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집 안의 천사 죽이기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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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파 독서회의 두번째 버지니아 울프 책 <집 안의 천사 죽이기>를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자기만의 방 / 3기니>에 이어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집을 읽었다.


2주에 한번씩 하는 독서 모임이니까 거진 한달동안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만 읽은 셈이다.

사실 중간에 다른 책으로 눈도 좀 돌렸었는데, 은근히 적지 않은 분량에 정해진 기간 내에 끝내지 못할까봐 약간은 숙제를 하는 느낌으로 버지니아 울프 책을 읽기도 했다.


같은 글이라도 언제 읽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동과 그 깊이도 다르다는 게 새삼 실감이 되는게, 사실 요즘의 나는 버지니아 울프의 글이 썩 와닿지는 않는 시기인 것 같다. 물론 그녀의 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깊고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 현재 관심사에는 아주 살짝 빗겨가 있다고 해야할까, 그 점이 나의 집중력을 조금은 흐트리는 것 같다. 

근 나의 관심사는 여성주의 내의 다양한 교차성, 그리고 그 교차성으로 인한 다양성에 있다.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으로서 쓰는 글쓰기도 결국 버지니아 울프 자신이 속한 계급이나 정체성, 환경 내에서의 여성의 이야기일텐데, 요즘은 그녀와 같은 여성으로서 동질감을 느끼기보단 그녀와 나의 여성이라는 점 이외엔 모두 다른 그 차이점이 자꾸만 눈에 더 들어온다.


물론 이런 나의 자세는 오만하고 겉멋만 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럴수록' 더 '고전'인 글을 읽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 잡고 집중을 해 본다. 마치 수학의 정석도 제대로 풀지 않은 주제에 심화 문제만 흘끗 거리는, 애매하게 공부한 애매한 학생이랄까...(마치 나의 학창시절을 보는 것 같다) 이런 애매한 공부법은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는구나ㅠ..


그래서 오히려 독서를 하고 난 후의 발제문과, 그 발제문을 토대로 한 독서 모임 회원들과의 대화가 아주 유익하고 내가 놓친 부분을 환기시켜주어서 좋다.


이번 <버지니아 울프> 독서 모임 회차를 모두 아우르는 주제는 '양성적 글쓰기 마음', '여성의 글쓰기'인 것 같은데 나의 생각은 이러하다. 여성의 글쓰기가, '남성의 글쓰기'의 여집합이 아닌 그 자체로써의 글쓰기의 토론 주제가 되기 위해선 일단 양적으로 여성이 쓴 글이 많아져야 한다고. 남성이 쓴 구리고 훌륭한 그 모든 글의 수만큼 여성이 쓴 구리고 훌륭한 글이 모일 때, 그때서야 '남성'의 반대가 아닌 '여성'그 자체로의 글쓰기의 특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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