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 - 부담은 덜고, 취향은 채우고, 세계는 넓어지는 의외로 완벽한 공동생활 라이프
김은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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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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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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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뻐렁쳐서 몇 자 적어본다.

새로 나온 김금희 작가님의 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방금 다 읽었다.
40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 도톰한 책이지만 정신없이 읽어 내린 며칠이었다.

아마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를 시작으로 작가님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후에 발표되는 작품들을 거의 다 읽었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나의 사랑, 매기
크리스마스 타일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그리고 이 책.

책장을 덮고 나니 조금 울고 싶어졌다.
작가님의 책들은 늘 내게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는 특히나 전작들과는 다르게
실제 역사에 대한 사전 조사가 많이 들어가
정말 고생이 많이 녹아든 작품이라는 게 문장 사이사이에서 느껴져
나도 모르게 자주 페이지를 쓸어내렸다.

독서 기간 동안 더 글로리 속 문동은과 집주인 할머니가 생각났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동은에게도 집주인 할머니가 좋은 어른이 되어주었듯
소설 속 영두에게는 낙원하숙의 할머님이
산아에겐 영두가 알게 모르게 좋은 어른으로 그들의 등 뒤를 지켜준 것만 같아서.

정식 리뷰는 다시 쓰겠지만 우선은 마음이 너무 일렁여서 짧게나마 감상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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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이 우주입니다 - 안과의사도 모르는 신비한 눈의 과학
이창목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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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자라는 내내 인터넷의 눈부신 발전의 영광을 누린 죄로
고등학교 때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며 겪은 두통과 흐리멍덩한 시야가 그러했고,
시도 때도 없이 안구를 찔러대며 자라는 속눈썹이 그러했고,
환절기 때마다 올라오는 알레르기로 인한 참을 수 없는 가려움과 결막염이 그러했고,
몇 년 전부터는 눈앞에 날벌레들이 여럿 날아다니는 비문증 또한 그러하다.
지금도 고생은 진행 중이고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아, 옛 어른들이 말하던 오복 중에 하나인 눈!
왜 나는 이다지도 그 복을 못 타고 태어나 이리 삶이 고달픈가!
오늘도 투덜투덜 투덜이 스머프다.

하여 눈에 대해 생각할 때가 많았다.
무언가를 보고 뇌가 그 형체나 빛을 인식하는 과정에 대해
오래전 학교에서 배운 과학 책의 그림을 떠올려본다거나
여러 형태로 일렁이는 이 비문증의 형상은 내 눈에 어떤 흔적이 남았기에 이리 보이는가, 하는 식이다.

그러다 이 책 <내 눈이 우주입니다>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눈에 대한 생각은 자주 하면서 한 번도 제대로 눈에 대한 책은 읽은 기억이 없었다.
그래, 이참에 한 번 너란 녀석을 열심히 파보자! 싶어 책을 펼쳤다.

이창목 저자는 실제 안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믿음이 팍팍 갈 수밖에 없으나 간혹 전문가들이 너무나도 전문가적인 문체로 써버려
나 같은 일반인은 이해가 어려운 글들도 여럿 봐온 바 살짝 겁을 먹고 시작했다.

책에는 우선 컬러 사진이나 도표 등이 많이 실려있어
문장에 대한 이해를 쉬이 도와주었고
저자도 가능한 한 비전문가인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을 풀어쓰고 예시를 드는 등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낮춰주었다.
더불어 한때 세간의 화제였던 드레스 색 논란에 대한 이야기나
왜 매번 셀카는 이상하게 나오는지,
왜 안약은 꼭 흔들어서 넣어야 하는지,
뽀로로가 물안경을 쓰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등
흥미를 확 끄는 주제들도 들어 있어
38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 두툼한 책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 독립된 내용으로 전개되므로 어디를 어떻게 펼쳐 읽어도 무리가 없다는 것도
편견의 허들을 낮춰줘서 좋았다.

눈에 대해 나처럼 궁금증이 많은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봐도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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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정지혜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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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절벽으로 절경을 이루는 '목야'라는 섬을 아세요?
이 책은 그 섬에서 일어난 3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은의 방
강과 구슬
이설의 목야

개별적으로 보이는 흐트러진 이야기의 퍼즐들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고
책을 덮을 무렵에는 하나의 커다란 그림이 됩니다.

누구나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붉은색 표지에
물가에서 얼굴을 반쯤 내밀고 있는 검은 머리의 소녀가 그려진 표지.
예, 사실 책을 읽을 때마다 자꾸만 눈이 마주쳐
오싹한 기분에 포스트잇으로 얼굴을 가리고 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그저 무섭기만 한 이야기가 아님을 금방 알게 됩니다.

처음 실린 '지은의 방'의 지은은 부모와의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육지로 공부하러 나갔던 아빠가 어린 엄마를 만나 대학생 때 사고를 쳐 지은이 생겼고
둘은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아이만 덜렁 목야의 할아버지에게 맡깁니다.
지은은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고 부모는 억지로 목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렇게 지은의 소중했던 평온은 깨졌습니다.
부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습니다.
너 때문에 내가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네가 목야로 내려오자고 한 거 아니냐고 서로를 탓하며 지겹도록 물고 뜯습니다.
그들에게 지은은 무한한 애정을 쏟아부어야 할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지은에게도 그들은 부모다운 부모가 아니었고요.
책 곳곳에 부모를 향해 저주 같은 말들을 퍼붓는 대목이 많습니다.
이건 좀 심한데 싶으면서도 저는 그 문장들에 크게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텅 비어버린 지은의 마음을 저도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태풍이 오던 밤, 친한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지은은 강령술을 시도하게 되고
그 목소리를 만나게 됩니다.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를 흘리며 그것은 지은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고 유혹합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지은은 그토록 원하는 평온한 아침을 얻게 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게 여간 슬픈 게 아닙니다.

다음 이야기 '강과 구슬'에서는 어릴 때 사고로 동생 한이를 잃은 강과
구슬이라는 혼, 그리고 구슬이를 데리고 무당 일을 보던 구슬 할머니가 등장합니다.
어느 날 구슬 할머니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되어 강을 찾아와 구슬이를 찾아달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강은 혼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은 죽은 동생 한이 집 마당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매일 지켜보기도 합니다.
구슬이는 할머니 곁을 맴돌지만 할머니는 그 사실을 모르고
강은 자신의 능력을 숨기느라 할머니와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되풀이 중입니다.
초원은 강의 유일한 친구로 목야로 이사 온 사람이며
강의 가족들이 한을 잃었을 때 유일하게 섬에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 모든 사람들의 관계가 목야에서 1년에 1번 열리는 목야제를 기점으로 크게 출렁입니다.

마지막 이야기 '이설의 목야'에서 화자 설은 자꾸만 가위에 눌리는 남편이 고민입니다.
그러던 중 '목야'에 용한 무당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곳을 찾게 됩니다.
무당은 설에게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이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고 운명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오래 가지고 있던 거북이 인형을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며
설을 데리고 오래되어 낡고 초라한 집 앞으로 데려갑니다.
할 일을 다 마치고 돌아오라고 말하면서요.

책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결핍과 상실 때문에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아프다고, 슬프다고, 힘들다고 제대로 내뱉지도 못하고 속이 곪아가고 있습니다.
그 비탄과 멍울들이 얽히고설킨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매우 좋았습니다.
뭐가 그리 좋았느냐 물으면 글쎄요.
그저 자꾸 제 마음이 철 가루가 되어 책의 자력에 끌려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마음속 커다란 블랙홀이 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품었던 구멍과 잘 맞았기 때문이려나요.

관심이 가신다면 꼭 일독을 권장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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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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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3천 미터에 실험 도시가 세워진다.
그곳의 이름은 헤르메스.
실험 기간 10년, 실험 참가자 900명.
참가자들은 막대한 보수를 받는 조건으로
이 피난용 실험 도시에서 지상과 단절된 채 인류 생존에 대한 실험에 돌입한다.

이 무모해 보이는 실험이 시작된 배경에는 2029년의 사건이 있다.
소행성 충돌로 인해 인류가 멸망의 문턱을 넘을 뻔했던 것이다.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몇몇 기적적인 요소들이 겹쳐
소행성은 지구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갔고 인류는 살아남았다.

이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호이자 기업가인 윌 영맨이
추후 거대 소행성이 충돌하더라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하에 거대한 피난소를 건설하자는 '지오 X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실행하기에 이른다.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 건설될 곳이 바로 앞서 말한 헤르메스다.

화자인 세라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헤르메스의 멘털 케어 전문가로 취업해 10년의 시간을 보냈고
이제 3달 후면 이곳을 떠나 지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상담을 신청한 실험자들 중에서 지상 복귀에 대한 거부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상사의 의견으로는 학생 때 너무 좋은 분위기의 학급을 경험한 아이가 학년이 바뀔 때 다른 반으로 가길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니겠냐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오산이었다.
239명의 실험자가 추가 보수를 포기하겠으니 2년 더 지하 도시에 머무르고 싶다는 뜻을 밝혀온 것이다.
세라는 이 혼란 속에서 지상 복귀 거부를 주장하는 실험자 대표인 한 여성을 만나게 되고
왜 가족들과 연인의 만류에도 자신이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인지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갖는다.
이후 최후의 스태프들이 지상으로 복귀하는 마지막 귀국 편을 눈앞에 두고 세라는 다시 지하 도시로 돌아간다.

내게 제공된 서평 책은 여기까지.

지하 도시는 엄청난 지열 때문에 냉각 장치를 사용하긴 하나 늘 장마철 같은 습도가 유지되고
생활이나 살림살이도 매우 단출하게 제한되며 창문도 없고 식사도 아주 볼품없는데 대체 왜 그들은 헤르메스에 남기로 한 것일까?
실험자들의 의중도, 세라의 의중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가 끝나 애가 탄다.
정식 출간은 12월 1일.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어지럽다.

소행성 충돌이나 지하 도시에 대한 소재를 일본 작가가 쓴다는 것이 흥미롭고
그 작가가 무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쓴 작가라니 더더욱 구미가 당긴다.
갈수록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고 코로나와 같은 전례가 없는 바이러스 등 인류 존속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그저 오락용으로만 소비하기에는 이야기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묵직한 여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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