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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 - 실행력을 높이는 기적의 독서 솔루션
강규형 지음 / 다산라이프 / 2017년 5월
평점 :

대학 생활을 하며 '목표를 가지고' 독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 계기가 된 책이 <독서 천재가 된 홍 대리>였는데 나와 함께 독서습관을 만들어가던 홍 대리가 승진해 돌아왔다. 책을 읽기 전 목표부터 독서 자체의 습관까지 홍 팀장이 된 (구) 홍 대리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승진한 그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했다.
홍 대리가 적극 추천했던 독서 방법 중 하나가 100일 동안 33권의 책을 읽는 것이었다. 나 역시 이 방법을 시도했고 성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번 <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에서는 양보다 '깊이'를 강조한다. 일주일에 한 권씩 1년에 50권을 읽거나 습관이 잡히면 1년에 100권을 읽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책에 글씨를 적거나 줄을 긋는 행동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독서 중, 혹은 독서 후 '기록'이 가지는 힘을 강조하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책을 조심히 읽어야 할 것 같고, 표지에 흠집이 나면 속상한 건 꼭 나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건 결코 '좋은 습관'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독서를 하며 기록을 남기는 것이 책의 저자와의 대화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책에 담긴 정보와 인사이트, 그리고 더 깊게는 삶의 지혜를 얻어 적용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책을 읽는 사람의 성향과 습관은 모두 다르지만 책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인생이 변화한다고 꺼리는 독자가 어디 있을까.
독서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지 않고 [사전(독서)-독서-사후(독서)]의 단계로 구분한 것도 인상적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본깨적' 적용법도 등장하는데 이는 사후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책의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닌 이런 절차를 통해 인생의 단계가 변화한다고 생각하니 꽤나 솔깃한 독서 방법이었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책귀접기, 내게 맞는 책 선택법 등과 같은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과 현재 진행 중인 사람 모두를 사로잡을 이야기로 가득 눌러 담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에서 등장하는 강 대표의 이력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모습이 '독서' 집중에 방해했다는 점이다. 이를 재치있게 녹였다면 독자에게 책의 중요성과 '강 대표' 자신의 홍보를 잡을 일석이조의 기회였겠지만, '책이 중요한 건 알았지만, 좋아하지 않았다. 책을 읽기 위해 이런 습관을 들였다. 그 습관으로 인해 '이러이러'했던 과거가 '이렇게' 변화했다'라는 식상한 문장이 수없이 반복되고 특히 책 띠지에도 적혀있는 '월급 120만 원의 사원이~'라는 문장이 계속되니 나중엔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더불어 책의 내용 이해를 돕는 그림의 위치가 아쉬웠다. 내가 가진 일종의 강박증일 수도 있는데 책장의 문장, 심지어는 단어가 끊긴 상태에서 중간에 이미지가 들어가 있는 상황은 내용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고, 흐름 역시 끊기게 된다. 하지만 이미지 자체의 의미와 정보 전달은 꽤 괜찮다. 수십 문장을 녹인 완벽한 이미지에 가까운데 그 이미지를 담는 위치를 조금 더 신경 썼다면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사라지지 않는다.
'홍 대리' 시리즈 중 '독서' 시리즈를 특히나 좋아했기 때문에 이번 <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실망스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이전의 홍 대리가 알려준 수많은 독서 습관으로 다져진 나만의 인사이트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많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묵직한 정보들이 가득한 책이기에 이 책의 작가 '강 대표'와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내 인생에 적용할 점이 어떤 것일지 생각하는 '사후 독서'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