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유신 - 현대 일본의 출발점 살림지식총서 292
장인성 지음 / 살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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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시리즈가 400권에 육박하면서 소재가 다양화되고 미시화되는 장점과 함께 좀 어려워지는 감이 있는 것 같다.  비단 이 책 뿐 아니라 근래에 읽은 살림 문고판의 책들이 좀 그렇다는 느낌.  입문을 하거나 겉핥기 식의 가이드북을 요구하는, 기본 지식이 전무한 완전 초보독자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렵고 난해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좀 적나라하게 표현을 하자면 문고판의 재미있는 책이라기 보다는 논문의 간략 요약본 같다는 그런.

메이지 유신이라는, 일본 뿐 아니라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관심이 깊은 이 격동의 시대에 대해 이렇게 얇은 문고판으로 다루기로 했다면 분량 뿐 아니라 내용의 무게감도 좀 더 힘을 빼고 가볍게 가는 게 좋지 않았을까?  엄격하고 학술적인 팩트와 함께, 팩트지만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사건들이며 당시 사회적인 배경들을 함께 다뤄줬더라면 굉장히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대한 사실을 많이 전달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전달 방식을 좀 더 부드럽고 맛있게 하도록 조언하는 건 편집부의 역할일 텐데 200번대 이후의 책들은 전적으로 저자의 역량에 맡기는 느낌이 강하다.

딱딱한 역사와 초보 독자가 흥미를 갖기 쉬운 사회적인 상황을 재미있게 잘 얼버무렸던, 역시 살림문고인, 일본의 서양문화 수용사와 같은 구성과 글쓰기 방식을 편집부에서 좀 더 염두에 두면 어떨지 싶다. 

일본의 개항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일어났는지, 거기에 연관된 사람들은 누구인지 등등을 가장 빨리, 적게 검색하고 알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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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경전들 - 베다 본집에서 마누 법전까지 살림지식총서 311
이재숙 지음 / 살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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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는 '한국문확과 제3세계 문학'이라는 내 교양과목 중에서 최악의 학점을 선사한 (ㅠ.ㅠ) 과목을 수강하면서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 (혹은 마하브하라타)를 알게 됐고, 대학원 때는 인도 음악 연구를 통해서 라가와 인도의 신화에 대해 배웠던 나라.  그 수업에서 다른 학생들은 알지도 못하는 인도 신화의 신들 이름을 혼자 줄줄이 알아들으면서 내가 인도에 대해 꽤나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감이 여지없이 박살이 났다. 

인도 신화와 비슷한 내용, 말랑말랑한 개요서를 상상하고 들어섰는데 이 책은 신화가 아니라 그야말로 경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경전과 철학, 해설서들에 대한 설명이 줄줄이 이거지고 말미에 가서야 그나마 좀 알아들을만한 신화에 대한 내용이 살짝 나오는 정도,  

말로만 듣던 베다가 무엇인지, 마누 법전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인도 사회에 지금까지 뿌리박혀 있는 그 지독한 신분제와 남녀 차별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었다.  수천녀을 지켜온, 신이 내려준 법전에 아무런 반항이나 생각도 하지 말고 무조건 복종이 명시되어 있으니 수드라나 불가촉천민들의 그 비참함이 해소될 수가 없겠지.  책의 마지막에 딱 한줄로 등장한, 불가촉 천민 출신으로 인도의 법무부 장관까지 했다는 암베드까르의 마누 법전 화형식을 한 그 심정이 이해가 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변화가 거의 없는 모습에 같은 인간으로서 이해가 가면서도, 수천년의 근간을 흔든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절망감도 살짝 느껴진다.

아주아주 단편적으로 소개된 마누 법전을 읽으면서 여자로 인도에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하게 여겼다. 물론 이걸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 어릴 때는 아버지를, 젊어서는 남편을, 늙어서는 아들을 따라서 살아야 한다고 규정된 여인들의 삶에 대한 명령에도 뭔가 사회적이거나 인류학적인 의미가 숨어 있겠지만... 

개설서로는 솔직히 부족한 것 같고 개설서를 읽기 이전에 준비 작업 정도.  인도의 경전들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냥 이런 것들이 인도에 있다는 소개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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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연의 홈베이킹 시크릿
정홍연 지음 / 비앤씨월드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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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정말로 오랜만에 내가 산 요리책.  ^^

서핑하다가 들어간 블로그에 올라와있던 책이었다. 

홈베이킹 책치고는 상당히 까칠하고 어렵다는, 블로그 쥔장의 평가에 끌려서 간만에 구입을 해봤는데...  다시 찾아갈 길이 없는 그 블로그 쥔장의 서평대로 '홈베이킹'이라는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복잡한 레시피들이 대부분이다.  보통 홈베이킹 책에 빠지지 않는 마들렌이며 쿠키들마저도 초보자들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섬세한 과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재료나 손질의 차원에서 시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양산형 제과점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그런 양질의 것을 만들어내는 게 홈베이킹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홈베이킹 학원을 열고 있고 이 베이킹 책도 같은 차원에서 냈다고 하는데 저자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책이다.

실생활에서 실용도의 차원으로 보자면 초보자들에게는 절대 비추이고, 홈베이킹이라면 무릇 간단해야 한다는 귀차니스트에게는 눈요기거리 정도.  하지만 홈베이킹을 오래 했고, 관심이 있어서 이제 좋은 재료와 엄마표라는 그 손맛의 차원을 벗어나 같은 파이나 케이크라도 좀 더 폼이 나고 그럴듯한, 고급스러운 맛을 내고 싶어하는 그런 수준의 사람들에게는 꽤 쓸만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냉동시키면 맛이 떨어지지만 사흘 이상은 보관할 수 없는 마들렌 같은 과자를 일주일 이상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레시피라던가 -이 과정에서 후덜덜한 재료비를 자랑하는 마지팬이라는 귀하신 분이 등장하긴 하지만- 독특한 사브레, 다양한 파이와 타르트, 제노아즈의 배합이나 베이킹 노하우들이 소개된다.  엄마표와 전문가표를 가르는 소위 그 한끗 차이를 갈라주는 그런 섬세함을 주는 디저트 요리책.

코르동 블루나 김영모 류의 손이 많이 가더라도 고급스런 베이킹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추천.  귀차니스트인 내겐 눈요기로 더 유용하겠지만 비교적 간단한 두어가지 정도는 시도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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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밥상 40가지 - 사계절 입맛 돋우는 살림 로하스 3
최성은 지음 / 살림Life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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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채식밥상이지만 엄격하게 말하건, 느슨하게 말하건 이 책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책은 아니다.

채식에도 단계가 있는데, 최소한 붉은 육류와 가금류는 먹지 않는 단계에 와야 채식주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유제품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솔직히 유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은 무슨 즐거움으로 세상을 살까 싶기 때문에...  ^^;-  이 책에는 닭고기나 해산물이 사용된 레시피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진짜 채식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 최소한 해산물부터만 먹는 채식주의자라면 이런 쓸모없는 책에 돈을 쓰다니!  속았다고 분노하겠지만 난 아직 육식을 하는 죄많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쓸만하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야채를 좀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계속 생각은 하면서도 서양의 전통 방식인 샐러드나 우리의 전통 조리법인 나물이나 전골을 제외하고 다채롭게 채소를 요리할 아이디어가 부족한 사람에게 야채, 곡류, 견과류를 망라하는 이 책은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반찬 해결이 될 것 같다.

물론 손님 접대상에는 고기가 올라가야 한다는 우리 고정관념상 애피타어지로는 몰라도 메인 요리로 한자리를 차지할 손님 접대 요리로는 좀 부족하다. 그래도 가정에서 간단하게 해먹는 한끼 음식 반찬으로는 부족함이 없을듯.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 특별할 것도 없는 수프와 죽 요리법들이 지나치게 많은 건 불만이지만 식재료 궁합이나 보관법 등은 좋은 정보였다.  가지가 시들거리고 있는데 내일 남은 야채와 치즈를 넣어서 그걸로 가지 그라탕이나 해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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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본요리
아이다 고지 지음, 이현경.김정은 옮김 / 지상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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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요리책을 질러 최신 트랜드 파악에 여념이 없는 동생의 이번달 주문 목록 중 하나.

우리나라에서만 요리나 이것저것 만드는 블로거들이 책을 내는줄 알았는데 일본도 만만찮은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나물이라는 총각이 간단 요리 레시피로 요리책계를 휩쓸었던 것과 비슷한 컨셉의 요리책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진짜 부실한 일본요리 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간단한 것들이 많다. 

매운 걸 싫어하거나, 오랜 외국 생활로 한국식 양념맛을 싫어하는 어른, 또 달달 짭짤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것 같고, 이자카야나 일본식 밥집에서 익숙해진 맛을 찾는 젊은 성인 남녀들에게도 환영받을 레시피들이다.

그러나 음식이란 자고로 매워야 한다는 식의, 토종 입맛을 가진 아버지 - 혹은 남편이 될 수도 있을 테고-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  보면 맛도 괜찮을 것 같고 해먹어 보고 싶은 것들이 쏠쏠한데 밥을 하는 입장에서 나만을 위해서 -아무리 간단하다고 해도- 수고를 따로 하기는 정말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 

고로 내게는 눈요기용.  여기서 소개하는 레시피에 고추나 고추장 등을 더해서 변형시켜도 괜찮겠다는 것들은 몇개 있었음.  상큼하고 깔끔한 식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이다.

객관적인 문제점을 하나 덧붙이자면 일본에서는 흔하나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야채들이 꽤나 많이 등장한다.  번역자들이 요리에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 같던데 이왕이면 구입처나 대체품 정도는 덧붙임으로 소개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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