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사랑받는 아내‘로서의 주부상은 젊은세대에게 사랑이 있는 한 갈등도 불평등도 없는 행복한 가정만이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실제로 낭만적 사랑이란 실체라기보다는 산업화와 더불어 대두된 이데올로기이며 배우자의 경제적의존성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샐스비 Salsby (1985)는 밝혀내고 있다.
한국과 같이 남녀 교제의 역사가 짧은 사회에서 낭만적 사랑의 환상에서 생기는 문제는 심각하다.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 인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사랑을 하는 것, 그리고 서로 연애의 상대가 되기 위해 남성은 더욱 ‘남성적‘으로, 여성은 연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로서 스스로를 부각시키려는 것은 그들이 이룰 가족 관계 형성의 토대를 허약하게 하고 있다. 남편의 사랑에 매달리는 현상은 또한 남편의 역할 과중 내지 소시민화를 강요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 P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