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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기는 힘 -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가
이지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평점 :

대학시절, 도서관을 자주 드나들었던 내게 익숙한 책이 있다. 바로 <혼창통>이다. 베스트셀러 책장에 늘 꽂힌 그 책이 멋있어 보여 대출 신청을 했던 기억이 있다. 경영에 관심과 흥미가 없던 나는 채 몇 장을 읽지도 못한 채 반납을 했고, 어느새 8년 여가 지났다. <혼창통>의 이지훈 작가는 자신의 책 이름을 딴 '혼창통 아카데미'를 기획하기도 하고, 통찰력 있는 수많은 글로서 수많은 리더와 팔로워들에게 힘을 주는 멘토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가 <혼창통>에 이은 신간 <결국 이기는 힘>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결국 이기는 힘>의 첫 페이지에서 '이야기'가 '영혼이 있는 데이터'라고 설명하며 기업이 가지는 스토리가 가치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와 동시에 기업가만 영웅이 아니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모두 영웅이 될 수 있는 시대'. 이 시대에서 우리가 가질 태도는 무엇일까? 바로 '혼', '창', 그리고 '통'이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구성원들이 지니는 고민은 개별적이고 보편적일 수 있다. 이때 '혼창통'을 파악하고 객관적으로 본인을 되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개인적인 고민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다른 사람의 '조언'. 타인에게 묵혀두었던 고민을 힘겹게 털어놨을 때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 방안을 얻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고 그 방안은 오랫동안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허무할 때도 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며칠간, 혹은 그 이상 앓고 있던 고민이 있는가? 만약 그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 나타난 사람이 '스티브 잡스'나 '나영석 PD'라면?!
이지훈 작가의 <결국 이기는 힘>을 총 4막으로 구분하며 23명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내가 대학시절 마주했던 <혼창통>과 유사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물론 책을 읽는 독자들의 현재 상황과 고민은 다양하겠지만, 책에서 언급하는 23명의 직업과 성향, 그리고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제각각이다. 모든 이야기를 수용해도 되고, 내가 원하는 이야기만을 골라 마음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고른 세 명의 멘토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첫째, 책방 주인이 된 카피라이터, 최인아의 생각법
광고인에서 책방 주인으로 변신한 '최인아 대표'는 삼성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으로 제일기획 부사장을 역임한 '광고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러다 서울의 한 동네에 '최인아책방'을 차리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가 책방을 차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광고와 책 모두 '생각'을 키워드로 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언급한다.
나 역시 '창의력'이 너무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직업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세상은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도 창의력이 필수인 시대로 변하고 있으며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에 대한 갈증은 모두의 숙제로 남아있다. 최인아 대표 역시 그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말한다. '생각의 씨앗'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동시에 본질을 꿰뚫는 질문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질문은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닌 '왜'에 대한 질문이어야 한다. 모두가 당연시하는 것에 의문을 품기 위해선 깊게 생각해야 한다. 다름을 고민하다 보면 언젠가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이다.
둘째, 버티는 힘, 에어비앤비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요즘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꼭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에어비앤비'. 책에선 다소 자극적으로 묘사했지만 에어비앤비는 말 그대로 '바퀴벌레보다 강한 생존력'으로 버틴 기업이다. 창립한 지 10년도 안 된 기업의 생존력이 바퀴벌레로 묘사된 것이 의아할 수 있겠지만, 셀 수 없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매일 제작되고, 이와 마찬가지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신생되는 시대에 10년을 버팀과 동시에, (상장되지 않았음에도) 기업 가지가 300억 달러가 넘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까. 과연 얼마나 쉽게 성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도 끔찍한 벌레로 묘사가 되었을까.
이들이 집을 빌려준다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 반응은 싸늘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개인적인 공간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이들은 부업을 시작했다. 책에서 볼 수 있는 그들의 재치 있는 부업은 본 사업보다 큰 성공을 이루었고 이 성공은 에어비앤비의 생존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브라이언 체스키가 가장 좋아하는 조지 버나트 쇼의 말은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킨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환경을 자신에게 적응시킨다. 그러므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셋째, 빌린 차를 세차하는 사람은 없다, 브라질 트리오
여기서 말하는 '브라질 트리오'란, 3G캐피탈 이라는 투자 회사를 운영하는 호르헤 파울로 레만, 마르셀 에르만 텔레스, 카르롤스 알베르투 시쿠피라 를 소개하는 말이다. 이들은 직원들이 일에 에너지를 쏟기 위해서 주인의식을 가지게 하고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장 그대로 '빌린 차를 세차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관료주의를 혐오하고 단순함을 지향하는 문화를 가진다. 임원이라고 비즈니스석을 탑승하지 않고, 카를로스 브리토는 인터뷰 복장으로 면바지와 셔츠를 입는 등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넷플릭스(Netflex)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직무, 직책에 상관하지 않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넷플릭스의 문화 역시 우리나라에서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다. 신입사원 교육 시간에 콘텐츠 책임자에게 담대히 '멍청해 보인다'는 말과 함게 물은 한 신입사원의 '질문' 덕분에 선입관에 도전, 이후 혁명적인 배급 방식을 도입해 넷플릭스는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는 전설이 아닌 한 기업에서의 일어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일일까.
이 글에 모든 기업가의 이야기를 적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혼창통'을 고민해 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작가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정신은 '무경계'와 '초연결'이다.'고 말하며 특정한 영역이 구분되지 않고 모든 분야가 상호작용하는 시대임을 강조한다. 이는 기업가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는 누구나 있다. 그리고 그 관심 분야를 '나만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결국 이니는 힘'이며, 기회로 만드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뜨거운 여름. 내 안에 타오르는 열정을 수많은 기업가와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