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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사과나무
김성주 지음 / 더북컴퍼니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설에 집에 갔다가 엄마 심부름으로 아빠와 마트에 갔다.
엄마가 사라고 적어준 것들을 카트에 넣고 과자 부스러기들을 사러 움직이는데 아빠가 책 코너에 가서 이 책을 고르고 계셨다. 예전에 엄마도 이 책을 보고 싶어하셨던 기억이 나서 아빠한테 사달라고 했다. 다 커도, 아빠한테 무얼 사달라고 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알라딘에서 샀으면 900원 싸게 샀겠지만 아빠랑 책 사이를 어슬렁거리면서 책 얘기를 하는 즐거움은 900원 어치보다 더 크니까, 비싸게 산 건 아니다.
<사과나무> TV 프로는 가끔 보았다. 그런데 볼 때마다 그 사람들이 너무 안되었고, 대단하고, 그러다 보니 눈물도 나서 찾아서 보지는 않았다. 책은 그보다 훨씬 담담하고 차분했다. 김성주 아나운서는 말솜씨도 조곤조곤 하지만 글솜씨도 그에 못지 않다. 아픔을 이기고 장애를 이긴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름다웠지만, 소설가 김훈 님과 한솔교육 사장님의 이야기도 좋았다.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웃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김성주 아나운서 본인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종교나 인생에 대해 골똘히 고민하며 보냈을 청년시절도 연상되고 지금도 매 순간 '마지막 한숨은 남겨두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눈에 그려진다. 무슨 일을 하든지 천직으로 알고 정성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보고나니 나도 좀 진지해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은 집에 두고 왔으니 아빠랑 엄마도 다 읽으셨겠다. 다음에 집에 가서 도란도란 이 책 얘기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