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네 살

김지하

사랑 잃어버렸다
봄에
꽃잎 시들고
푸른 하늘 나직하다

아파트 모서리
날 선 내 마음 모서리
칼이 되어
아무나 찌르고 쑤시고
저도 가르고

아아

사랑 잃어버렸다
눈 침침하다

운다

길 양쪽 휘어져
가로수들 서로 맞절하는 오후
쓰린 가슴에
섬김을 배운다

저만큼 거리 두고
공경하는 법
공경으로 사는 법



이제
쉰네 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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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ce 2004-07-2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딱 반이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