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범죄 퍼즐 - IQ 148을 위한 추리 전쟁
존 길라드 지음, 이은경 옮김 / 보누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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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CIA 요원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첫 페이지를 펼쳤는데, 첫 페이지부터 막혔다. 실화냐.


챕터 1은 암호 해독·상황 판단, 챕터 4는 기억력·공간 지각에 대한 테스트인데, 기존에 접해 본 적 있는 컵의 물 옮기기, 성냥 옮기기, 숫자 퀴즈, 다른 그림 찾기와 같은 문제들이 반긴다. 익숙한 유형들로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있으면 별 5개짜리 문제가 등장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서 뇌가 지끈거린다. 68번 오류 찾기는 며칠째 들여다봐도 모르겠다!


챕터 2는 추리 법·첩보 기술을 잘 아는지 묻는 파트인데, 평소 범죄·수사물 드라마를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직접 암호를 만들어보고, 모스 부호로 해독해보면서 전문 요원에 입문하는 것처럼 기분이 들떴다.


챕터 3, 5는 생각보다 많은 지식을 요구한다. 챕터 3은 국제 관계·세계 지리, 챕터 5는 세계사·국제 분쟁에 대해 묻기 때문에 국제 정세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못 풀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분쟁지역에 대해 다루니 당연히 북한에 대해서도 등장하고, 많이 들어본 독재자들도 나온다. 이런 역사관련 지식 외에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던가, 중국의 인구, 불의 고리 같은 질문도 등장한다. 아는 부분이 나오면 테스트하듯 풀었고,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는 답지를 보면서 배웠다. 탐정이 되려면 박식해야 한다는 말을 증명하려는 듯 총체적인 지식을 물어본다.


중간 중간 퀴즈들도 등장하는데, 영어를 알아야 풀 수 있어서 난관이었다. 영어도 해야하고, 퀴즈도 풀어야하고! CIA는 미국에 있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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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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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지 못한 불화에 여전히 웅크리고 있던 나를 발견하게 해주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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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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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는 다르고, 너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관계 속 불화는 필연적이다. 이 필연적인 불화가 가득한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불화를 필수적으로 겪어야 한다. 불화를 겪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세상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축적되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각을 배우는 시기는 언제인가? 저자는 말도 못하는 영유아 시기부터 불화 경험하고 회복하는 법을 익힌다 말하며 그 증거를 보여준다.


특정 행동의 기저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행동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행동에는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또한 행동에는 의미가 담겨있다.

P. 276


무표정 실험이라 불리는 실험을 통해 아기가 엄마와 연결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저자의 설명을 따라 유심히 보고 있으면 아기가 하나의 인격체이자 소통의 주체라는 사실이 확연히 와닿는다. 저 작은 몸으로 많은 언어를 말하지만 서투른 어른들은 그걸 놓치고, 해소되지 않은 불화에 아이가 내면으로 숨어 들었을 때 언어를 배운다는 사실이 비극처럼 느껴진다. 이미 불화에 엉망이 된 아이와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부모의 관계가 생각지도 못한 초기 단계에서부터 엉켜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막막해지는 심정이다. 해소되지 않은 불화가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되는 모습을 볼수록 불화를 회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회복의 과정을 생에 초기부터 계속 축적해 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된다고 말한다. 양육자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지 못한 것을 이렇게 책으로, 전문가를 통해 배울 수 있고, 앞으로 남은 삶의 시간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아기의 탄생을 둘러싼 일련의 짧은 관찰만으로는

당연히 아기와 가족의 삶의 경로를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 경험은 우리 동료 루 샌더가 만남의 순간들이라 부른

여러 순간 중 첫 단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P.377


건강한 일반 부모-아기 쌍 조차 30%의 일치와 70%의 불일치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만큼 불화는 정상적인 상태이며, 표준이고, 흔한 일이다. 불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복구에 힘쓰자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구석에서 한껏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볼 용기를 내어본다.



무언가가 무너졌을 때 그 파편들을 끌어모아 

다시 세울 수 있으려면

우리에게는 안전감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P. 132


꼬여서 뒤죽박죽된 일을 풀어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우리가 유아기 초기부터 전 생애에 걸쳐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방식이다.

P. 6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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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일생
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J. G. 니콜스 외 옮김 / 메이킹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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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니 보카치오는 <데카메론>의 저자이자 단테 알리기에리와 같은 피렌체인이다. 조금 늦긴 했지만 같은 시대, 같은 이탈리아 시인으로써 이야기하는 단테를 보고 있으면 신곡을 읽을 때 내가 느꼈던 놀라움과 경외가 초라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열렬함이 느껴진다. 단테에 대한 태몽부터, 유년시절, 베아트리체의 죽음을 거쳐, 피렌체에서 쫓겨나고 라벤나에서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조반니 보카치오의 열렬한 시선을 따라 단테의 일생을 되새기면 단테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이 내 마음에도 생겨나는 것 같다.


내가 주석 없이 단테의 신곡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성격을 공부하고, 기벨린당, 겔프당을 알아보듯, 단테 또한 다른 시인들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역사를 공부하고, 대가들로부터 철학을 배우는 데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것에 동질감이 형성되고 그와 동시에 <신곡> 속에 들어간 지식의 양이 상기되어 다시 한 번 경외감을 느꼈다.



이런 완벽한 공부의 결과, 당연히 그는 최고의 호칭들을 받는다.

그의 생애 동안에도 어떤 사람들은 단테를 ‘시인’으로,

‘철학자’로, 또는 ‘신학자’로 칭송하였다.

극복해야 할 상대의 힘이 클수록 그 승리의 영광 또한 커지듯,

여기저기 휘몰아치던 파도와 역풍의 사나운 바다를 극복하고,

화려한 명성의 안전한 항구에 그가 다다른 것에

우선 감사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P. 32


단테의 <신곡>에서는 지옥, 연옥, 천국의 이미지와 그 속에 배치된 인물들의 이야기에 집중을 해서 ‘단테 알리기에리’라는 인물은 뒷전이었는데, 이렇게 단테에만 집중하니 생소한 느낌이다. 그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에 흠뻑 빠지다 보면 보카치오와 같이 이런 위대한 시인을 추방하고 죽는 순간마저 포용하지 못하는 피렌체인들에게 분노하게 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를 가진 도시의 기쁨이

그의 출생 권리를 가진 것을 시기할 만큼 큰 것이 아니다.

또한 그 도시가 그의 마지막 날들을

기억하리라는 사실을 무시할 만큼도 아니다.

다만 그 옆에서 너희는 오직 출생지라는 이름만 매겨질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그 배은망덕에 머물러서,

너희 대신 영광스러워하는 라벤나가 영원히 행복하도록 

허락이나 하라!

P.6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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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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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점장 후루카와 가즈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도쿄제일은행 나가하라 지점 직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실적 좋은 업무과의 신규 담당 에이스 다키노 마코토, 그와 비교되는 부진한 실적으로 냉대 받는 대리 엔도 다쿠지,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막중한 융자과의 도모노 히로시,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하는 영업과의 기타가와 아이리에 이르기까지 초반부터 인물들이 쏟아져 나와 정신이 없는데, 영업과, 업무과, 융자과의 내가 모르는 창구 너머의 세계가 인물들의 개인사와 맞물리며 그 많은 인물이 하나씩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진급을 위해 지점 전체 실적을 올려 하는 상사와 그 아래에서 개인 실적을 요구받는 부하직원들의 간절한 내면과 치열한 현장은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특히 실적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심리적 압박감이 엄청나다. 실적을 내라는 상사의 직접적인 호통과 가정에서의 승진에 대한 은밀한 기대, 아이들의 악의 없는 순수한 말이 쌓여서 인물을 절박하게 만든다.


그러나 실적을 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세상에 은행은 많은데 고객에게 남들보다 우월하다 자부할 수 없는 상품을 팔아야 한다. 이에 순응하는 인물, 반항하는 인물, 압도되어 버린 인물 등 다양한 형태의 유형이 만들어내는 결말에 계속 경악하며 읽었다. 내용도, 흐름도, 결말도 각양각색이라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어 더 충격이었다. 각 과의 업무 형태와 인물들에 매료되어 읽고 있는 사이 사건이 발생한다.


현실을 그려 넣은 듯 입체적인 인물과 생생한 현장감에 내 모골이 송연해지고, 압박감을 느낄 정도였다. 이렇게 미친 듯이 숨통을 조였다가 풀어주기도 잘한다. ‘그렇게까지 해서 표창을 받고 싶을까?’ 묻는 타이밍이 얼마나 적절하던지! 숨 막히게 조였다가 풀었다가 하는 완급 조절이 예술이었다.


구조에게도 이번 분기가 ‘다음’을 위해 중요한 시기였다.

그 점에서 후루카와와 구조의 이해가 일치했다.

목표 달성의 의욕을 깎아내리는 자는 지점의 적, 출세의 장애물이다.

잘라버려야 한다고 후루카와는 생각했다.

P. 17


저는 톱니바퀴가 아닙니다.

제 생각이 있고 의지가 있는 은행원입니다.

P. 22


은행이라는 곳은 정말 잘도 둘러대는군.

도모노 씨, 나는 그때 깨달았소.

은행은 그저 거래처를 이용할 뿐이라고.

그래서 나도 은행을 이용하면 된다,

주거래은행의 입장이라는 건 고려할 필요가 없으니,

가능한 한 나도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이용하자.

P. 68


그렇게까지 해서 표창을 받고 싶을까?

P. 142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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