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는 어릴 적부터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로, 아버지의 기대와 사랑 속에서 화가의 꿈을 키워나갑니다. '우로마'라는 특별한 캔버스 천을 구입해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완성된 그림은 밤이 지나면 물감이 흘러내려 망가지고, 이 일이 반복됩니다. 힘들어하는 우로 모습에 캔버스를 아버지가 풀숲에 숨겨둡니다. 우로는 캔버스를 찾아 나서면서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그 이후로는 결과가 아니라 그리는 순간 자체에 몰입하며 마침내 자신의 자화상을 완성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 모습이 정말 내 모습인가?'
실패의 자리에서 피어나는 자기 몰입과 내면의 성장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과정 자체에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에 집착하지 않게 됩니다. 이미 과정 속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외부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입니다. 자신에 대해서 사색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자기 돌봄의 시간은 필수입니다. 알아차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기 안의 진실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제제벨은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아이입니다. '착한 어린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공원에는 그녀의 동상까지 세워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제제벨의 표정은 굳어갑니다. 어느 날, 학교 복도에서 아이들이 다급하게 "도망쳐!"라고 외칩니다. 제제벨은 복도에서 뛰면 안 된다는 규칙을 끝까지 지킵니다. 바로 그 순간 악어에게 잡아먹히고 맙니다.
외부 기준에 따라 살아가던 제제벨은 정작 자신을 지켜야 할 순간,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한 채 비극적 결말을 맞습니다. 규칙이 중요하지만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왜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내적 힘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기다움으로 살아갈 용기가 필요합니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여유, 잠시 엇나가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백이 필요합니다. 타인과의 비교하기보다 자신의 속도와 감정을 존중해 줘야 합니다.
<릴리의 멋진 날> 케빈 헹크스 글 그림
아이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기대'와 '실망'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학습은 매 순간 감정과 함께 움직입니다. 시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공모전에서 탈락할 때, 강한 감정의 파도와 마주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수용해 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정서조절이 원활할수록 아이는 더 유연하게, 더 오래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공감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관계적 배움이 일어납니다.
배움의 지속성은 언제나 아이의 내면 동기에서 출발합니다. 아이의 학습동기가 꺼지는 이유는 외제 동기 중심의 교육, 부모의 기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 해법으로 그림책을 제안합니다. 그림책은 단순한 유아용 도서가 아니라 짧은 이야기 안에 감정, 가치, 선택, 성장의 서사가 담긴 강력한 인문학 텍스트입니다. 그림책 속 상징과 인물의 감정을 해석하며, 부모가 아이의 말 너머에 있는 진짜 마음을 읽도록 돕습니다. 거기에 코칭 질문까지 더해지면 사색을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