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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연 1 - 왕의 밀지를 숨겨라
김화진 지음 / 다연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12살, 왕에게 2개의 밀지를 받은 날로부터 남들의 눈을 피해, 자신을 숨긴 체
‘현’으로 ‘소윤’으로 살게 된 송현.
어쩌면 네 목숨. 그러므로 또한 내 목숨. 너와 나를 살려야 하는 나의 사명.
네가 담이기 때문에, 내 마음의 주인인 담이가 너이기 때문에 너와 나를 살리고 싶은 나의 숙명.
15살, 화빈의 권모술수에 의해 한양에서 쫓겨났고, 개암나무열매와 함께 ‘현’을 만났다.
‘담’으로 ‘현’과 만나게 된 륜.
언제든, 어제라도. 이렇게 너의 청명함으로 내 흐린 마음을 맑혀주렴.
나의 세계, 나의 모든 계절의 첫, 나를 숨 쉬게 하는 붉은 생체기, 나의 현아......
아는 것이 힘이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힘을 원하는 화빈, 윤대비.
“전하. 신첩은 조선의 무측천(여황제)이 될 생각 따위는 없사옵니다.
그저 약간의 변혁을 이루어내고자 할 뿐이옵니다. 그 변혁을 위해 힘이 필요한 것뿐이옵니다.”
어느 날 찾아온 왕은 송현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다. 밀지를 선택한다면 평범한 여인으로써의 생은 살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왕의 밀지를 받기로 선택한다. 그 즉시 송현은 부모님과 함께 산골로 가게 되고, 거기서 억수와 첫 번째로 밀지를 전해 받은 이홍덕과 만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힘을 키우려는 화빈의 계략으로 인해 폐서인이 된 륜은 왕의 계획대로 송현일가가 있는 산골근처로 가게 되고, 거기서 현을 만나게 된다. 현과 억수, 륜이 각자의 사정 속 감정을 만들어가며 계절이 바뀌게 된다. 그러는 사이 왕의 건강은 날로 악화되고 화빈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직진한다. 왕의 뜻이 담긴 밀지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러한 왕의 뜻을 꺾기위해 화빈은 밀지의 찾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진정한 사극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 대화에서부터 지문까지 한자로 된 단어가 많았고, 물건이나 인물을 설명 할 때도 작가분이 많이 연구하셨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전문성이 느껴졌다. 한자와 많이 친하지 않아서 읽는데 조금 고생스러웠지만, 단어 뜻 하나하나 찾아가며, 상황에 맞는 문장 표현에 감탄하며 읽어 내려갔다. 배경묘사에 있어서도 낯선 단어가 많아 전자사전을 옆에 대기시켜 놓고 감상했다. 한자단어 다 찾고 배경묘사를 읽으니 머릿속에 그려진 풍경은 한자가 전하는 그 느낌 그대로 그려졌다.
1권의 전반적인 내용은 암투극을 벌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요약하겠다. 희빈의 분량이 주인공보다 많다고 느낄 정도로 희빈이 자주 등장해 모략과 술수를 펼치면서 앞으로 이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거라고 미리 예고해주듯 악독한 행동을 보여준다. 상황상 당할 수밖에 없는 힘없 왕은 장기말을 하나하나 배치하며 이후 희빈과의 싸움에 대비해 간다. 준비해가는 과정에서 왕이 전략상 버리는 장기말로 중전을 선택하게 된다. 그것을 중전도 기꺼이 받아들이는데, 둘의 그런 모습에 심장이 먹먹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버리면서 까지 왕으로써의 책임을 하려하는 부분과 그런 왕을 이해하는 중전의 모습! 희빈의 모략과 함께 왕과 중전의 애틋한 로맨스가 1권에서 제일 돋보였다.
륜과 현은 서로 사정을 숨기면서 썸만 타다가 서로의 베일이 조금 벗겨지고 로맨스가 시작할까 하는데 1권이 끝나버린다. 초반에 현이 남장을 하면서 지내는 부분이 매끄러워 마음에 들었다. 밝혀지는 과정도 억지스럽지 않았고. 그러면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싹튼 감정을 언뜻언뜻 내비치는 것도 자연스럽고 좋았다. 너무 조금씩 나와서 아쉬워야 하는데, 화빈, 왕, 중전에게 신경 쓴다고 주인공들은 뒷전이 되어 버렸다. 로맨스에 치중되기 보다는 내용 전개에 치중 돼서 로맨스 자체를 바라긴 힘들어 보인다. 마지막에 이어질라 하는데 또 틀어져 버리고 만다. 마음을 서로를 향하지만 아직까지는 서로를 숨겨야하는 이 둘의 관계가 발전하는 모습이 빨리 보고 싶다.
대화보다는 설명이 많은 글로,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배경 설명이 섬세했다. 서로에 대한 애틋함. 사랑의 절절함. 상황의 긴박함. 바람에 실려 온 꽃향기가 눈에 그려질 정도로 문장 하나하나가 잘 짜여졌다. 복잡하지 않으나 치열한 궁중암투극,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 잘 짜여진 문장이 매력적이었다.
<본 리뷰는 서평단 모집 이벤트로 제공 되어진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