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쌍용자동차 파업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수면가스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경찰은 그런 적 없다고 했다지만, 순간적으로 2002년 모스크바 뮤지컬 극장 테러사건이 기억난다. 사흘 동안 TV로 생중계된 '인질구출작전'의 결론은 극장 건물 통풍구로 이른바 '수면가스'를 흘러보낸 후 특공대 '알파'가 진입하는 것이었다. '잠든' 테러범들은 모두 사살됐고(잠든 테러범을 왜 사살하나?), 인질로 잡혔던 관객 천 여명 중 125명이 '수면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 사건이 종료된 후, 러시아 정부는 국가기밀임을 이유로 진압에 사용된 가스의 성분을 공개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진압 후 건물안에서 업혀나온 인질들의 몸은 축 늘어져 있었다. 축 늘어진 그들을 마치 멀쩡한 사람처럼 버스 좌석에 앉히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상황파악을 못한 사람들은 그들이 모두 잠에 취한 것으로 알았다.  

  

 

2:35  

(생존자) "내가 나를 지키는 수밖에 없다. 국가는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 반대로, 필요하다면 국가는 나를 죽일 것이다." 

여기서 다시 푸틴의 유명한 "아나 우따눌라(쿠르스크는 가라앉은거죠 (뭐))"가 생각나지 않을 수는 없다. 2000년 바렌스크해에서 해상훈련중이던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실종된 후 해저바닥에 가라앉아 있음이 밝혀졌다. 서방 국가들의 구조의 손길을 사흘 동안(잠수함안의 공기가 다 바닥날 때까지) 손사래치다가 나흘째인가 구조작전에 돌입했다. 승무원 118명 모두 죽었다. 사흘째까지인가 잠수함 외벽으로 구조신호가 들렸다고 한다. 그후 푸틴이 미국을 방문중 래리킹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래리 킹이 물었다. "도대체 쿠르스크호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라고. 그때 푸틴의 대답은 나를 경악케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푸틴의 이 한 마디 "아나 우따눌라"로 상처받은 사람은 나뿐이 아니었었다. 이 단문은 푸틴의 표정과 함께 들어야 충격을 지대로 받는다. 

 

  

* 당시 러시아 유력일간지중 하나인 '코메르산트'지에는 침몰 직후 매우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실렸다. 구소련이 쿠르스크호 사고와 유사한 경우를 대비하여 제작해둔 선박구조선을 구소련 와해의 혼란기에 어느 군고위관료가 그리스인가에 단돈 1달러에 팔아넘겼다는 사실과 이를 증명하는 서류 사진이었다. 그 구조선은 세계에 유일한 것으로, 해저바닥에 가라앉은 선박이나 잠수함을 통째로 들어올리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쿠르스크가 가라앉은 바렌스크해 해저깊이가 아마 150m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정도 깊이는 그 구조선으로서는 식은 죽 먹기 작업이 됐을 것이라는 것. 더 재미난 것은 며칠 후 다시 인터넷상에서 그 기사를 찾으려고 했을 때 기사는 삭제되고 없었다.   

** 쿠르스크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나온 여러 가설 중에서 2000년 당시 러시아 해군이 바렌스크해에서 쿠르스크급 핵잠수함을 모의침몰시키고 구조하는 훈련을 계획중이었다는 사실과, 모의사고 훈련중에 예기치못한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는가 하는 설이 내게는 가장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http://tvnews.media.daum.net/view.html?cateid=100000&cpid=24&newsid=20090721172705963&p=ytni 

   
 

 경찰이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에게 최루액을 분사했습니다. 경찰은 오늘 오후 4시부터 40여분 동안 헬기 두 대를 동원해 최루액이 든 봉투를 노조원이 모여있 도장공장 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장거리 새총을 쏴 경찰 한 명이 다쳤다며 노조의 새총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원들은 도장 공장 옥상에서 헬기와 경찰을 향해 계속 장거리 새총을 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월급도 안주고 부려먹다가 잘라버려서, 노조가 파업 좀 하겠다는데 왜 국가가 나서서 폭력을 행사하는지 알다가 모르겠다. 뭐하러 있는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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