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의 딸의 인생을 바꾸는 50가지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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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학창시절을 되돌아봤을 때 나 역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했다. 정자와 난자와 같은 과학적 지식을 제하고 현실적인 성교육은 도무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런 성교육의 문제는, 내가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질 수 없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되는 ‘올바른 성교육 현장‘을 보고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란 생각을 할 때다. 괜시리 민망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 순간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런 행동이 잘못된 성교육을 받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다 손경이 작가와 그녀의 아들이 출연한 유튜브 콘텐츠를 봤다. ‘저렇게까지 해야 돼?‘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적나라한 성 얘기를 주고받는 모자의 모습은 적응할 수 없었다. 나는 부모님과 저런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잠깐 했지만 ‘결코 할 수 없다.‘로 바로 답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도 그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손경이 작가가 쓴 <움츠러들지 않고 딸 성교육 하는 법>을 접하게 됐다.

‘성‘은 절대 부정적인 이야기도, 피해야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쉽게 행동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작가는 책을 여는 말에서 ‘즐겁고 용기 있게‘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성교육의 원칙과 딸의 나이에 맞춘 성교육 방법, 그리고 성폭력에 관해서도 재치 있고 편안하게 서술한다. 한편의 강의를 보는 것 처럼 편한 분위기로 적힌 책을 읽으며 어린시절 제대로 받지 못했던 성교육을 다시금 받는 것만 같았다.

젠더에 관한 이슈가 많아지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진 아이로 기르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손경이 작가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성교육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내 몸을 사랑하고 내 몸을 아는 것. 쉬운 이야기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성교육은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한 필수적인 교육이며, 그 중요도에 비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출산에 관한 많은 질문을 받았다. 아이가 있는 가정생활에 낭만은 있지만, 현실은 다르지 않는가. 나의 체력과 금전적인 상황을 제하더라도, 아이를 ‘좋은 사람‘으로 양육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선뜻 답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특히 ‘성‘처럼 나도 제대로 겪지 못한 교육을 어떻게 알려주며 답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생각이 변했다. 아찔하기만 했던 상상은 의외로 덤덤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반응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내 부모님과의 ‘그런 대화‘는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내 자식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한다면 나와 그런 대화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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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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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도서부 활동을 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제목만을 뒤따라 지금도 읽기 버거운 고전을 도전했던 나는 보기 좋게 책을 덮은 채 드러눕고는 했다. 그랬던 내게 유일하게 '쉬웠던' 책은 에세이었다. 저자의 삶이 녹아 있고, 무엇보다 각각의 책이 저자가 가지는 그만의 독특한 문체나 문장 구성을 갖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가 거나 주제라면 매력은 배가 됐다. 

그러다 대학시절 '자기 계발서' 붐이 일었다. 이제는 식상해진 '청춘'에 관한 이야기부터 '공부하라'라고 부추기는 명령형의 제목을 볼 때마다 진저리가 났다. 그때부터 나는 에세이에 관한 편견이 생긴 것 같다. 대학도 졸업하고, 어엿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됐다. 얼굴을 덮고 자던 고전도 꽤 오랜 시간 엉덩이를 붙이고 볼 수 있는 수준(?)을 흉내 낼 정도는 됐다. 그러던 중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다>을 마주했다. 에세이에 관한 편견과 너무나도 해맑은(사실은 표정이 없지만) 보노보노가 담긴 커버는 기대를 가지긴 힘든 모습이었다. 그래도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에 대한 회상을 핑계로 첫 장을 넘겼다.

그 이후부터일까? 여전히 다양한 에세이가 쏟아져 나오고 내가 진저리 냈던 그 당시처럼 유사한 주제를 가진 책들은 매일매일 서점에 채워진다. 하지만 보노보노의 해맑은 표정에서 시작한 에세이와의 인연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 나를 에세이의 매력에 다시금 빠지게 한 김신회 작가의 이름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김신회 작가의 에세이가 나온다는 소식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더 깊게 접할 수 있는 글에 반가웠고, 제목은 더더욱 반가웠다. 최근 퇴사에 관해 깊게 생각하고 쉼 없이 달려온 몇 년을 되돌아봤을 때 잃은 것만 떠오를 뿐 '남은 것'에 대해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이와 동시에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다. 

"그만두면 뭐 할 건데?"
내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이기도 했지만,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하는 내게 주변 지인들이 수십 번 되물었던 말이다. 저 대답을 올해 내내 고민했지만 대답은 여전히 '모르겠다.'이다. '그만두면 뭘 하지'에 관한 대답. 수많은 시간이 흐른 뒤 인생을 마칠 때까지 찾지 못할 것 같던 대답을 김신회 작가는 제목으로 던져주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어떤 작가는 무엇을 행동하기 위해 계획하고 달성하는 것보다, 쉬는 동안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김신회 작가의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표시하며 수많은 공감을 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용기'가 생겼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그럼에도 작가의 삶, 그리고 그 순간마다 느낀 그녀의 문장을 통해 위로를 받고 언젠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간'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그녀의 이야기처럼 내 인생의 포인트를 어디로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이제 고민에서 그치지 않으려고 한다. 작가가 책의 마지막에서 말한 '나를 아끼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고 있으니 그 욕심대로 살아볼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은 순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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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기는 힘 -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가
이지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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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도서관을 자주 드나들었던 내게 익숙한 책이 있다. 바로 <혼창통>이다. 베스트셀러 책장에 늘 꽂힌 그 책이 멋있어 보여 대출 신청을 했던 기억이 있다. 경영에 관심과 흥미가 없던 나는 채 몇 장을 읽지도 못한 채 반납을 했고, 어느새 8년 여가 지났다. <혼창통>의 이지훈 작가는 자신의 책 이름을 딴 '혼창통 아카데미'를 기획하기도 하고, 통찰력 있는 수많은 글로서 수많은 리더와 팔로워들에게 힘을 주는 멘토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가 <혼창통>에 이은 신간 <결국 이기는 힘>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결국 이기는 힘>의 첫 페이지에서 '이야기'가 '영혼이 있는 데이터'라고 설명하며 기업이 가지는 스토리가 가치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와 동시에 기업가만 영웅이 아니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모두 영웅이 될 수 있는 시대'. 이 시대에서 우리가 가질 태도는 무엇일까? 바로 '혼', '창', 그리고 '통'이다.  


시대가 급변하면서 구성원들이 지니는 고민은 개별적이고 보편적일 수 있다. 이때 '혼창통'을 파악하고 객관적으로 본인을 되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개인적인 고민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다른 사람의 '조언'. 타인에게 묵혀두었던 고민을 힘겹게 털어놨을 때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 방안을 얻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고 그 방안은 오랫동안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허무할 때도 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며칠간, 혹은 그 이상 앓고 있던 고민이 있는가? 만약 그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 나타난 사람이 '스티브 잡스'나 '나영석 PD'라면?!


이지훈 작가의 <결국 이기는 힘>을 총 4막으로 구분하며 23명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내가 대학시절 마주했던 <혼창통>과 유사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물론 책을 읽는 독자들의 현재 상황과 고민은 다양하겠지만, 책에서 언급하는 23명의 직업과 성향, 그리고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제각각이다. 모든 이야기를 수용해도 되고, 내가 원하는 이야기만을 골라 마음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고른 세 명의 멘토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첫째, 책방 주인이 된 카피라이터, 최인아의 생각법

   광고인에서 책방 주인으로 변신한 '최인아 대표'는 삼성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으로 제일기획 부사장을 역임한 '광고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러다 서울의 한 동네에 '최인아책방'을 차리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가 책방을 차린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광고와 책 모두 '생각'을 키워드로 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언급한다. 


나 역시 '창의력'이 너무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직업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세상은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도 창의력이 필수인 시대로 변하고 있으며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에 대한 갈증은 모두의 숙제로 남아있다. 최인아 대표 역시 그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말한다. '생각의 씨앗'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동시에 본질을 꿰뚫는 질문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질문은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닌 '왜'에 대한 질문이어야 한다. 모두가 당연시하는 것에 의문을 품기 위해선 깊게 생각해야 한다. 다름을 고민하다 보면 언젠가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이다. 


둘째, 버티는 힘, 에어비앤비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요즘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꼭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에어비앤비'. 책에선 다소 자극적으로 묘사했지만 에어비앤비는 말 그대로 '바퀴벌레보다 강한 생존력'으로 버틴 기업이다. 창립한 지 10년도 안 된 기업의 생존력이 바퀴벌레로 묘사된 것이 의아할 수 있겠지만, 셀 수 없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매일 제작되고, 이와 마찬가지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신생되는 시대에 10년을 버팀과 동시에, (상장되지 않았음에도) 기업 가지가 300억 달러가 넘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까. 과연 얼마나 쉽게 성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도 끔찍한 벌레로 묘사가 되었을까. 


이들이 집을 빌려준다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했을 때, 반응은 싸늘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개인적인 공간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이들은 부업을 시작했다. 책에서 볼 수 있는 그들의 재치 있는 부업은 본 사업보다 큰 성공을 이루었고 이 성공은 에어비앤비의 생존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브라이언 체스키가 가장 좋아하는 조지 버나트 쇼의 말은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킨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환경을 자신에게 적응시킨다. 그러므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셋째, 빌린 차를 세차하는 사람은 없다, 브라질 트리오

   여기서 말하는 '브라질 트리오'란, 3G캐피탈 이라는 투자 회사를 운영하는 호르헤 파울로 레만, 마르셀 에르만 텔레스, 카르롤스 알베르투 시쿠피라 를 소개하는 말이다. 이들은 직원들이 일에 에너지를 쏟기 위해서 주인의식을 가지게 하고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장 그대로 '빌린 차를 세차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관료주의를 혐오하고 단순함을 지향하는 문화를 가진다. 임원이라고 비즈니스석을 탑승하지 않고, 카를로스 브리토는 인터뷰 복장으로 면바지와 셔츠를 입는 등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넷플릭스(Netflex)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직무, 직책에 상관하지 않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넷플릭스의 문화 역시 우리나라에서 상상하기 힘든 수준이다. 신입사원 교육 시간에 콘텐츠 책임자에게 담대히 '멍청해 보인다'는 말과 함게 물은 한 신입사원의 '질문' 덕분에 선입관에 도전, 이후 혁명적인 배급 방식을 도입해 넷플릭스는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는 전설이 아닌 한 기업에서의 일어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일일까.


이 글에 모든 기업가의 이야기를 적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혼창통'을 고민해 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작가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정신은 '무경계'와 '초연결'이다.'고 말하며 특정한 영역이 구분되지 않고 모든 분야가 상호작용하는 시대임을 강조한다. 이는 기업가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는 누구나 있다. 그리고 그 관심 분야를 '나만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결국 이니는 힘'이며, 기회로 만드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뜨거운 여름. 내 안에 타오르는 열정을 수많은 기업가와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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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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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이 마무리되며 올해 초 계획했던 목표를 되돌아보게 된다. 17년도에도 빠질 수 없었던 영어 공부. 이번에도 어김없이 18년도로 미루게 된다. 그러나 여기 영화를 보며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신왕국 작가의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는 영어가 멀게만 느껴지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공부에는 관심도 없던 학생이 미국의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었던 방법과 다양한 연구 내용을 설명하는 이 책은 2017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다시금 영어 공부에 대한 의욕이 꿈틀거리게 만든다.

 

'에라, 일단 그냥 해 보지 뭐.'
제 인생 최고의 영어 공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이죠.

청소년 시절, 영어는 너무나 먼 존재였다. 다양한 과목 중 특히 영어는 친해지기 어려웠고, 학교 졸업과 동시에 영어 역시 졸업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이 기대는 얼마 가지 못했다. 대학에 입학하며 영어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답이 있는 수험 영어와 달리 실제 원어민과 대화하기 위한 '회화'가 필요했고 그럴수록 영어와 나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의 작가는 영어와 친해지기 위해 영화를 추천한다. 정직한 발음과 적당한 속도의 애니메이션을 추천하며 작가는 특별히 <라푼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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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저는 이 말을 이렇게 이해합니다.
'의무감으로 열심히하는 사람의 훈련 양은 재미있어서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의 훈련양을 따라가지 못한다.'

 

작가가 책을 통해 말한 이 내용은 영어뿐만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이 주도하는 학습과 훈련은 어느새 즐거움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작가는 더불어, 더 많이 훈련하는 사람은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하며, 이는 즐기는 자가 이기는 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본인이 경험한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에 책 속에는 작가의 즐거움과 기대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그 '배움의 즐거움'을 읽다 보면 영어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도 영화를 보고 외우다 보면 내 삶이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상상하게 된다.

 

이 책에 가장 흥미로운 내용들을 꼽자면, 언어 교육에 대한 정보다. 아이가 모국어를 유창하게 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소리를 듣고, 이를 이해하고 소리를 내며 저장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가독성 있게 담아냈다. 더불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영어 문법'에 대한 재미있는 정의를 내리는데, '문법은 게임 규칙'이라는 것이다.

 

문법은 일종의 게임의 규칙과도 비슷합니다. 여러분이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어떤 게임을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게임에는 규칙이 있기 마련이에요. 여러분과 그 그 게임의 규칙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또 그 규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만약 규칙을 제대로 모른다거나 제멋대로 어긴다면 그 게임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겁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언어마다 가지는 새로운 규칙에 머리 아픈 적이 많다. 그리고 항상 생각한다. '모든 언어가 똑같은 문법을 가지면 좋을 텐데.' 하지만 게임의 규칙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게임마다 각각의 규칙을 지니고 그 규칙은 재미를 이끈다. 지금은 힘들 수도 있는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새로운 언어의 재미를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책의 작가는 언어에 대한 본인의 관점을 드러내고, 그 관점을 통해 사람들이 영어에 대한 재미를 깨닫기 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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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제가 더 넓은 세상을 만나도록 해 주었습니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보니 세상에는 제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사람들이 참 많더군요.

그런 말이 있다. 외국의 어떠한 작가를 좋아한다면 원서를 읽으라고. 번역된 글을 읽는 것도 문학을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작가가 적은 특정 언어의 원서를 읽는 것만큼 정확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한 유투버는 철학서를 읽을 때 주의할 점으로 해당 언어의 시기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언어는 시대와 상황별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고, 이것이 다양한 사람을 통해 가공되며 변형될 여지가 있어 해석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가 되는 순간 원어로 읽는 것만큼 적확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해석이 될 수 있다.

 

작가의 말처럼 영어는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는 창이 될 수 있다. 꼭 영어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이제는 전 세계에 정보가 돌아다니는 시대가 아닌가. 누군가가 해석한 타국의 아티클을 받아 읽는 것은 결코 현대 사회, 제4차 산업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취업을 위한 영어가 아닌 본인이 얻고 싶은 '전문 지식'을 계발하기 위해서, 작가가 제시하는 '영화 씹어먹기'를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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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수업 - 화를 안고 살아가는 당신에게
아룬 간디 지음, 이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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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급속도로 발전하는 사회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그 이상의 피로함을 준다. 피로함뿐만 아니라 혐오, 모욕감, 증오, 그리고 모멸감 등 수많은 '분노'가 만연하다. 부정적인 감정은 전염이 쉽다. 내게는 가벼운 불평이지만 타인에게 무력감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탈감이 가득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분노'를 조절하는 힘이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마하트마 간디의 다섯 번째 손자 아룬 간디는 <분노 수업>이라는 책을 발표했다. 아룬 간디는 책을 통해 할아버지인 마하트마 간디와 할머니,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얻은 사랑과 연민에 대한 열한 가지 이야기를 말한다. 


"(...) 분노는 자동차에게 기름과 같은 것이란다. 사람은 분노를 연료로 삼아서 앞으로 나아가고 또 더 나은 인간이 되지. 그런다 만일 사람들에게 분노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은 의지도 생기지 않을 거야. 분노는 무엇이 정당하고 무엇이 정당하지 않은지 딱딱 선을 긋고 정의를 내리도록 우리의 등을 떠미는 연료란다."


아룬 간디는 첫 번째 이야기를 통해 '분노'를 다시 정의한다. 분노란 무조건적인 부정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연료라는 정의가 꽤 신선하다. '분노'는 올바른 판단을 위한 준비하는 과정이며, 어떤 꿈을 위한 도움닫기가 될 수 있다. 뒤이어 작가는 책을 통해 '목소리'의 힘에 대해서 말한다. 사회 속 수많은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다양한 대화가 오간다. 긍정적인 대화만 있다면 좋겠지만, 생각보다 대화는 피로한 행위기도 하다. 이런 피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할아버지의 말을 인용하며 제시한다.


"자기 신념 깊은 곳에서 나오는 '아니요'는,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려고 또는 더 나쁘게는 말썽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 '예'보다 낫단다." 



아룬 간디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나 더 전한다. 당장의 순간을 벗어나기 위한 거짓말의 위험성을 말하는데 생활 속 만연한 '하얀 거짓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하얀 거짓말을 순간을 모면할 수 있지만, 훗날을 생각하면 결코 나은 행동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앞선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하는 행동이 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무력감을 자초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아룬 간디가 전하는 열한 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중심'을 가지는 것이다. 앞서 말한 다양한 '분노'의 시작은 중심이 무너지면서 시작되는 행위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속에 자신의 가치를 생각하면 갈등과 혐오가 지배하는 세상일지라도 굳건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 안에서 여유까지 존재한다면, 타인을 연민하고 사랑하는 마음까지 생기게 된다.


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쉽다는 이유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거짓말("괜찮다, 이 주사는 아프지 않아.")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은 거짓말을 얼마든지 용인되는 하나의 화법이라고 배운다.


'당신은 괜찮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다' 라고 위로하는 책이 좋은 책일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읽는 독자가 스스로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은 가치 있다. 더불어 그런 가치를 전하는 작가의 지혜에 책을 덮는 순간 감탄하게 된다. 당신이 세상에 분노하고 있다면 이제 그 분노를 제대로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미완성'이라는 작가의 말을 곱씹어보게 된다. 만약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당신을 발견했다면 이제 깨달음을 삶에 적용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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