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투는 결코 외생적이지도 이질적이지도 않다. 한국어의 처지와 특질이 가장 잘 나타나는 부면이란 점에서, 그것은 우리 언어에서 가장 한국적인 부분이다. 번역투는 서양 문명을 받아들여 사회를 발전시키려 애쓰면서 정체성을 찾는 우리 사회를 가장 잘 상징한다.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폄하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우아하고 섬세하게 다듬어서 그것이 자신에 맡겨진 힘든 과업을 제대로 해내도록 돕는 것이다.-1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