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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평점 :
나와 너는 다르고, 너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관계 속 불화는 필연적이다. 이 필연적인 불화가 가득한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불화를 필수적으로 겪어야 한다. 불화를 겪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세상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축적되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각을 배우는 시기는 언제인가? 저자는 말도 못하는 영유아 시기부터 불화 경험하고 회복하는 법을 익힌다 말하며 그 증거를 보여준다.
특정 행동의 기저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행동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행동에는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또한 행동에는 의미가 담겨있다.
P. 276
무표정 실험이라 불리는 실험을 통해 아기가 엄마와 연결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저자의 설명을 따라 유심히 보고 있으면 아기가 하나의 인격체이자 소통의 주체라는 사실이 확연히 와닿는다. 저 작은 몸으로 많은 언어를 말하지만 서투른 어른들은 그걸 놓치고, 해소되지 않은 불화에 아이가 내면으로 숨어 들었을 때 언어를 배운다는 사실이 비극처럼 느껴진다. 이미 불화에 엉망이 된 아이와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부모의 관계가 생각지도 못한 초기 단계에서부터 엉켜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막막해지는 심정이다. 해소되지 않은 불화가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되는 모습을 볼수록 불화를 회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회복의 과정을 생에 초기부터 계속 축적해 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된다고 말한다. 양육자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우지 못한 것을 이렇게 책으로, 전문가를 통해 배울 수 있고, 앞으로 남은 삶의 시간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아기의 탄생을 둘러싼 일련의 짧은 관찰만으로는
당연히 아기와 가족의 삶의 경로를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 경험은 우리 동료 루 샌더가 만남의 순간들이라 부른
여러 순간 중 첫 단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P.377
건강한 일반 부모-아기 쌍 조차 30%의 일치와 70%의 불일치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만큼 불화는 정상적인 상태이며, 표준이고, 흔한 일이다. 불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복구에 힘쓰자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구석에서 한껏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볼 용기를 내어본다.

무언가가 무너졌을 때 그 파편들을 끌어모아
다시 세울 수 있으려면
우리에게는 안전감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P. 132
꼬여서 뒤죽박죽된 일을 풀어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우리가 유아기 초기부터 전 생애에 걸쳐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방식이다.
P. 6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