인공보다 많다고 느낄 정도로 희빈이 자주 등장해 모략과 술수를 펼치면서 앞으로 이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거라고 미리 예고해주듯 악독한 행동을 보여준다. 상황상 당할 수밖에 없는 힘없 왕은 장기말을 하나하나 배치하며 이후 희빈과의 싸움에 대비해 간다. 준비해가는 과정에서 왕이 전략상 버리는 장기말로 중전을 선택하게 된다. 그것을 중전도 기꺼이 받아들이는데, 둘의 그런 모습에 심장이 먹먹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버리면서 까지 왕으로써의 책임을 하려하는 부분과 그런 왕을 이해하는 중전의 모습! 희빈의 모략과 함께 왕과 중전의 애틋한 로맨스가 1권에서 제일 돋보였다.


  륜과 현은 서로 사정을 숨기면서 썸만 타다가 서로의 베일이 조금 벗겨지고 로맨스가 시작할까 하는데 1권이 끝나버린다. 초반에 현이 남장을 하면서 지내는 부분이 매끄러워 마음에 들었다. 밝혀지는 과정도 억지스럽지 않았고. 그러면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싹튼 감정을 언뜻언뜻 내비치는 것도 자연스럽고 좋았다. 너무 조금씩 나와서 아쉬워야 하는데, 화빈, , 중전에게 신경 쓴다고 주인공들은 뒷전이 되어 버렸다. 로맨스에 치중되기 보다는 내용 전개에 치중 돼서 로맨스 자체를 바라긴 힘들어 보인다. 마지막에 이어질라 하는데 또 틀어져 버리고 만다. 마음을 서로를 향하지만 아직까지는 서로를 숨겨야하는 이 둘의 관계가 발전하는 모습이 빨리 보고 싶다.

  대화보다는 설명이 많은 글로,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배경 설명이 섬세했다. 서로에 대한 애틋함. 사랑의 절절함. 상황의 긴박함. 바람에 실려 온 꽃향기가 눈에 그려질 정도로 문장 하나하나가 잘 짜여졌다. 복잡하지 않으나 치열한 궁중암투극,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 잘 짜여진 문장이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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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김민섭)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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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의 나이를 표현하는 단어 청춘’. 청춘에는 열정이 있어야한다. 성장을 위해 아프기도 해봐야 하고, 도전도 실패도 해봐야 한다. 이것이 청춘이 행해야 하는 일이라고 책에서 TV에서 말한다. 현재 청춘을 보네고 있는 나에게는 와 닿지 않는 미사여구일 뿐이다. 과연 저 말이 와 닿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저자, ‘3091201작가에게도 청춘으로써 해야 할 행동은 허울 좋은 말이다. ‘3091201의 청춘은 삶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1부에서는 그런 몸부림을 보여준다. 저자는 인문학이라는 미래가 불안정한 학과에 학교도 지방대학교를 다니고 있다. 26, 전역을 하고 찾아간 교수님으로부터 석사생으로 수학할 것을 제안 받는다. 하지만 학비걱정으로 망설이게 된다. 대학원생들과의 술자리에서 학비나 생활이 어떻게 되는지 묻는다. 대학원생 한 명으로부터 들은 말은 그야 말로 꿀 같은 조건이었다. 조교 활동으로 학비도 해결되고, 연구원 인건비로 용돈도 생긴다는 것. 이런 조건에 더 생각하지 않고 바로 대학원 입학원서를 쓰게 된다. 하지만 선배의 말과는 다르게 조교활동으로 나오는 비용은 300만 원이 전부였다. 450만 원이나 되는 한 학기 등록금을 매우려면 150만 원이나 더 필요한 상황. 거기다가 신입생에게 연구원의 기회를 줄 리 만무했다. 6개월 동안 300만 원, 1개월에 50만 원. 아침 830분부터 저녁 5시까지. 최저 시급에도 못 미치는 생활의 시작이었다. 관습이라는 이름하에 행해지는 일들은 햄버거 만드는 공간보다 자신을 더 대우해 주지 않는다. 햄버거 가계 아르바이트에서도 보장해주는 최저시급과 4대 보험도 대학에서는 보장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불만을 제기 하지도 못한다. 1부에서 저자의 고생을 보면서 생각했다. ‘인생 진짜 더럽다.’라고. 잡일 하는 아이도 아니고 잡일 돕는 아이로 취급받으면서, 진짜로 잡일이나 돕는 아이가 되면서 까지 버티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저자가 저 시기 동안 겪은 일에 대해 자신의 심정을 적기도, 한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 때는 자신의 표정으로 심정으로 이야기 해주는데, 정말 내가 저자라도 된 것처럼 비참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너덜너덜 해지기도 했다. ‘너덜너덜하다.’라는 표현을 마주 했을 때, 저자의 표현법에 감탄했다. 상황이 너무 힘들고 고단하고, 지친다는 모든 의미가 내포된 단어랄까. 대학생의 입장에서 대학원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너무 몰입하면서 잘 읽었다. 앞에서 말한 슬픈 이야기 좀 많기는 하지만 자신이 그런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학문적인 열망, 친구에 대한이야기도 해준다. 저자가 저런 더러운 상황에서도 어떻게, 왜 버틸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2부에서는 시간강사가 되고부터 겪은 일을 적었다. 주로 강의에서 자신이 배운 것. 깨달은 것 위주로. 솔직히 2부를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에 많이 놀랐다. 모든 학생과 눈 마주치기, 교학상장 등 당연한 말이고, 응당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이들 간과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고, 응당 해야 하는 일을 자기 스스로 체크해 나가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수업을 듣고 싶은 선생님, 정말 만나보고 싶은 강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학생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써주는 모습.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았다. 특히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느꼈던 대학에 대한 기대와 그로인한 실망을 설명하는 부분에 깊이 공감했고, 실망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반했다. 책에서 말해준 마음을 계속 지켜나갈지 걱정도 되지만. 저자라면 분명 훌륭한 교수님이 될 것 이라는 예감이 든다.


지방시는 고발이나 투정이라기보다, 내 세대성의 기록이다.(...) 내가 이후에 어떠한 삶을 살아가든 나의 과거를 미화하거나 추억하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섰다

 

  책프롤로그 부분에 나오는 문장이다. 고발의 성격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일기라고 느껴졌다. 자신의 삶에 대해 기록하고 성찰하면서, 느낀 감정을 적는. 사회 고발이라면 읽는 동안 화가 났을 것이고, 투정이라면 읽는 동안 짜증났을 것이다. 하지만 담담한 기록이기에 슬펐다. 이 책이 사회비평/비판으로만 분류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수필이라고 말하고 싶다. 1부에서는 사회 비평/비판이라 봐도 할 말이 없지만, 2부는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이걸 사회비평/비판으로만 넣은 사람은 이 책을 똑바로 읽기는 한 건지 궁금하다.

  인간답게 살고 싶고, 인간적으로 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현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졸업하기 전에는 읽어보길 권장하고 싶다.

 

 

책 속으로.

함께 꿈꾸던 친구들은 서른이 넘어 다시 만난 자리에서 보통 자신의 과거를 철없던 행동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다시 시작할 취미로 꿈을 격하한다. 괜찮다, 살다 보면 그런 것이다. 비난할 만한 일도 아니고 오히려 사회인이 되었음을 축하해야 한다. 하지만 허벌과 같은, 혹은 제도권에 한 발 걸치고 있지만 여전히 반사회적 인간인 나와 같은 인간들과 대면했을 때, 그것을 철없음으로 여기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 그것은 서로의 과거에 대한, 그리고 아직도 후진 기어를 넣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과거진행형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우리도 어쨌든 자신이 선택한 도로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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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 컨디션
예거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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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이혼해.”라는 말에 붙잡을 수 없었던 김준의 속사정이 마음에 들었던 소설.

 

전포인트

현제와 과거가 계속 번갈아 나오는 전개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러한 진행방식은 결혼 전과 이혼 후의 세진이 김준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계속 상기시켜 준다. 그런 세진의 심리변화를 보며 도대체 결혼 생활이 어땠는지 궁금증이 생겨난다.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떡밥이 중반부터 나오는데, 추리하기에는 내 머리가 나쁜 듯. 책을 읽다보면 알겠지만 결혼 후의 생활은 제대로 안 나온다. 이혼 직전의 상황만 나오지. 결혼 후의 이야기가 이 책의 피날레라는 게 내 생각이다. 김준이 나쁜 남자라서 이혼하고 후회해서 다시 여주 꼬드기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준 속사정을 알고 앞을 다시 보니 짠하다.

로맨스는 개인취향차가 크다.

내용도 좋고 주인공들도 좋은데, 여주가 전남편의 유혹(?)에 너무 쉽게 휘둘리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 책장이 안 넘어갔다. 6시간이면 완독할 거 하루 종일 잡고 있느라 피곤하다. 좋아하는 남자에게 방치된 여주에게 감정이입이 안 된다 좋아하는 남자한테 방치 되 본적이 없으니...... 남주가 후회하고 질질 매달리는 이혼물은 좋은데, 전남편이 유혹한다고 갈대마냥 휘둘리는 이혼물을 내취향이 아니란 것을 이참에 절실히 깨달았다.

필력도 안 느껴지고, 여주가 휘둘리는 모습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남주의 속사정 하나로 봐줄만 했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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