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 미용사와의 사랑, 미용사와의 결혼을 꿈꾸었지만(왜 아니겠는가? 버스 안내양 판타지에 빠진 경력도 있는데!), 퇴짜 맞았다(물론 이런 퇴짜를 맞을 때도 아찔하다!). 이미 결혼할 남자가 있다고 했다(지나고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또 한때는 아예 미용기술을 배워서 이민을 갈까도 생각했다(무슨 생각을 못하겠는가?). 그럼 미용사의 남편은 못 되더라도, 최소한 '미용사 남편'은 될 테니까(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 <화이트>가 생각난다).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었고, 결국은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 그러니 이런 식의 글쓰기란 아무것도 되지 못한 나대로의 '배꼽춤'인 셈이다.-1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