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입문 - 초보자를 위한 정통 마법서
스티브 세이브다우 지음, 조하선 옮김 / 물병자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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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마법과 같은 초현실적인 것들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진지하게 믿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조금 난감한 책이었다. 

내가 이 책을 택했을 때 알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믿고 있고, 또 믿어왔던 마법에 대한 개념과 정보, 다양한 마법에 대한 얘기였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정말로 마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이다.  -_-;;;

이 책을 쓴 사람은 마법사 -혹은 마법사라고 믿고 있는 사람- 이고 자신처럼 마법의 길로 가려는 사람들에게 아주아주 진지하고 친절하게 마법을 기초부터 가르쳐주고 있다.  뜨개질 입문, 퀼트 입문 이런 류의 책인 것이다.  ㅠ.ㅠ

일단 시작한 책이니 건질 게 있다면 -혹은 배워서 써먹을 수 있는 거라면 이라는 생각도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 건져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나도 진지하게 읽기 시작을 했다. 

책의 내용 자체만을 훑고 지나가자면 나름대로 재미있다.  나와 완전히 다른 생활과 생각을 하는 낯선 사람들을 관찰하는 인류학자가 된 느낌이랄까?   요리책이나 다른 실용서적처럼 배워서 써먹을 구석이 있다면 좀 진지하게 기초라도 섭렵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백마법사인 이 책의 저자는 마법을 통해 이득을 얻는 건 위험하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계속 강조를 해주고 있다.

그의 강조나 경고가 아니더라도... 소원을 이루기 위해 마법을 익히는데 쓸 노력이라면 그걸 자기 목적을 이루는데 쓰는 게 훨씬 빠르고 쉬울 것 같다.  나름대로 진지한 마법 입문자의 입장에 서서 봤을 때도 대차대조표를 따져보면 손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폼은 날지 몰라도 돌아오는 이익은 아주 형편이 없다.   그리고 필요한 마법 도구들의 재료들은 대체로 금이나 보석들이고 나머지 재료들도 솔찬히 비싸다.  여기서도 시장 경제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인지 가난한 사람은 마법을 배우기도 힘든 것이다.

아마존이나 bn에 magic이나 wicca를 치면 엄청난 양의 책들이 뜬다고 하더니...  남북한을 합쳐도 7천만이 고작인 한국보다 시장이 큰 미국이라면 이걸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도 꽤나 잘 되는 모양.

이 책의 저자가 꼭 보고 참고하라던 솔로몬의 반지도 샀는데.... 마법 원이 어쩌고 주문이 어쩌고를 또 한참 읽어줘야겠군.   마법에 대한 가벼운 읽을 거리를 원한다면 비추.  정말 진지하게 마법의 존재를 믿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입문서로서 괜찮을 것 같고...  마법을 배경으로 한 뭔가를 쓰거나 만들고 싶은 사람도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최소한 주문이며 부적, 마방진 등을 만드는 방법만큼은 사이비가 아니라 나름 정통으로 제대로 그려낼 수 있을 테니까. 

읽은 것이 아까워 마법사가 등장하는 환타지를 쓰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 잠시 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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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만들어낸 근대의 풍경 살림지식총서 155
이승원 지음 / 살림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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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낸 학교의 탄생이란 책 때문에 글쓴이에게 상당히 호감을 갖고 있어서 보관함에 꽤 오래 머물던 책이다.  지금 쓰고 있는 글에 참고도 될 것 같고 2000원 추가 포인트를 얻기 위해 채우기로 골라넣었다.  ^^;

결론은 가격 대비 상당히 만족.  이런 류의 책을 보면 보통 세가지로 요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1. 너무 자료가 많아서 그걸 억지로 다 끼워넣으려다 이도 저도 안되는 경우 <-- 노력이 가상하니 용서 가능.
2. 너무나 빈약한 자료를 억지 논리로 만들어 늘이기를 하는 경우 <-- 책을 산 나를 때려주고 싶다. -_-;
3. 정말 다 쓰고 싶을 정도로 풍부한 자료가 있다는 느낌은 팍팍 주지만 과감하게 버리고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쓰는 경우. <-- 작가 만세를 외친다.  ^^

소리가 만들어낸 근대의 풍경은 다행히 세번째 경우에 해당된다.  근대사에 관한 책들을 꽤 몰아서 읽은 나조차 -잘난척이 아니라 범위를 좁게 잡아서 책을 여러권 읽으면 겹치는 부분이 많다- 듣지 못한 이름과 내용이 책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3-400쪽 내외의 두꺼운 책이 아니라 이 두께의 얇은 다이제스트북이 그 정도 폭넓은 내용을 담아내기는 쉽지가 않은데 작가는 그걸 잘 해내고 있다.

근대와 소리라는 그 연결점을 중심으로 1900년대 초반의 근대사를 또 한번 즐겁게 훑을 수 있었다.  필요한 정보와 의도하지 않았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흐름을 함께 얻을 수 있어서 나로선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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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 성녀 - 마성과 성성을 키워드로 한 중근세 유럽 여성사
아케가미 슈운이치 지음, 김성기 옮김 / 창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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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과 별 상관없는 단상부터 한마디 하자면 "역시 돈이 있으니 남의 문화까지 탐구할 기력이 있구나."   세계적인 히타히트 학자가 일본 사람이고 또 이집트 학에도 소위 권위자들이 포진한 일본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인 것을 보고 그 감정이 또 떠올랐다.

그러나 내용으로 들어가면서는 그 부러움이 진정 국면으로.  ^^   조그만 하드 커버라 보기도 좋고 휴대성, 가독성도 좋은 재미있는 리포트다.  하지만 내용을 놓고 봤을 때는 감탄이 나오는 새로움도, 깊이도 없다. 

이렇게 요약을 해놓으니 상당히 별로인 것처럼 보이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아마 내가 이 책을 읽기 이전에 마녀 사냥에 관한 몇권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놓지 않았다면 좀 더 몰입하고 감동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반복되는 내용은 -더구나 시각까지- 아무래도 식상함을 주는 것 같다.

성녀로 요약된 부분은 내가 잘 몰랐던 분야라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냥 뜻모를 용어로만 알고있던 베긴이라던가 하는 단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된 것도 좋았고 또 각 세기별로 여성의 지위 변화에 대한 고찰과 그 사회적 배경을 짚어 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나중에 뭔가 써먹을 덩어리는 얻는단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전혀 관계없는 조르쥬 뒤비의 12세기의 여인들이던가? 라는 책을 사서 봐야겠다는 결심만 굳혔다. 

이놈의 책이란 것들은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요즘 내 공부방을 보면 책이 새끼를 치는 것 같음.  등 뒤에 놓은 마지막 책장마저 차버리면 누구의 비아냥거림마따나 책을 공중에 매다는 방법도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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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마법의 서 - 티베트의 밀교와 주술 세계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 지음, 김은주 옮김 / 르네상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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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 중에 쓸만한 것은 다 모으는 와중에 구입한 책인다. 

이 책의 저자 인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이란 이름이 왜 이렇게 눈에 익은지 책을 볼 때부터 갸우뚱하다 중간에 이유를 알아냈음.  마리아쥬 프레레에서 블렌딩한 홍차 이름이다.  티베트 등 아시아의 諛?과일향을 블렌딩한 이국적인 홍차인데 그때는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이란 여자가 블랜딩을 했나보다 했는데.  ㅎㅎ; 

마술이 아너라 마법에 관한 나름의 이론과 개념 정립을 하기 위한 선택으로선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지만 그냥 흥미로 읽기에도, 또 1920년대 넬이 직접 보고 체험한 티베트의 문화와 사상, 생활에 대해 알기에도 아주 도움이 되는 책이다.

서양인이나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 미신 내지 미개한 것으로 취급되는 그들의 생활와 영적인 추구가 적당한 관조와 납득할만한 설명, 그리고 강요하지 않고 판단을 맡기는 내용으로 잘 엮어져 있다.  신비주의나 심령, 마법, 초자연적인 것들에 대해 아주 냉소적인 독자조차도 어느 정도는 공감과 납득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깊이와 객관성을 띄고 있다는 느낌이다.

잃어버린 지평선과 같은 소설에서 보듯 서구인들에게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향이 있는 신비로운 땅인 티베트.  사실 티베트에 대한 인식은 나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티베트 사자의 서나 파드마 삼바바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과 일처다부제가 티베트에 대한 지식의 전부였으니까.  이 책을 통해 얻은 티베트의 역사와 풍습에 대한 정보 역시 파편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은 덜 무식해졌겠지.  ^^

그녀의 다른 책, 티베트 라싸로 가는 길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중국의 티베트 공정으로 인해서 넬이 보고 사랑했던 그 티베트가 어떻게 변해갈지... 그들이 갖고 있었던 그 영성적인 문화가 과연 명맥을 유지할지에 대한 걱정도 조금.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스스로에게 주입시켜줘야겠다.  내가 고산족이나 티베트인들의 전통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유로 그들이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이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말길 바란다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  그렇지만 그 변화가 그들 주도의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라는 것은... 비슷한 식민지 경험을 한 국가의 일원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난 절대 아나키스트는 될 수 없을 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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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를 움직인 여인들
호사카 유지 지음 / 문학수첩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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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딱 제목 그대로.  일본 역사에 등장한 여인들의 얘기다.  대부분 권력자의 아내거나 딸, 혹은 여왕이지만 조금 특이한 것은 헤이안 시대를 중심으로 활약했던 여성 문인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는 것. 

정치 권력 위주로만 구성되었다면 특색이 덜할 수도 있었는데 겐지 이야기를 지은 무라사키 시키부나 와카 작가 이즈미 같은 인물들의 소개로 내용의 스펙이 더 풍부해진 느낌이다.  문화사 역시 역사니까 제목에서 벗어나는 선정도 아니었고.

시간대별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을 보면서 일본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즐거움도 컸고 또 잘 알지 못했고 때론 이해 불가능인 일본의 생활 풍습과 결혼관, 여성과 가족의 관계에 대한 파악을 할 수 있는 지적인 재미도 쏠쏠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여자들의 삶이 남자에 비해 팍팍한 것은 피차일반이지만 그래도 일본이 조선 중기 이후 한국 여성들보단 좀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긴 했는데... 뚜렷이 뭐가 더 낫냐고 물으면 딱히 댈 건 없다.

역사속에 등장했던 유명한 아내나 딸을 통해 과거 일본의 생활과 역사를 가볍게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   나 개인적으로도 일본사와 인물 관련해서 몇권의 책을 읽으면서도 헷갈렸던 부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상당히 많이 교통정리가 됐다. 

한마디로 재미있었고 또 흥미와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지식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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