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롤란트 슐츠 지음, 노선정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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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 헤쳐 드리는

소울맘코치 박상림입니다.

죽음을 이해하는 순간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가 달라진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는 거의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끊임없이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마지막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죽음이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마침내 몸에 고통이 서서히 찾아옵니다. 통증이 시작되면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은 점점 늘어납니다. 이렇게 서서히 삶으로부터 분리됩니다. 진짜 죽음의 과정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의학은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준비하는 시기'와 '마지막 시기' 이렇게 두 단계로 나눕니다.

p47


죽음은 아주 천천히 삶과 이별하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몸이 하나씩 기능을 멈추고, 삶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시간. 그 시간을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도 함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죽음은 단지 숨이 멈추는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과연 내 마지막 가는 길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조차 안되네요. 아니 하기 싫은걸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정말 중요한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시간을 충분히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으신가요?


죽음이 찾아온 순간, 모든 전문가가 남겨진 가족들에게 반드시 권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멈춰 선 숨을 가다듬으세요. 깊이 숨을 내쉬며,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으세요. 울어도 좋습니다. 그렇게 가만히, 떠나간 이의 손을 잡아주세요. 그 외에 아무것도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고, 어차피 장례식은 열릴 것입니다.

p102


죽음은 인간의 생각이나 분석만으로는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는 '삶'을 통해서만 죽음이 무엇인지 겨우 짐작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별이 늘 똑같은 모양새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사람이 숨을 거두는 장소와 상황에 따라, 그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습도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죽음이 찾아온 장소는 제각각입니다.


장례지도사에게 빠진 서류들을 챙겨다 주고, 차가운 안치실을 서성이다가, 이내 당신이 묻힐 묘지까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위치를 직접 고르고 추후 이용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분묘로 할 것인가, 아니면 관리소에서 지정해 주는 자리에 순서대로 묻히되 기간 연장이 불가능한 일반 분묘로 할 것인가.

p183


죽음의 세계에서도 사소한 절차들이 끊임없이 유족을 상대합니다. 이름, 국적, 마지막 거주지, 출생 신고 등록 지역, 서류 증빙, 결혼 여부, 사망 장소 등으로 삶 전체가 종이 한 장에 압축됩니다.

삶은 서류 한 장으로 남지만, 기억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나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한 사람의 가치는 서류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었는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미뤄두었던 안부 전화 한 통, 감사의 표현 하나가 결국 내가 남기게 될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별 후 시간이 흐를수록 슬픔의 파도는 더 높게 일렁입니다. 밀려드는 수많은 기억만큼 깊은 고통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먼저 누군가를 떠나보낸 적 있는 사람들이 유품 정리를 절대 서두리지 말라고 조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과 평생을 함께해 온 물건들을 온전히 정리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합니다.

p290


사진 속에는 당신의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 속에는 당신이 웃고, 걷고, 잔소리를 하고, 춤을 추던 생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음성 메시지나 휴대전화 저장 공간 속에는 당신이 남긴 나직한 목소리와 생전의 대화들이 여전히 살아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억은 결국 세월 속에서 저절로 희미해지기 시작합니다. 가라앉힌 감정이 다시 흔들어 일상의 기억들이 다시금 올라오기도 합니다. 짧은 순간 기억은 과거의 풍경이 순식간에 눈앞에 생생하게 되살아나기도 합니다.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습니다.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깊은 곳에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부모님과의 대화, 배우자의 웃음소리, 아이의 어린 시절 목소리…... 지금은 평범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언젠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죽음을 피하며 살아갑니다.

죽음을 외면한다고 해서 죽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죽음을 이해할수록 삶은 더 깊어집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과 마지막을 존중하는 태도,

오늘을 살아가는 자세를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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