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미리 보는 의대 신경학 강의
안승철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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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 리처드 도킨스, 최재천. 모두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 섰던 과학자들이다. 학문적 성취만으로도 이들은 이미 큰 일을 이뤘지만, 과학과의 친근성을 위해 대중에게 다가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과학이라면 절래절래 고개를 젓는 나도 삼십여 년 전 칼 세이건이 진행한 '코스모스'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얼마나 지대했는가.

이와 같은 노력은 과학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요즘 의학계는 젊은 의사들이 단독으로 혹은 몇몇이 모여 어렵고 딱딱한 의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송을 하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획기적인 방식으로 다가가는 의학자가 있다. 실제 의대에서 강의하는 신경학에 대한 내용을 의대를 희망하는 중고생과 학부모, 재학중인 의대생을 위해 만화로 그린 단국대 의대의 안승철 교수가 바로 그이다.

직접 그렸다지만 처음부터 그리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좋은 만화가를 섭외해 함께 하려 했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그림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똥손이라는 자평에도 불구하고 그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초보이다 보니 속도를 낼 수 없어 하루에 한 페이지만 작업했고, 그런 시간을 265일이나 가진 후 나오게 됐으니 책에 대한 애정은 각별할 터이다. 화자인 뇌 박사의 입을 통해 그는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다고 자랑했다.

“ "책상이나 문에 발가락을 찧었을 때 어떻게 하면 덜 아플까요?” 신경학에는 ‘문 조절 이론(Gate control theory)’이라는 학설이 있다. 촉각신경과 통각신경이 공통의 최종 경로(송출신경)를 거치기 때문에 촉각이 통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아픈 부위를 어루만지고 입으로 호호 불면 통증이 줄어든다.
기억, 언어, 감각 등등, 이 책은 채 2킬로그램이 안 되지만 신비롭기 그지없는 장기, 뇌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만화 컷마다 뇌의 해부도, 신경이 이어진 경로 등이 세세하게 그려져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뇌를 이해하고, 그리하여 우리 몸과 정신의 작용을 더 깊이 헤아릴 수 있게 해주는, 저자가 의도했던 대로 쉽고 재미있는 만화책이다." 출판사 소개 글

요즘 최고로 핫한 분야가 신경학이란다. 인공지능이 4차 산업의 스타로 떠오르면서 신경학도 함께 각광을 받고 있는데 , 오늘날에는 이미 입는 로봇과 뇌파만으로도 로봇팔을 조종하는 단계에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단다. 그러나 아직도 공학적인 방식이 어떤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이뤄지는지 완벽하게 알지 못하고 있고,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신경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다.

과학의 대중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친해졌던 것처럼, 의학의 대중화를 통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예전 엔돌핀 박사라는 의사 분과 웃음의 전도사라는 교수를 통해 우리 몸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삶이 풍성해졌던 것처럼, 저자의 책을 통해 신경학을 전공하겠다는 희망자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아는 만큼 자신과 이웃을 이해하며 그만큼 더 행복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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