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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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쌤박상림 KPC 코치입니다.

사랑 앞에선 늘 아이였지만,

현실과 동화의 경계에 서 있었던 안데르센.

이 책은 안데르센이 집필한 160여 편 가량의 동화 중

잔혹함을 담고 있는, 독특한 동화들만 모아 집필한 도서입니다.

삶의 비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함과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길 바랐던 가치들이 담아 있습니다.


죽어도 멈출 수 없는 춤 - 빨간 구두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마음의 눈으로 그것을 볼 수 있었어요. 그녀는 마음속에서 걷고 있었고, 마음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답니다.

P46


<빨간 구두>는 안데르센이 초기에 발표한 작품 중 하나로 그의 자서전에서 탄생 비화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남성들의 구두를 빨갛게 광태 내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는 이 유행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대부분 주인공이 남성이었던 당시 유럽 문학과 달리 주인공을 여성으로 설정하여 다른 문학 작품들과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신비로운 빨간 구두는 소녀의 욕망과 그녀의 운명을 나타냅니다. 이 신발은 소녀가 꿈꾸던 미래를 상징하면서도, 그녀가 운명에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어린 여성을 엄격하게 억압하고자 했던 당시의 통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리석은 허영을 경계하라는 주제도 담고 있지만, 사회를 통제하려고 했던 그 시대의 사회적, 관습적 구조에 대한 모순도 담고 있습니다.


내 하반신을 당신에게 드릴게요 - 인어공주

인어공주는 왕자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온 마음을 다해서 그를 사랑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P91


<인언 공주>는 안데르센이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에드워드 콜린의 결혼 소식을 듣고 상실감에 빠져서 집필한 동화였습니다. 같은 남자를 사랑했던 안데르센. 실연의 아픔 속에서 집필했고, 동성을 향한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회적 통념, 종교적 신념, 상대의 애정까지. 모든 것이 어긋나버린 연심 앞에서 고뇌하던 안데르센은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라는 슬픈 결말로 자신의 감정을 녹여냈습니다. 공기의 요정이 되어 다른 이들을 도우며 살아가면서 왕자에게서 얻지 못했던 '불멸의 영혼'을 인어공주 스스로 얻는다는 결말로 희망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인어공주는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옳은 일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으며, 곧 다시 자매들과 재회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고통을 느끼기보단 오히려 빛을 올려다보는 것 같은 황홀함을 느꼈습니다.'

뒷면에 숨겨진 충격적인 시대상 - 성냥팔이 소녀

누구도 소녀가 본 아름다운 것들에 관해 의심하지 않았어요. 또한 소녀가 할머니와 함께 새해의 기쁨을 누리며 얼마나 멋진 세상으로 갔을지 상상하지 못했고요.

P235


<성냥팔이 소녀>는 산업혁명 시기로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했던 시대였습니다. 자본가들은 싼값에 어린이를 고용하여 성냥 공장에서 노동을 시켰습니다. 성냥을 백린으로 만들었는데 유독성인 하얀색 물질이었습니다. 발화되면서 발생하는 연기를 들이마시면 턱이 녹아내리고 죽게 되는 맹동이었습니다. 안데르센은 사회의 추악한 모습을 동화에 담았습니다.

소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단순히 가난과 추위가 아니라 사회와 어른들의 욕심이었습니다. 성냥을 다 팔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아버지에게 매를 맞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소녀는 차디찬 계단에 주저앉았습니다. 돌아가면 분명히 매를 맞을 것이고, 집 안도 추운 건 마찬가지였어요.

보호받아야 할 소녀는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그 소녀에게 진짜 필요했던 평범한 가정의 따뜻한 부모의 역할이었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사회의 따뜻한 손길이었습니다. 비참한 처지와 더욱 비교되는 천진난만한 행복한 모습의 다른 아이들.

'다음 날 아침, 소녀는 구석에서 웅크려 죽은 채로 발견되었어요. 손에는 성냥이 쥐어져 있었지요. 소녀는 추위 때문에 죽었음에도 얼굴은 여전히 평온했고, 심지어 미소를 띠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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