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이 우주입니다 - 안과의사도 모르는 신비한 눈의 과학
이창목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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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자라는 내내 인터넷의 눈부신 발전의 영광을 누린 죄로
고등학교 때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며 겪은 두통과 흐리멍덩한 시야가 그러했고,
시도 때도 없이 안구를 찔러대며 자라는 속눈썹이 그러했고,
환절기 때마다 올라오는 알레르기로 인한 참을 수 없는 가려움과 결막염이 그러했고,
몇 년 전부터는 눈앞에 날벌레들이 여럿 날아다니는 비문증 또한 그러하다.
지금도 고생은 진행 중이고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아, 옛 어른들이 말하던 오복 중에 하나인 눈!
왜 나는 이다지도 그 복을 못 타고 태어나 이리 삶이 고달픈가!
오늘도 투덜투덜 투덜이 스머프다.

하여 눈에 대해 생각할 때가 많았다.
무언가를 보고 뇌가 그 형체나 빛을 인식하는 과정에 대해
오래전 학교에서 배운 과학 책의 그림을 떠올려본다거나
여러 형태로 일렁이는 이 비문증의 형상은 내 눈에 어떤 흔적이 남았기에 이리 보이는가, 하는 식이다.

그러다 이 책 <내 눈이 우주입니다>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눈에 대한 생각은 자주 하면서 한 번도 제대로 눈에 대한 책은 읽은 기억이 없었다.
그래, 이참에 한 번 너란 녀석을 열심히 파보자! 싶어 책을 펼쳤다.

이창목 저자는 실제 안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고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믿음이 팍팍 갈 수밖에 없으나 간혹 전문가들이 너무나도 전문가적인 문체로 써버려
나 같은 일반인은 이해가 어려운 글들도 여럿 봐온 바 살짝 겁을 먹고 시작했다.

책에는 우선 컬러 사진이나 도표 등이 많이 실려있어
문장에 대한 이해를 쉬이 도와주었고
저자도 가능한 한 비전문가인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을 풀어쓰고 예시를 드는 등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낮춰주었다.
더불어 한때 세간의 화제였던 드레스 색 논란에 대한 이야기나
왜 매번 셀카는 이상하게 나오는지,
왜 안약은 꼭 흔들어서 넣어야 하는지,
뽀로로가 물안경을 쓰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등
흥미를 확 끄는 주제들도 들어 있어
38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 두툼한 책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 독립된 내용으로 전개되므로 어디를 어떻게 펼쳐 읽어도 무리가 없다는 것도
편견의 허들을 낮춰줘서 좋았다.

눈에 대해 나처럼 궁금증이 많은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봐도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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