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을 낳은 후궁들 표정있는 역사 8
최선경 지음 / 김영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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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배후의 여인들을 읽고 나니 괜히 땡겨서 차곡차곡 쌓아놓은 책 중에서 찾아냈다.

'표정있는 역사'라고 이 출판사의 시리즈물 중 하나인데 신뢰하고 있는 시리즈물 답게 나쁘지 않은 내용. 다른 시리즈에 비해 좀 가볍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건 이 저자나 출판사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문제이다.  조선의 후궁들에 대해서는 내가 갖고 있는 기본 지식이 좀 있는 편이라 순조의 모후인 수빈 박씨를 제외하고는 신선한 건 없었다.

역사 유적지 안내자라는 저자의 경력과 경험 덕분이겠지만 일단 테마는 참 잘 잡은 것 같다.  왕을 낳은 후궁들을 위한 사당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몰랐는데 그게 서울 안에 존재했고 누가 모셔져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부터 출발한 책의 시작은 단순히 역사가 아니라 내가 가보고 싶은 유적지로서 흥미를 끄는 역할까지 한다.  서울 근교에 자리잡은 능이나 원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유혹도 불러 일으키고.

내용으로 들어가면, 읽기는 쉽다.  사진도 꽤 많이 삽입을 하고 있고 평이한 문체로 조근조근 후궁과 왕이 된 그 아들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가이드를 따라 궁궐 투어를 하는 느낌?   이건 역사에 초보자인 독자들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될 방법이지만 반대로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있는 독자에게는 좀 함량미달이라는 아쉬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세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권하지 못하겠지만 가벼우면서도 야사보다는 정사에 가까운 후궁의 이야기들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괜찮은 책인듯.  각 한명한명을 소개한 마지막에 해당 왕과 후궁들, 소생들에 대한 간단하면서도 알아보기 쉬운 도표는 자료로서 가치도 충분히 있는 듯.

사실 읽고 팔아버리려다가 그 도표 때문에 그냥 남겨두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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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배후의 여인 - 황제 뒤에서 천하를 호령한 여인들의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한 역사
장유유 지음, 허유영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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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권은 읽자 + 읽다만 책 털기 프로젝트 1탄. 

이렇게 여인열전 류의 책들이 쉽게 읽히기도 하고 제일 만만하게 빨리 읽을 것 같아서 선택을 했다.  예정대로 3시간 정도에 독파.

한 2/3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이나 아는 내용들의 확인 정도였지만 잘 몰랐던 새로운 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서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특히 요나라의 황후였던 '소작'은 처음 만나는 인물이라 특히 재미있었고, 그저 운이 억세게 좋은 황후로 알고 있었던 '유아'와 황제의 그 질긴 인연을 보면서 인간에게는 진짜 궁합이라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뻔한 여인열전이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인물을 조명하는 맛이 있다.

매 챕터마다 소개가 끝나면 저자가 자기 시각에서 그 인물에 대한 평을 2-3쪽 정도로 정리를 해놓고 있는데 이게 꽤 재미가 있다.  물론 저자 개인적인 시각이고 동조못할 것도 많지만 새로운 일면을 생각하게 해준다고 할까? 

특히 모르는 사람이 없을 무측천의 경우 알게 모르게 남성 중심의 중국 역사서의 영향을 받아 당나라 정치를 어지럽힌 천하의 악녀로 생각하게 되는데, 저자는 황실 내부는 혼란스러웠을지 몰라도 탁월한 정치력으로 백성들은 편안했다고 평한다.  이런 다채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는 게 이 책의 장점이란 생각을 했다. 

저자의 평가 역시 상당히 남성 중심적이기는 하지만 나름 읽을만함.  초반에는 다 읽고 중고시장에 팔아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중반 이후부터 소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도 정치에 참여해서 남자들을 휘두른 여자들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기 남편이나 자식을 죽이기까지 하면서 권력을 가지려는 건 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중국은 엄청 많은 듯.  민족성의 차이인가?  이런 기록들을 놓고 보면 중국 여자들이 한국보다는 상당히 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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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 악의 역사 3, 중세의 악마
제프리 버튼 러셀 지음, 김영범 옮김 / 르네상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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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리즈 두권보다 내용도 재미있고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훨씬 쉽게 읽어나갔지만 이건 2권짜리로 나눠도 됐을 정도로 살인적인 두께를 자랑하다보니 두달을 훌쩍 넘겨 버렸다. 

그나마 내가 사는 시대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앞의 두권, 데블과 사탄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고 재미가 있다.  철학적인 교부들의 이야기며 다양한 악에 대한 개념 설명이 주였던 앞서 책들에 비해 이 '루시퍼'는 훨씬 더 문학적이고 풍속이나 사회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얘기들이 많아 더 친숙했다.

일반인들에게는 막연한 공포였고, 신학자나 철학자 교부들에게는 꼭 풀어야 하는 모순인 이 '악'이라는 존재가 음습하고 어두운 괴물에서 좀 더 구체화된 모습으로 세상 밖으로 나와 이제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익살맞은 실패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매혹적이고 무시무시한 냉혹으로 무시무시한 악마들을 거느리는 지옥의 제왕으로서 루시퍼의 모습은 내게는 상당히 친숙하게 다가온다.

루시퍼라는 왕을 중심으로 사탄, 베일제불 등등 온갖 악마들이 하느님을 둘러싼 천사들처럼 위계를 이뤄 하나의 군단으로 형성이 된 것도 중세부터였다는 걸 알게 되는 성과도 있었고.  빠지지 않는 마녀 사냥이며 악마 숭배에 대한 기독교(개신교 아님)의 뿌리 깊은 박해의 역사도 발견하게 된다.

악이라는 개념이 사회와 정치에까지 드디어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 시대.  여전히 어렵고 이해못할 부분들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중세의 악에 대한 재미있는 정리였다. 

오늘부터 마지막 권 메피스토 펠레스를 시작했다.  근대부터 현대까지 악에 대한 정리라는데 지금까지 읽어온 추세로 보면 4권이 제일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데 두께는 루시퍼보다 더 두껍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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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스타
신해영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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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제 밤부터 시작해서 새벽 1시 조금 못 되서 다 읽은 책. 

책 카피가 엄청 땡기게 작성이 되어 있어 출간 전부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마침 연아양의 COC 보며 삘 받기도 해서 '주말에는 책읽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어제 첫 스타트를 끊었다.  그동안 읽은 로맨스들을 묶어서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할까도 했는데 피겨 얘기가 나온 김에 그냥 끄적끄적하기로 했음.

읽고난 느낌은... 정말 카피 그대로 나른하다. 

특별한 악역도 없고 심하게 방해하고 갈등하는 주변 인물도 없다.  남주가 자신의 배경을 본의아니게 감췄다는 것이 갈등요소긴 하지만 그 역시 엄청난 이별이나 파국을 불러오는 그런 사건까지는 되지 않는다. 

보통 로맨스에서 이 정도 장치를 했을 때 태풍이나 폭풍이 될만한 복선들이 여기서는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비바람이나 거센 소나기 정도.  아마 그래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도 중후반쯤에 잠깐 지루해져서 훌훌 넘기다가 후반부에 탄력을 받았으니 뭐. 할 말 없음.  ^^

하지만 이 잔잔한 나른함은 묘한 중독성이 있다.  초반에는 따뜻한 봄햇살 같은 남주와 표지의 꽃처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나 들꽃 같은 여주의 투명한 로맨틱함에 미소를 지으면서 동행하고, 제대로 갈등이 고조되지 못해 잠깐 지루했던 중후반부를 지나서는 여전히 귀여운 것들의 귀여운 행동에 부러워하면서 끝까지 읽어나갔다. 

그리고 전작들에 비하면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중간중간 나타나는 이 작가 특유의 포복절도할 표현들.  늘 하는 얘기지만 진짜로 부럽다.  특히 남주 아버지의 '허리를 뒤로 접어주겠다'는 협박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낄낄거리게 했다.

끈적함도 없고, 화르르 타오르는 불꽃도 없고 또 사람의 가슴을 벌렁벌렁하게 위기나 갈등도 없고.  강렬한 정통 로맨스만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지겨워~' 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지만...  강렬한 정통 로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가능한 다양하게 골고루 먹자는 주의인 내게는 근래에 만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조미료 안 쓴 담백하고 깔끔한 정찬이었다.

장사를 생각하면 막판에 좀 삐리리~ 한 팬서비스를 넣고 싶었을 텐데 자제한 작가와 편집자들을 칭찬해주고 싶었다.

거슬렸던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지만 고작 2년도 안 되는 기간동안 페어를 준비해서 올림픽 출전을 해보겠다고???  아이스댄스라면 어떻게든 이해가 가능한데 페어는 네버.  물론 스케이트장에 처음 놀러온 애가 선수들 연습하는 거 보고 즉석에서 더블 악셀을 펑펑 뛰는 개연성 안드로메다인 일본 만화에 비할 것은 아니다. 어차피 가상이니 상관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나른하면서도 굉장히 현실적인 기반에 바탕을 뒀던 소설과 맞지 않아서 그 부분에서는 집중력 현저히 저하.

그리고 올림픽 전까지 1년 반동안 남주와 여주가 메일이나 전화로만 소통을 한다는 것도 솔직히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_-;   예전처럼 외국 나가는 게 본인의 일생은 물론이고 가문의 영광인 시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도 아닌데 차라리 남주가 아버지와 처음 타협했던대로 뉴욕에 파견되어서 왔다갔다 하면서 서로 도와주고 지켜주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   한국에서 첫만남부터 재회, 연애의 과정은 파스텔톤의 예쁜 동화 같으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인 경계를 잘 지켰는데 뒷부분은 쫌 당황... 

책과 크게 관계없는 얘기로 튀자면, 스케이터가 주인공인 소설은 처음이다보니 아무래도 김연아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책의 리뷰나 짧은 댓글들을 봐도 그 얘기가 빠짐없이 나오고.  커리어는 쫌 많이 비슷한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연아양과 여주의 성격이 닮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ㅎㅎ;

예술이나 체육 계통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드러내 놓느냐, 잘 감추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다 상당히 예민하고 은근슬쩍 공주병 내지 왕자병이 있으면서 또 독하다.  이게 없으면 버티고 올라가는 게 불가능한 동네니까 이건 성공한 사람들의 필수 탑재요소.  연아양의 광팬들이 보면 분노할지 모르겠지만 연아양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시에스타의 여주 지연우는 2번째와 3번째 요소가 상당히 약하게 보였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탑이 되기에는 힘든 성격이랄까...  만약 지난 주말에 연아양이 당했던 그런 말도 안 되는 판정이 소설 속 여주에게 떨어졌다면 연우라는 캐릭터는 좌절하고 흔들리고 남주의 위로가 짜잔~하고 등장했어야 할 상황인데...  현실 속 김연아는 독기를 품고 그 방해를 걷어차고 휘리릭 날아버렸다. 

소설 속 지연우처럼 화려하게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면 가장 좋겠고, 만에 하나 불가항력이 되더라도 천재와 동시대에서 호흡하고 그 성장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지.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부분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대리만족으로 더 즐거웠던 것 같다.  ㅎㅎ 

뒤늦게 생각난 건데 책표지를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글을 읽었거나, 아니더라도 그 명확한 컨셉을 파악하고 표지를 만들었구나라는 느낌.  피겨 스케이터인 여주가 나오는 내용이라는 얘기를 전해들은 정도였다면 블레이드와 빙판의 흔적, 머리 좀 굴려봐야 스핀하는 실루엣 정도가 난무하기 쉬운데 그 쉬운 길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여주의 이미지와 딱 맞는 색감과 꽃.  표지와 내용이 정말 이렇게 잘 맞아떨지도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겨라는 소재를 이렇게 녹여내지 쉽지는 않았을 텐데, 보기 드문 분위기의 독특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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破字 이야기
홍순래 편저 / 학민사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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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파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국의 많은 고사나 이야기에 신비스럽게 나오던 파자, 또 한국의 역사 관련 대하 드라마에서 음모의 도구로, 민담에서는 해학의 도구로 등장하는 파자에 대한 정보를 주고 쉽고 재미있는 한자 공부를 위한 목적으로 현직 국어 교사가 직접 쓴 책이다. 

우리나라의 파자에 대해 맛을 보고 중국의 파자에 대해 아주 가볍게 간만 보고 가는 정도의 목적이라면 이 책은 나쁘지 않다.  전통 민담집들을 많이 활용해 한자와 얽힌, 어른을 위한 옛날 이야기의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 나가면 된다.  그리고 어릴 때 신문이나 국민학교 선생님이 우스개 소리로 알려주던 우리식으로 파해된 파자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문학에 분류된 서적인데도 좀 심하게 시시콜콜한 -또 뜬금없이 등장하는- 저자의 개인사 토로도 수업 시간에 조는 학생들을 깨우기 위한 선생님들 특유의 만담으로 이해를 하면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이다.  이 책을 통해 체계화된 파자의 역사며 의미을 알고,  본격적인 공부 전에 학문적인 기초를  닦아보겠다는 목적이라면 아주 많이 모자란다.  목적을 분명히 하고 골라야 할 책. 
본격적인 공부에 대한 뜻은 쥐뿔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내 만족도는 이만하면 괜찮지 정도.   하지만 파자의 역사와 의미라던가 파자의 본고장인 중국의 파자에 대한 소개가 좀 더 많고 자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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