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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의 딸의 인생을 바꾸는 50가지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학창시절을 되돌아봤을 때 나 역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했다. 정자와 난자와 같은 과학적 지식을 제하고 현실적인 성교육은 도무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런 성교육의 문제는, 내가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질 수 없었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되는 ‘올바른 성교육 현장‘을 보고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란 생각을 할 때다. 괜시리 민망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그 순간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런 행동이 잘못된 성교육을 받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다 손경이 작가와 그녀의 아들이 출연한 유튜브 콘텐츠를 봤다. ‘저렇게까지 해야 돼?‘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적나라한 성 얘기를 주고받는 모자의 모습은 적응할 수 없었다. 나는 부모님과 저런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잠깐 했지만 ‘결코 할 수 없다.‘로 바로 답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도 그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손경이 작가가 쓴 <움츠러들지 않고 딸 성교육 하는 법>을 접하게 됐다.
‘성‘은 절대 부정적인 이야기도, 피해야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쉽게 행동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작가는 책을 여는 말에서 ‘즐겁고 용기 있게‘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성교육의 원칙과 딸의 나이에 맞춘 성교육 방법, 그리고 성폭력에 관해서도 재치 있고 편안하게 서술한다. 한편의 강의를 보는 것 처럼 편한 분위기로 적힌 책을 읽으며 어린시절 제대로 받지 못했던 성교육을 다시금 받는 것만 같았다.
젠더에 관한 이슈가 많아지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진 아이로 기르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손경이 작가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성교육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내 몸을 사랑하고 내 몸을 아는 것. 쉬운 이야기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성교육은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한 필수적인 교육이며, 그 중요도에 비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혼을 하고 출산에 관한 많은 질문을 받았다. 아이가 있는 가정생활에 낭만은 있지만, 현실은 다르지 않는가. 나의 체력과 금전적인 상황을 제하더라도, 아이를 ‘좋은 사람‘으로 양육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선뜻 답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특히 ‘성‘처럼 나도 제대로 겪지 못한 교육을 어떻게 알려주며 답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생각이 변했다. 아찔하기만 했던 상상은 의외로 덤덤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반응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내 부모님과의 ‘그런 대화‘는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내 자식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한다면 나와 그런 대화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