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전사들 1 - 야생 속으로 고양이 전사들 1
에린 헌터 지음, 김이선 옮김 / 김영사 / 2007년 1월
구판절판


러스티는 눈에 힘을 주고 그레이포를 바라보았다. '이 녀석이 바로 스머지가 경고했던 야생 고양이들 중 하나인가 보군. 숲에서 거칠게 살면서 먹이를 사냥하고, 먹이 때문에 싸우는 야생 고양이들 말이야.' 하지만 이상하게도 러스티는 무서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 사실 이렇게 신념이 있는 고양이를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33쪽

"좋은 집에 사는 주인을 찾아보는 건 어때? 그럼 더 편하게 살 수 있잖아. 너 같은 고양이를 받아 줄 주인은 아주 많을 거야. 그냥 앉아서 며칠 동안 배고파 하는 모습만 보여 주면 돼."

"그러면 그들은 나에게 토끼 똥처럼 생긴 사료나 물컹물컹한 음식 찌꺼기 같은 것들을 먹여 주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세상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애완동물이 되는 거라구! 두 발 달린 동물들의 장난감이지. 음식 같지도 않은 거나 먹고, 모래 상자 안에서 진흙놀이나 하고, 두 발 달린 동물들이 허락할 때만 밖으로 코를 내미는 인생을 나보고 살란 말이야? 그건 사는 게 아니야!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어. 모든 것이 자유로워! 원하는 곳이면 언제 어디든 갈 수 있지."-33-34쪽

"하지만 애완 고양이들은 전사가 될 수 없어요!"

그레이포가 엉겁결에 말을 내뱉었다.

"그들에게는 전사의 피가 흐르지 않아요!"

블루스타의 눈이 슬퍼졌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사의 피...... 최근 너무나 많은 전사들이 피를 흘렸다."-41쪽

라이언하트가 경고했다.

"만약 우리와 함께 남아 훈련을 하고 싶다면, 우리는 너를 우리 종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너는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와 함께 살며 우리의 방식을 겸허히 배우든지, 아니면 이 길로 너의 보금자리로 돌아가 절대 돌아오지 말거라. 양쪽 세계에 한 발씩 걸치고 살 수는 없다."

차가운 바람이 풀숲을 스치고 지나갔다. 러스티의 털이 바람에 흩날렸다. 러스티는 몸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라, 믿을 수 없는 가능성이 자신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흥분 때문이었다.

"애완 고양이로서의 안락한 생활을 버릴 정도로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 따뜻한 보금자리와 먹이에 대한 대가로 네가 뭘 포기하고 있는 줄 아느냐?"
러스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블루스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 고양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삶이 얼마나 쉽고 편안했는지를 확실히 깨닫고 있었다.-42쪽

레이븐포가 더욱더 의기소침해 보였기 때문에, 파이어포는 그만 함부로 말을 내뱉고 말았다.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아서 그런 것뿐이에요!"

타이거클로가 머리를 홱 돌리더니 그를 바라보았다.

"상처는 삶에서 늘 존재하는 거다. 그것에 익숙해져야만 해. 심지어 너도 오늘 아침에 뭔가를 배웠다. 만약 레이븐포가 너만큼 빨리 배웠다면 그는 나에게 수치가 아니라 자랑이 되었을 것이다. 애완 고양이에게 두둔을 받는 것이 어떤 건지 네가 알아!"-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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