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스케 부부는 이 사건을 매우 재미있어했다. 도덕적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이 부부의 자랑거리였는데, 스스로 우월하게 생각하는 이 장점 덕분에 그들은 공감능력에서 정의감만 뺀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불구경은 누구나 좋아하는 일이며, 길거리에서 보는 것보다 높은 곳에서 보는 것이 더 고급스럽다고 할 수는 없다.
편견 없는 도덕이 있을까? 이런 근대적 취미의 이상향이야말로 그들에겐 지루한 시골 생활을 참아내게 하는 꿈이었다. 그 꿈의 실현을 위해 그들이 가진 유일한무기는 바로 그들의 충고, 그들의 전매특허인 친절한 충고였던 것이다. 덕분에 적어도 정신적으로는 꽤나 바쁘게 지냈다. 정신적인 분주함. 사실 이것은 병자의 영역이다. - 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