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저쪽에 있는 뭔가의 부름을 받은 것처럼 릴리는 캔버스를 돌아보았다. 아아, 저기 있어, 내 그림이. 녹색과 푸른색, 위로 옆으로 이리저리 가로질러달리는 선. 맞아, 저 그림은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다.
다락방에 걸릴지도 모른다. 버려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릴리는 자문하고 붓을 집어 들었다. 계단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캔버스를 바라보았다. 눈앞이 흐릿해졌다. 갑자기 어떤 격렬한 감정이 휘몰아쳤다. 그녀는 그림 한가운데 선을하나 그었다. 다 됐다. 완성했다. 릴리는 극심한 피로에 붓을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나는 안식을 얻었다. - P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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