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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평점 :
2017년이 마무리되며 올해 초 계획했던 목표를 되돌아보게 된다. 17년도에도 빠질 수 없었던 영어 공부. 이번에도 어김없이 18년도로 미루게 된다. 그러나 여기 영화를 보며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신왕국 작가의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는 영어가 멀게만 느껴지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공부에는 관심도 없던 학생이 미국의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었던 방법과 다양한 연구 내용을 설명하는 이 책은 2017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다시금 영어 공부에 대한 의욕이 꿈틀거리게 만든다.
'에라, 일단 그냥 해 보지 뭐.'
제 인생 최고의 영어 공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이죠.
청소년 시절, 영어는 너무나 먼 존재였다. 다양한 과목 중 특히 영어는 친해지기 어려웠고, 학교 졸업과 동시에 영어 역시 졸업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이 기대는 얼마 가지 못했다. 대학에 입학하며 영어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답이 있는 수험 영어와 달리 실제 원어민과 대화하기 위한 '회화'가 필요했고 그럴수록 영어와 나의 거리는 더욱 멀어졌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의 작가는 영어와 친해지기 위해 영화를 추천한다. 정직한 발음과 적당한 속도의 애니메이션을 추천하며 작가는 특별히 <라푼젤>을 추천한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저는 이 말을 이렇게 이해합니다.
'의무감으로 열심히하는 사람의 훈련 양은 재미있어서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의 훈련양을 따라가지 못한다.'
작가가 책을 통해 말한 이 내용은 영어뿐만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이 주도하는 학습과 훈련은 어느새 즐거움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작가는 더불어, 더 많이 훈련하는 사람은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하며, 이는 즐기는 자가 이기는 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본인이 경험한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에 책 속에는 작가의 즐거움과 기대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그 '배움의 즐거움'을 읽다 보면 영어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도 영화를 보고 외우다 보면 내 삶이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상상하게 된다.
이 책에 가장 흥미로운 내용들을 꼽자면, 언어 교육에 대한 정보다. 아이가 모국어를 유창하게 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소리를 듣고, 이를 이해하고 소리를 내며 저장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가독성 있게 담아냈다. 더불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영어 문법'에 대한 재미있는 정의를 내리는데, '문법은 게임 규칙'이라는 것이다.
문법은 일종의 게임의 규칙과도 비슷합니다. 여러분이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어떤 게임을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게임에는 규칙이 있기 마련이에요. 여러분과 그 그 게임의 규칙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또 그 규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만약 규칙을 제대로 모른다거나 제멋대로 어긴다면 그 게임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겁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언어마다 가지는 새로운 규칙에 머리 아픈 적이 많다. 그리고 항상 생각한다. '모든 언어가 똑같은 문법을 가지면 좋을 텐데.' 하지만 게임의 규칙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게임마다 각각의 규칙을 지니고 그 규칙은 재미를 이끈다. 지금은 힘들 수도 있는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새로운 언어의 재미를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책의 작가는 언어에 대한 본인의 관점을 드러내고, 그 관점을 통해 사람들이 영어에 대한 재미를 깨닫기 원하는 듯하다.
영어는 제가 더 넓은 세상을 만나도록 해 주었습니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보니 세상에는 제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사람들이 참 많더군요.
그런 말이 있다. 외국의 어떠한 작가를 좋아한다면 원서를 읽으라고. 번역된 글을 읽는 것도 문학을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작가가 적은 특정 언어의 원서를 읽는 것만큼 정확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한 유투버는 철학서를 읽을 때 주의할 점으로 해당 언어의 시기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언어는 시대와 상황별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고, 이것이 다양한 사람을 통해 가공되며 변형될 여지가 있어 해석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가 되는 순간 원어로 읽는 것만큼 적확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해석이 될 수 있다.
작가의 말처럼 영어는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는 창이 될 수 있다. 꼭 영어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이제는 전 세계에 정보가 돌아다니는 시대가 아닌가. 누군가가 해석한 타국의 아티클을 받아 읽는 것은 결코 현대 사회, 제4차 산업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취업을 위한 영어가 아닌 본인이 얻고 싶은 '전문 지식'을 계발하기 위해서, 작가가 제시하는 '영화 씹어먹기'를 시도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