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씨 좋은 한낮에, 노랗게 반짝거리는 은행나무 길을 지나는데요. 라디오에서는 Kol Nidrei.가 흘러나왔어요. 첼로보다 훨씬 낮은 소리로 우는 더블베이스가 연주하는 Kol Nidrei.
누군가는, Bruch가 음악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존경할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Kol Nidrei를 듣고 나면 무거운 마음이 조금 가벼워져요. 오래 산 사람들의 허물을 이해해 주는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품었던 작은 미움들을 괜찮다 위로해 주는 것 같은.
곧 추워질테지요. 잠시 반짝이는 가을처럼 모든게 짧다는 걸 저도 잘 압니다.
Cello. 장한나. London Symphony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