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20

한스는 이메일을 보내겠다고 했다. 떨어져 있는 상태를 믿는다는 건 힘들 일이다. 아무리 유대를 유지하려고 해도 직접 만나 웃는 것과는 다르다. 그의 기별은 굳이 기다려도 좋고, 안 기다려도 좋았다. 그가 이메일을 보내도 좋고 아니어도 괜찮은 이런 평화, 우리가 자주 만나지 않게 될 거라는 사실이 주는 이런 허심한 단절감은 무엇일까.

p.259

"어떤 의사가 그러는데, 내 마음속에 지닌 분노는 내가 아이였을때, 강요된 당근 요리를 먹은 것 때문이라고 했어. 농담처럼 말했겠지만, 사실 난 익힌 당근을 좋아하지 않았어. 작은 당근도 싫어했어. 그래서 그런 말이 나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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