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운하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운하가 강으로 흘러들어가도록 좀더 머리를 썼더라면, 맑은 물을 얻을 수도 있고 월비치가 여전히 어엿한 항구로 남을 수도 있었을 텐데. 경치도 이렇게 지그재그로 누빈 자수이불처럼 보이지 않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7백년에 이르는 탐욕과 유착, 태만, 그리고 교구들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 거기에 네덜란드에서 성공적이었다 하여 펜지방에도 좋을 거라는 오해 때문에 이렇게 참담한 꼴이 되고 말았어. 눈앞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훨씬 더 좋아질 수도 있었는데. -2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