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온 러플린 총장님의 여름 학기 졸업식 축하인사. 예전과는 조금 다르다.

Hello Everyone,
I apologize for having to address you in English. I just arrived here last night, you know, so we are graduating together.
You students we are honoring today have reached this point through native talent, hard work, and focused goal-setting, and you are to be congratulated for having done this difficult job well. It’s a good day for your parents too, who have been worrying about you for a long time and can now worry less? although not as much less as they think.
However, I would like to remind everyone that university’s graduations are not relay about milestones but rather the transfer of power between the generations? something most of us find difficult to talk about because it is so frightening and mysterious. I would like the younger people to fix this moment in their minds and imagine recalling it ten years from now, when you are struggling with early career and family, or twenty years from now, when your own offspring are acquiring their adult minds and leaving home, or thirty years from now, when you begin to notice your friends dying. It will bring a smile to your face, for you will remember your university years as the last time in your life you are free. And you will know that a free man or woman has the responsibility to sacrifice that freedom for the betterment of civilization, to lovingly create art, property and children in the brief time given to them? eventually leaving it all behind and, one hopes, the world a better place for the effort. This is the reason why parents get so choked up at graduation ceremonies, even though logically we should be relieved.
I wish you all good fortune, and also offer you a bit of advice always suitable for people of talent : work hard, play hard, and compromise minimally. There is a famous story of a man who asked his father, as he lay dying, if there was anything he regretted. “Yes” the old man said
“I regret not having appreciated that anything I would have asked of life, life would have paid.” I expect all of you to take this man’s words to heart, and to make certain that your great gifts are not wasted, but become the glorious contributions to history they were meant to b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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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economy21

나의 아름다운 30대, 안철수 안철수 연구소 사장

2004년 08월 20일

김윤지 기자 (yzkim@economy21.co.kr)

착한 사람도 사업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안철수(42) 사장만큼 온 국민에게 사랑을 받는 스타는 없다. 연예인을 빼고, 길을 가다 사인을 해달라 요청을 받을 ‘사장님’이 어디 흔한가. 얼마 전엔 그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빌 게이츠도 한국에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쓰자, 그의 말이 단박에 모든 신문의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선 사람들이 목말라하는 ‘도덕적 아우라’가 흐른다. 얌전한 모범생인 듯 말하는 그의 이야기 속엔 어쩌면 그렇게 구구절절 옳은 말만 있는지. 게다가 안락함을 보장하는 의사의 길을 버리고 험한 벤처기업가로, 그것도 세상의 컴퓨터 병균들과 싸우는 길로 나서지 않았던가. 그런 그도 이제는 조금씩 나이가 드나 보다.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선 예전엔 느낄 수 없던 여유와 유머가 묻어났다. 훨씬 더 편안하고 밝아진 그의 모습을 보니, 그도 이제 ‘연륜’이란 것과 친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 바이러스] 요즘 또 책을 쓴다면서요. 왜 그렇게 책을 많이 쓰세요? 책 말고도 돈 많이 벌잖아요.

[철수백신] 벌써 9번째네요. 2~3년에 한 번씩 책을 쓰는데, 지난 3년 동안 경험도 쌓이고 관심사도 좀 넓어졌거든요. 그걸 다시 정리하려고요. 제 자신을 위해서 써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정리를 해줘야 새로운 걸 받아들일 여지가 생기더라고요. 한편으론 우리 사회를 위해서 쓰고요. 전 제가 홈페이지에 글을 쓰는 게 나름대로 1인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건전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가 조금이라도 바뀌어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마지막으로 벤처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제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번 책도 그래서 10만권 정도 팔렸더라고요. 벤처기업가가 쓴 경영서가 그것뿐이라, 대학에서 교재로 쓰고 그런대요. 미인대회에 혼자 출전해서 진선미 다 휩쓰는 것 같아 좀 쑥스럽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써요.

[기자 바이러스] 사는 모습이 도덕 교과서 같다는 이야기 많이 듣잖아요. 그럼 기분이 어때요?

[철수백신] 어떤 사람이 “종교 있으세요? 청교도 같으세요.” 그러더라고요. 솔직히 전 나름대로 재미있게 사는데. 사실 제가 우리나라 언론에서 10년 서바이벌을 했는데, 이게 조작해서라면 불가능했겠죠. 원래 그런 사람인가 보다 해주세요.

[기자 바이러스] 안연구소가 벌써 10년이네요.

[철수백신] 33살 때인 1995년에 만들었으니까, 제 30대를 바쳤네요. 파란만장했지요. 그때까지는 참 고민 없이 살았거든요. 우리나라 교육이 계속 공부만 하게 하잖아요. 의대 들어가서는 더 그랬고, 정신 차려 보니 30대인 거예요. 세대가 넘어간다는 생각을 처음 한 게 40대였어요.

[기자 바이러스]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나도 이만큼을 이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가요?

[철수백신] 제가 그런 타입이 아니라는 거 아시면서…. ㅡ.ㅡ ‘성공’이란 걸 느끼는 순간부터 그 사람의 내리막길이라고 좀 강박적으로 생각해서인지 무의식적으로도 그렇게 못해요. 어떤 사람이 성인기를 셋으로 나누더라고요. 20~30대는 초기, 40~50대는 중기, 60대 이후가 말기로요. 초기엔 짝을 찾고 전문분야에서 지식을 쌓으면서 휴먼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대요. 그리고 중기엔 그걸 기반으로 자기 혼자만으로 할 수 없던 일을 함께 이뤄가고요. 생물학적으로는 내리막길이지만 사회학적으로는 황금기라는 거죠. 제가 그런 황금기에 접어든다는 생각에 막 가슴이 설레고 좋았어요.

[기자 바이러스] 언제 제일 고민스러웠어요?

[철수백신] 의사 그만둘 때지요. 힘들었던 게, 의대에서 나름대로 잘 해왔다는 것 때문이었어요. 20대에 박사 받고, 교수가 눈앞에 있었죠. 그게 오히려 저의 냉정한 선택을 가로막더라고요.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선택에 짐이 되는 거죠. 그때 이래선 안 되겠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려면 과거의 성공이나 실패를 잊고 미래를 보면서 선택을 하자, 과연 더 보람 있고 더 발전할 수 있고 주위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이 어떤 걸까, 그 기준으로 택했어요. 의사는 저 말고도 많이 있지만, 바이러스를 막는 건 저뿐이었잖아요. 먹고 살기엔 힘들었지만요.

자기 자신이 가장 사귀기 힘든 친구

[기자 바이러스] 의사인 사모님이 지금 로스쿨 가 계셔서 기러기 아빠잖아요. 그 나이에 새로운 도전이 쉽지 않은데.

[철수백신] 아내가 공부하니까 기러기 남편이지요.^^ 장기적인 시각으로, 그리고 자기를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것보다는 내가 이걸 얼마나 간절히 원하고 있나, 내가 뭘 위해 고민을 하는가 하는 점을요. 사실 자기를 잘 몰라요. 세상에서 가장 사귀기 힘든 친구가 자기래요. 늘 속이니까요. 저 같은 경우도 사업하면 다 망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기자 바이러스] 사실 사업가 스타일은 아니죠.

[철수백신] 그렇죠. 외향적이고 좀 능글능글해야 사업가에 가깝죠. 사실 의사가 CEO인 회사에는 투자도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전문직이다 보니 늘 혼자 일하고, 남에 대한 배려도 적고, 조직관리에 약하다는 거지요. 제가 딱 그래요. 그런데 꼭 외향적이어야만 사업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힘들긴 하지요. 더 벌 수 있는데 덜 벌어요. 하지만 회사가 사장 혼자 하는 건 아니니까, 사장이 모자라는 건 잘하는 다른 사람 불러다 하면 되지요. 오히려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기업이 변하는 게 중요한데 그건 다른 능력이죠.

[기자 바이러스] 조직관리를 잘 못한다면서, 참 안정적으로 해왔잖아요.

[철수백신] 신뢰감 때문인 것 같아요. 제 뿌리 깊은 생각이, 상대방을 제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 생각만 가지고도 조직 경영이 되더라고요. 워낙 안 그런 경우가 많으니까요. 조직원들이 그 점을 믿고 따라와줘서 가능했어요. 사실 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게 그거 아닌가요.

[기자 바이러스] 다른 초기 벤처기업들과 달리 한번도 난리를 겪지 않은 비결이 뭘까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음 자부

[철수백신] 개인적으로 10년 전에 만난 사람이 전과 꼭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 제일 좋아해요. 제가 스스로 안심을 한 게 99년, 2000년에 회사가 갑자기 크면서예요. 흔히 사람들이 과도한 부나 명예, 권력이 오면 사람이 바뀐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저는 늘 “난 절대 안 그럴 자신 있다”고 했지만 경험하지 못한 일을 단정할 수는 없으니까, 내심 걱정이었죠. 그런데 회사가 잘됐는데 제가 그대로인 거예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자신이 좋았어요. 사실 자존심이 너무 세서 그래요. “저런 하찮은 것 정도로 내가 변할 줄 알아?”하는.^^

[기자 바이러스] 그래도 의대까지 간 이유가 있었을 텐데, 바이러스 백신은 왜 만들어서 이 고생일까요? 딱 학교에서 교수 하면 어울릴 것 같은데.

[철수백신] 그러게 말이에요. 그런데 의대생 시절부터 약간 싹이 있었어요. 한 사람의 환자를 고치는 것보다 병의 치료방법, 원인을 발견하는 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야 노벨의학상 받기도 쉽고요.^^ 백신은 운대가 맞은 거죠. 의대에서 남들보다 좀 더 잘하려면 컴퓨터를 잘 다뤄야 할 것 같아 책으로 독학해서 준전문가 수준은 됐어요. 그런데 박사과정 1학기 때 바이러스가 막 터졌어요. 보니까 제가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었죠. 1년만 늦게 학교에 들어갔으면 좀 편히 살았을 텐데.^^ 후회는 안 해요. 그 당시엔 최선의 선택이었으니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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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군! 김경씨의 칼럼집. :)

 

  http://www.aladin.co.kr/foryou/mypaper/436248

 

 

 

사랑받고 싶은 욕망, 그게 어때서요?”


△ 김경씨

칼럼집 '뷰티풀 몬스터' 낸 김경씨

“여자란 대개 더 예쁘고 싶어 안달 난 가엾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이다.” “남자들은 우리처럼 드세보이는 노처녀들을 눈곱만도 좋아하지 않는다.” 패션지 <바자>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김경(본명 김경숙·31)씨의 칼럼집 <뷰티풀 몬스터>를 읽다보면 페미니즘에 관한 교양수업을 받은 다음부터 ‘금기’처럼 여기던 말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렇다고 이 책을 어떻게 예뻐지고, 어떻게 사랑할(받을) 것인가에 대한 ‘고전적인’ 조언서로 기대한다면 뒷통수를 맞을 공산이 크다.

“예쁜 유리공 안에 갇혀 그 세계밖에 못 보는 사람들에 대해선 대놓게 혀를 찼지만 단 한번도 유리공의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무리들이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골빈 것들의 세계’라고 욕하는 것도 솔직히 가소로웠다”는 지은이의 글들은 ‘명품을 추앙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남자에게 투항할 것인가, 벗어날 것인가’같은 신념의 경계를 벗어나 있다. 도시에 사는 패션 칼럼니스트이자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여자”로 도시와 패션, 여자와 남자에 관해 자유롭게 써나간 김씨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의 치부까지 망설임없이 드러내는 솔직함과 또래의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감이다. 이를테면 그는 “미의 확일화니, 몰개성화니 그런 말은 다 집어 치우고 그냥 예쁘다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여성에게 ‘경제적 자립성’이 가지는 현실적인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새로운 트렌드를 소비하느라 언제나 가랑이가 찢어지는 동네” 청담동의 한 구석에서 화장실 변기에 단풍잎 하나 띄워놓는 섬세한 여유과 미감을 발견하기도 한다.

“패션계에서는 아름다움은 고통을 수반한다고 말하고, 문화예술계에서는 ‘쓸데 없는’ 고통을 참는 건 바보같은 짓이라고 말하죠. 제가 1류 글쟁이라는 생각도 바람도 없지만 글을 통해 이런 간극들을 메꿔보고 싶었습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라는 영국의 펑크룩 디자이너에 관한 그의 글은 웨스트우드의 철학과 미감에서 자본주의가 소비하는 방식까지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유쾌하게 펼친다. ‘전여옥을 위한 패션 제안’이라는 글에서는 패션평론가적 입장에서 전여옥씨의 옷차림이 보여주는 패권주의와 엘리트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의 ‘트렌드’에 ‘사회’를 보태는 그의 칼럼은 한 대학의 ‘패션저널리즘’이라는 과목에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오해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저는 일이나 성공보다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망을 가장 존중해요. 성공이냐 사랑이냐, 사랑을 포기할 것인가 남자를 개조할 것인가는 제 관심사 밖의 일이죠. 여자에게 경제력이 중요한 것도 망가지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전략인 거라고 봐요”

<한겨레21>에 칼럼을 연재할 때 ‘같은 주거 공간에서 대화하고 섹스하는 일이 즐거운 직업인. 단 생활비의 절반은 필히 부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공개구혼장’까지 발표했던 그는 아직 미혼이다. 그가 찾는 이상형은 “그 사람의 아이를 가지고 싶은 남자”에서 얼마 전 “함께 집을 짓고 싶은 남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생각의나무/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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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21.hani.co.kr/section-021099000/2004/08/021099000200408190523032.html

팻 걸을 위하여 [김경의 스타일 앤 더 시티]

뚱녀나 추녀를 위한 그 어떤 변호도 그저 위선이나 공허한 짓

▣ 김경/ 패션지 <바자> 피처 디렉터

한때 할리우드에서는 ‘팻 수트’라는 아주 흉물스럽고 동시에 사치스러우며 아주 가증스럽기까지 한 의상이 이슈가 되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기네스 팰트로가 팻 수트라는 가짜 살덩어리 옷을 입고 엄청나게 뚱뚱한 여자를 연기한 직후였다. 기네스 팰트로는 한 토크쇼에서 이렇게 말했다. “팻 수트를 입고 공공 장소에 들어갔더니 모든 남자들이 저를 피하더군요. 뚱뚱한 게 어떤 건지 아주 리얼하게 느꼈어요.” 그리고 그녀는 잔인하게도 덧붙였다. “예쁜 여자들은 모두 그런 경험을 해봐야 해요.”

나는 그때 “예쁜 것들은 왜 저 모양이냐?”이냐고 엄청 화를 냈더랬다. 마치 기네스 팰트로가 정상인들의 무슨 장애 체험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뚱보 체험인가? ‘뚱보가 되면 인간 대접 못 받는다. 그러니까 절대로 방심하지 말자.’ 뭐 이런 거 아닌가?


감독은 더 싫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원제는 ‘Shallow Hal’(속물적인 남자 할)인데, 내가 보기엔 패럴리 감독은 예쁘고 날씬한 여자만 좋아하는 남자들을 풍자하는 척하면서(혹은 뚱뚱한 여자들의 내면을 높이 쳐주는 척하면서) 실은 살을 뺀 여자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었다. 줄리아 로버츠가 배가 세겹으로 겹치는 뚱보로 나왔던 <아메리칸 스윗 하트>도 마찬가지였다. 두 영화는 입을 모아 이렇게 얘기하고 있었다. “뚱뚱한 얼간이들을 봐. 그리고 다시 슬림해진 그녀를 봐. 그녀가 제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기쁘지 않니?”

그러고 보니 성공한 비만 여배우를 별로 본 적이 없다. 뚱뚱한 남자배우들이 나름대로 자기만의 캐리어를 확보하는 동안(오손 웰스에서 존 굿맨에 이르기까지), 수십년간 땅딸한 여배우들은 기껏해야 바닷가나 고등학교 카페테리아의 배경을 채우는 엑스트라로 등장했다. 사이코로 등장했던 캐시 베이츠가 가장 성공한 경우다. 그러나 지금은 뚱뚱한 여배우들의 단골 배역조차 이 팻 수트 덕분에 날씬한 여배우들의 몫이 되었다.

그러더니 요즘은 팻 수트를 입지 않은 진짜 추녀 캐릭터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브릿지 존스 다이어리>의 르네 젤뤼거나 <몬스터>의 샤를리즈 테론처럼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영화 홍보도 하기 위해 일부러 엄청나게 살을 찌우는 경우 말이다. 하지만 둘 다 예전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가망 없는 상태는 아니었다. 게다가 샤를리즈 테론처럼 예전의 완벽한 미인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면 엄청난 찬사를 받지만, 르네 젤뤼거처럼 아직 살이 덜 빠진 상태로 남아 있으면 그때부터는 결코 좋은 소리 못 듣다(한 예로 미국판 <바자>는 르네 젤뤼거 커버 사진을 찍어놓고도 살이 덜 빠져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약속대로 커버로 내보내지 않아 소송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다).

어쨌든 팻 수트를 입거나 나중에 다시 살을 뺀 여배우들 이야기는 우리에게 조금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본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팻 걸>이라는 영화는 좀 달랐다. 예전에도 뚱했고 지금도 뚱뚱한 어린 소녀가 주인공인데 끔찍하고 추악한 현실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생존자 역할을 영민하게 연기한다. 하지만 좀더 솔직히 말하면 그런 영화 또한 나 같은 여자로 하여금 결국 다이어트 결심을 하게 만드니, 뚱녀나 추녀를 위한 그 어떤 변호도 그저 위선이나 공허한 짓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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