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동안, 거의 아무 것도 읽거나 쓰지 않고 지냈다. 읽는 일과 쓰는 일이 마음의 여유로부터 생긴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새로운 집과 학교와 보스에 적응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지만 비교하는 마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 학교와 집이 조금 더 멀어지고, 밤이 되면 거리는 조금 더 위험해지고, 보스는 조금 더 시니컬하다. 가족과 친구들이 곁에 없고 내가 먹을 음식들을 직접 요리해야 한다. 대신 날씨는 조금 더 다정하고 - 장마와 더위를 피한 것은 다행이겠지 - 실험실은 조금 더 풍족하다.
LA를 좋아하게 될까? UCLA는 금새 익숙해졌다.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니는 일도, 꽤 넓은 캠퍼스의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는 일도 이제 익숙하다. 가끔 학생회관의 서점에서 책들을 구경하거나 캠퍼스를 거니는 일은 즐겁기도 하다. 슈퍼에서 유기농 채소를 고르는 일도 서툴지만 재미있다. 산타 모니카 바닷가나 게티 센터를 거니는 것도 좋다. 그러나, 사랑하기에 LA는 너무 큰 도시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사고도 많은 이 곳에서 나는 편리함을 누리는 대신 조금 더 긴장하게 된다. 시간이 더 지나고, 이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도 LA에서 보낸 시간은 그렇게 기억될 것 같다. 준비하고, 긴장했던 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