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 선 시스터 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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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나열된 얼마 되지 않은 한글책 중에 하나를 골라야 했으므로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하지만 첫페이지를 넘기면서 시작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고 덮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워낙 이야기가 짧고 가벼운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 시절의 내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고등학교때부터 친구였던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에 관한 이야기가 각자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번째, 여자의 이야기이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여대생의 이야기.
그래서 더욱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다.
마치 나 자신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혹은 내 친구의 이야기 같기도 한, 그런 사람에 관한 이야기.
나만 이토록 평범했던게 아니라는 사실에 묘한 위로를 받고 나도 모르게 주인공에게 동일시해 가면서
'맞아 맞아, 나도 그랬었지.'하고 맞장구를 치다보면 어느새 이야기가 끝자락에 와 있다.

「자의식 과잉인 주제에 콤플렉스 덩어리였고, 간신히 프라이버시를 손에 넣고도 외로움을 탔으며, 뭔가가 되고 싶어 죽겠는데 발을 내딛기는 무서웠다.
모든 것이 모순되고 삐걱거렸다. 그래도 그곳에서 발을 내디뎠으면 조금이나마 능력을 키울 수 있었을 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작은 사이즈에 맞춘 탓에 스스로를 넓힐 기회를 놓친 채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 2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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