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뜰에서 작은 곰자리 64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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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손자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매일 아침 부모님의 출근길에 할머니에게 맡겨지는 손자와 그를 챙겨주는 할머니. 두 사람 사이에 많은 말이 오가지는 않지만 평화롭고 따뜻하고 다정하다.


그렇게 다정한 상황의 묘사로만 끝나면 이 책은 무가치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환경의 변화라는 스토리를 부여한다. 환경이 변하고 할머니와 손자의 일상에도 변화가 생긴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들을 직접적으로 말하거나, 하나하나 인물의 대사나 마음 속 이야기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상황과 장면을 묘사할 뿐이다. 투박한 붓터치로 그려진 그림은 장면마다 분위기를 더하지만 마찬가지로 상세한 정보를 전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그림과 행간 사이사이에 숨은 것들을 읽어내려고 노력하고 몰입하게 된다.


빠른 시간에 자극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도파민에 절여진 뇌에 휴식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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