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롤러코스터 - 마음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여행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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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 슬픔, 분노, 역겨움, 두려움, 질투, 사랑, 죄책감, 희망이라는, 정상적이고 평균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에 대해 심리학과 각종 과학을 동원해 풀어나가고 있다. 심리학만으로 이뤄진 분석이라면 좀 뜬구름 잡는다는 느낌을 받았을 텐데 뇌과학이나 진화론 같은 과학의 다양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가능한 객관적으로 인간의 감정이라는 그 불가해한 영역을 분석해보려는 노력이 재미있다. 이런 류의 서적을 읽을 때 가장 비판적인 자리에 서는 독자인 내 입장에서도 많은 부분 동감되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고.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두꺼운 두께로 좀 기를 죽이기는 하지만 쉽다. 무슨 특강을 듣는 것처럼 굉장히 평이하게 읽혀진다는 느낌을 읽는 내내 받았는데 알고 보니까 BBC 라디오에서 방송된 프로그램 원고를 모아서 책으로 낸 모양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고 나니까 이런 게 라디오 원고였다고?  이런 내용이 그냥 틀어놓고 귀에 들어왔을까? 하는 질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청취율이며 시장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공영 방송이기에 가능한 기획이었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기획이 가능한 저변에 대한 부러움도 든다. 책으로 묶여서 나올 정도라면 꽤나 반향이 있었다는 소리인데 영국 사람들의 수준이 이렇게 높았나???라는 감탄이 또. ^^;

짧은 기간 동안 한번에 죽 읽어나갔더라면 전체적인 흐름이며 방향성에 대한 느낌도 정리할 수 있었겠지만 워낙 띄엄띄엄, 마무리는 앞 내용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시점에 잡은 터라 이렇게 단편적인 느낌들만으로 감상은 마무리 해야겠다.

내가 가진 책표지는 청록색인데 퍼온 그림은 검정색으로 나와있다.  어느 쪽이 요즘 표지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청록색이 훨씬 깔끔하고 안정감이 있는 것 같다.  검정에 저 얼굴들이 있으니 왠지 우울하게 느껴짐.   그러고 보니 색깔에 관한 책을 하나 사놓고 안 읽은 게 있는 것 같은데... 그건 또 언제 읽어주냐.  책 사서 쟁이지 말고 있는 책들 좀 처치해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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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대건축
러우칭시 지음, 한동수 옮김 / 혜안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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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려고 보는데 저자 이름이 눈에 익어서 보니까 내가 격찬을 했던 원림을 쓴 사람이다.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고 펼쳤는데...  원림을 보지 않았다면 이 책도 꽤 도움이 되었다고 평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진 몇장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건질 게 없었다.

전문가가 아니라 중국 건축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일반인이나 초보자를 위한 책이고, 그래서 일부러 텍스트는 최대한 줄이고 사진 위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확실히 내용이 적긴 하다.  읽는데 1시간도 안 걸렸으니까.

그렇지만 사진 위주로, 초보자에게 친절한 안내를 해줄 의향이었다면 내용과 함께 사진을 배치해야지, 내용은 앞에 줄줄이 풀어놓고 사진들은 뒤에 몽땅 몰아놓으면 어쩌라고?  이 사진이 여기 왜 있을까를 앞의 내용을 뒤적여가면서 찬찬히 찾아 읽을 초보 독자나 입문자가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독자가 아니라 편집자를 위한 게으른 배치였다.  책값이 싸다면 뭐 그러려니 하겠는데 컬러도 아니고 흑백 도판인데도 이 가격인 건 비슷한 류의 다른 책과 비교해봤을 때도 솔직히 좀 바가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컬러판이 아니라 흑백인 건 원가 부담이 심했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내용에 맞는 도판 배치는 월급 받는 편집부들의 일인데 그 정도 수고도 안 하겠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 좀...

또 제목은 중국의 고대건축이 아니라 '중국의 고대 무덤과 종교건축물'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  고대 건축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대부분 궁정과 일반 대저택 등까지도 포함한 정보를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루는 건 무덤과 절, 도교 사원, 이슬람 사원 등이고 그나마 이슬람 사원은 구색만 갖추고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이다. 

형편없는 책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제목과 내용의 괴리가 심했고 가격 대비 불만은 컸던 책.  무덤이나 종교 건축물에 관한 기초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권할 수 있겠지만 다른 중국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은 대가에서 나온 중국문화 시리즈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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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림 중국문화 1
러우칭씨 지음, 한민영 외 옮김 / 대가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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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감상문 올린 전통공예와 함께 주문한 중국문화 시리즈 책 중 하나.

이 책도 굉장히 마음에 든다.  중국 정원은 산과 호수 같은 자연 경관을 그대로 끌어들여 정원에 포함시켜 부담스러운 정도로 웅장하고, 일본 정원은 분재처럼 인공적으로 자연을 축소시켰고, 한국 정원은 자연과 순응하는 형태라는 그런 뭉뚱그린 교육만 받은 나 같은 인간에게 중국 정원의 철학이며 기법 등에 대한 기초를 알려주는 아주 좋은 시작이었다.

이렇게 이론적인 부분만 있다면 별로 재미가 없을 텐데 이 시리즈는 텍스트와 연결해서 보여주는 사진 자료들이 굉장히 풍부하고 다양하다.  때문에 가보지 않은 곳이지만 시각적으로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어서 글로 쓰여진 내용들을 이해하기가 쉽다.

유명한 관광지인 자금성이며 이화원, 명 13황릉 같은 곳에 대해 많이 들으면서도 워낙 싸구려 관광지라는 인상이 깊어 가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 의욕이 마구 샘솟고 있음. 간다면 아마 이 책에 나왔던 장소를 찾아가 그 기법이며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원명원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서는 중국인이 아니면서도 분노가 울끈불끈.  -_-;  밑에 것들이야 무식하니 그렇다고 치고, 마구잡이 약탈을 허용하고 부추긴 영국과 프랑스 지휘관들의 행태를 떠올리니.... 무식한 서양X들이라는 욕이 또다시 나온다.  원명원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백년, 타버리는 데는 이틀. 남의 나라 일인데도 이렇게 열이 받는데 중국사람들이 열 받는 건 정말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문화 유산이라는 것도 강자만이 지켜내고 물려줄 수 있다는 평범한 약육강식의 진리를 또 느끼게도 된다. 

여기서 소개된 강남의 유명한 원림들. 예원은 에전에 가봤었는데... 가기 전에 이런 정보를 알고 갔었더라면 그때 무심히 봤던 것과 좀 더 다른 인상을 받고 세세히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  다음에 중국 남쪽에 갈 일이 있으면 졸정원에는 꼭 가봐야겠다.   

중국 정원들이 크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세세하게 묘사된 중국 황제들의 정원 얘기를 읽으니 정말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는 감탄과... 그걸 조성하기 위해 들어갔을, 당시 백성들의 소위 노가다의 강도를 떠올리며 오싹한 감정이 동시에 교차했다.  확률상 황족보다는 평민이었을 가능성이 높으니... 지금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다.  ^^

저번에 이 시리즈의 다른 책을 읽을 때도 써놨는데 후주와 각주의 분류 정리 기법도 굉장히 신경 써서 도움이 된다.

찾아보면 의외로 중국 정원에 대한 꽤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 나와 있던데 그 출발로는 가장 이상적인 책이지 싶음. 입문서로 추천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의 폭이나 깊이는 얕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이건 비교의 대상이 없는 고로 일단 다른 책들을 더 읽어본 다음에 달리 얘기가 될 수 있겠지.

중국 문화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싶고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은 이 중국문화 시리즈를 참고로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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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기뻐하는 지압
이시노 타가시 지음, 강미해 옮김 / 새론북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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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개님(-_-;;;)을 위한 책.

본래도 부실한데 늙어 가니 갈수록 골골하는 것 같아서 돈 안 들이고 좀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다가 동호회에서 보고 골라봤다.

별 기대없이 골랐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흐뭇해하고 있다.  개의 지압점이나 혈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함께 증상별로 도움이 되는 지압점과 지압 방법을 알려주고, 개님의 건강만 챙기지 말고 주인의 건강도 챙기라는 뜻인지 기특하게도, 사람의 지압점도 함께 수록이 되어 있음.

뽀삐를 마루타 삼아서 지압점을 눌러보고 픽업해보고 주물럭주물럭거리고 있는데 반응은 뭐... 그냥 억지로 참아준다 정도.  그래도 고롱고롱하면서 즐기는 것 같은 때도 있으니... 안 해주는 것보다는 낫겠지.

함께 수록된 사람의 지압점은 나한테 직접 시전(^^;)해 봤는데 어깨며 다리 쪽은 꽤 괜찮은 것 같음. 어차피 운동도 잘 안 하는데 책상에 앉아 있다가 생각날 때마다 스트래칭과 함께 내 몸에도 지압이나 해줘야겠다. 

책이 마음에 들어서 이 저자가 쓴 '강아지가 기뻐하는 마사지'라는 책도 사려고 했는데 그건 다 품절.  -_-;  근데 사실 가장 땡기는 건 '애견의 수명을 5년 연장하는 책 - 언제나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비결집' 인데 이건 번역을 하지 않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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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예 중국문화 13
항지앤 지음, 한민영 옮김 / 대가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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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예의 역사나 시초부터 민간 공예. 장식품이나 장신구. 도자기, 장난감이나 인형 같은 오락용 공예품을 각 주제 별로 시대순으로 정리해주고 있고 마지막 장은 중국 공예사에서 전설적인 인물들 -명검을 만든 간장과 막야 같은- 에 대한 내용들을 따로 알려주는 구성인데 필요한 내용을 찾앙보기도 쉽고 내용이 아주 알차고 읽기도 좋다.

이런 류의 책으로는 당연한 일이지만, 가장 부족함을 느끼기 쉬운 것이 풍부한 도판을 적절하게 배피하는 일인데 본문에는 자세히 소개해놓고 정작 도판이 없었던 한 두개를 제외하고는 내용과 그림의 조화도 아주 적절했음.

그리고 가장 칭찬해주고 싶고 또 고마웠던 것은 깔끔하게 정리한 각주와 후주들이다.  공예에 관련된 용어들은 그 단어가 언급된 쪽에, 당장 내용 이해에 크게 지장이 없는 역사적인 인물이나 배경은 각 장 뒤쪽에 후주로 모아놓았다.  세세히 배려를 해주자면 정말 많은 각주가 필요한 내용인데 그렇게 분리를 해놓으니까 집중도 잘 되고 이해도 잘 되서 정말 만족.  편집자들의 아이디어와 배려를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200쪽 안에 중국 고대 청동기부터 청나라 때까지 다양한 공예품에 대한 다 담으려다보니 내용의 깊이 면에서는 좀 부족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이해를 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중국 전통 공예에 대한 좋은 안내서를 만난 것 같아 기쁨.  중국 문화를 18개의 주제로 나눠서 시리즈로 책을 냈던데 하나씩 찬찬히 구입을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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