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 나의 정원
타샤 튜더 지음, 리처드 브라운 사진, 김향 옮김 / 윌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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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원제는 Tasha Tudor's Successful Garden으로 2007년에 나온 책.  2008년에 돌아가셨으니 타샤 튜더 할머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낸 책이다.    

그냥 책값만 볼 때는 좀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받아보니 2만원에서 200원 빠지는 가격이 납득이 된다.  (난 반액 세일 기간이라 만원에서 100원 빠지는 가격으로 샀음. ^^V).  화보 수준의 커다란 책 안에 계절별로 타샤 튜더의 정원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뉴 햄프셔에 있었던 27년간 가꾼 정원을 두고 버몬트로 이사가게 된 사연과 새 집을 짓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군데군데 간략한 꽃이나 나무에 대한 짧은 설명이 이어진다.  혹독한 버몬트의 기후에 적응하는 꽃과 나무를 찾아내는 과정, 해마다 새로운 꽃을 심고 가꾸는 그녀의 수십년에 걸친 일상과 그 결과물을 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내가 타샤 튜더의 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복잡한 세상사를 잊고 아름다운 다른 세상에 잠시 머물고 오는 것 같은 그 느낌 때문인데 이 책 역시 효과가 만점이었다.  3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정원과 온실을 가꿔내는 그녀의 노력을 보면서 감탄하고 내게 정원이 생긴다면... 이라는 뭘 심을까 하는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현실을 보면... 30만평은 고사하고 과연 30평이나 제대로 가꿔낼 수 있을까?  그리고 예전에 '타샤의 정원'이란 책 속에 그녀가 가꾼 장미들을 보면서 도대체 어떻게 벌레들을 퇴치한 것일까 궁금해했는데 나처럼 궁금해한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이번 책에 그녀가 간략하게 밝혀놨음.  날이 추워서 그런지 벌레가 없다고 한다.  그녀 말마따나 혹독한 버몬트의 기후가 좋은 점도 있는 모양.

저번에 타샤의 책을 읽을 때는 타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였는데... 그녀의 정원을 방문해서 차를 마셔보는 건 정말 영원한 꿈으로 남겠구나.  하긴 직접 찾아갔는데 책에서 받은 이미지와 달리 까칠하고 성마른 노파에게 푸대접을 받았다면 환상이 깨졌을 테니 이게 더 나을 수도 있겠지.  ^^

조만간 타샤의 크리스마스도 구입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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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혁명
아보 도오루 지음, 이정환 옮김, 조성훈 감수 / 부광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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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올해 내내 생명공학, 정확히 말하자면 레드 바이오에 집중된 분야를 탐구하면서 알게된 것이 우리가 먹고 있는 약의 대부분이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특효가 되는 일부와 어느 정도 약효를 받는 일부, 거의 약효를 받지 못하는 나머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건 제약회사와 연구자, 의사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유전자와 체질, 인종, 성별, 환경 등등 아주 복잡미묘한 요소에 따라 달리 적용되기 때문에 그 매커니즘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복잡미묘한 매커니즘이 밝혀지면 신약의 개발과 적용도 폭을 좁혀서 가야한다는 방향성만 잡고 있는 상태였다. 

이 미묘한 요소 중에 분명 면역이라는 것도 작용할 것이다.  실제로 항암 치료 부분에서 가장 앞서고 각광받는 분야가 자체 면역인 NK 세포를 이용하는 항암제로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나 세계 각국에서 아주 활발하다.    

분명 많은 진보를 이뤘고 생명을 구하고 있지만 한계에 달한 현대 의학.  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이전에는 별반 관심갖지 않는 면역이라는 분야에 눈을 돌려주는 게 고맙기는 하지만 불행히도 아직은 연구자나 별반 신용가지 않는 일부 고가의 클리닉 위주이고 주류 의학에서는 변경지대이다.

그건 모두가 인정할만한 연구나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한, 명망높은 학자의 부재라는 것도 있을 것 같다.  불행히도 인간이란 -나를 포함해서- 간판이란 존재에 약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대단한 임상 효과를 보인 치료 방법을 개발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산간 오지에 사는 국졸의 노인이라면 일단 돌팔이로 보게 되고, 무슨무슨 대학의 박사이고 어디어디에 연구 논문도 수십편 발표한 사람이라면 와~ 하고 우러러 보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저자인 아보 도오루는 일본 유명 면역학자라는 간판을 달고 있어 다수에게 신뢰감을 얻기 좋은 위치에 있다.  그리고 일본 니가타 의대 대학원이라는 직책 역시 일단 그가 하는 소리는 다 그럴듯하게 들리는 바탕도 깔아주고.

이 책에서 그는 강한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제, 항암제, 오염된 환경과 스트래스의 폐해에 대해 줄기차게 비판을 한다.  한국 한의학으로 건너온다면 사상의학으로 세분화될 체질을 과립형 체질과 림프구형 체질로 분류해서 분석을 해주고 있고 암, 아토피, 난치병과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던져준다. 

이 희망이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극히 일부에게만 희망이겠지만 식사와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그 면역을 통해서 자기의 질환을 치유하는 일련의 매커니즘에 대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책에서 세세히 풀어준다.

현대인이라면 한번쯤 읽어봐야할 책.  사람에 따라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고 또 설마? 하는 의구심을 갖는 부분도 있겠지만 내게는 99%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다. 

고기를 줄이기 위해 요즘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줄이고 흰쌀과 4:1로 섞고 있는 현미의 비율을 좀 더 높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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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금, 보험, 저축을 능가하는 노후대비'책'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2-10-24 18:03 
    '두통에는 진통제', '우울증엔 항우울제', '불면증엔 수면제'라는 것이 공식처럼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시댁과 갈등을 겪는 전업주부의 두통과 학습우울증에 걸린 청소년의 두통이 과연 같은 질병일까. 또 시댁과 갈등을 겪는 주부에게 어깨 결림,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생리통이 동시에 나타났다면, 이는 각각 정형외과, 신경과, 정신과, 내과, 산부인과에서 따로 해결해야 할 병일까. ─강용혁, 『닥터K의 마음문제 상담소』, 12쪽 예전에 손발이 너무..
 
 
 
빵빵빵, 파리
양진숙 지음 / 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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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라던가 책에 줄줄이 달린 평가가 좋아서 많이 기대를 하고 잡았는데 기대보다는 살짝 별로였다. 

이건 책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이런 류의 책에 대한 내 취향 때문일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 내게 별로였던 이유를 열거하자면, 이 책의 분류에 속한 여행인지, 아니면 그냥 개인적인 에세이,혹은 미셀라니인지 정체성을 모르겠다는 거다.

분류도 여행에 속해 있었고, 또 책 소개를 볼 때 내가 기대했던 건 파리의 맛있는 빵집들과 그 빵집에 얽힌 사연들, 그리고 저자가 파티시에라니, 조금만 더 친절하자면 대표적인 메뉴의 레시피가 몇개 정도라도 더 해있는 그런 정보성이 강한 내용이었다.

분명 많은 빵집과 과자집, 초콜릿가게들이 소개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뭔가 어설픈, 저자 개인의 얘기들이 많이 반영된 뭔가 정체가 모호한 책이다.   정보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 그런 느낌?   홍보와 카피는 코메디 영화인데 가서 보니까 신파멜로를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같은 책. 

책 소개가 좀 에러여서 그렇지 예쁘게 잘 만든 책이라는 건 인정.  술술 읽긴 좋다.  그리고 막판에 -파리 초행자가 저 지도만 보고 찾아가는 건 좀 힘들지 싶지만- 책에 소개된 맛있는 집들 지도도 나와 있어서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듯.  대충 위치가 그려지는 곳들 위주로 다음번에 파리에 가면 꼭 찾아가볼 생각이다.   

저자를 따라 파리 카페와 맛있는 빵집, 거기서 그녀가 겪었던 일상사를 듣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  남의 사생활에는 별반 관심이 없고, 타임 라이프 스타일의 아주 심도 깊은 뒷골목 기행을 기대하는 사람은 다시 생각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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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한 - 제국의 흥망성쇠를 담고 있는 이란의 진주 살림지식총서 337
유흥태 지음 / 살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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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히 일부인, 한국에 관심이 있거나 한국 회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 한국 사람들이 쓸어오는 유명 브랜드 매장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에게 존재 자체도 잘 모르는 기타 등등에 해당하는 국가의 국민으로 살다보면 해외에 나갈 때마다 좀 씁쓸할 때가 많다.  아마 내가 대화했던 우리처럼 마이너한 국가의 사람 역시 나를 통해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거라고 본다.  그때마다 느꼈던 미안함과 동질감이 우리처럼 마이너에 속하는 국가에 대한 관심을 내게 꾸준히 불러 일으켰다.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관심이 있어서 인터넷에 떠다니는 신뢰도 낮은 관광 정보를 제외하고 소위 메이저 강대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문화나 역사, 풍습을 알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꾸준히 낯선 나라들에 대해. 짧게라도 책을 내주는 살림에 대해 늘 고마움을 갖게 된다.

오랫동안 악의 축으로 취급받던 이란.  어학 연수를 갔을 때 이란 학생과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이란이 열사의 사막만 있는 곳이 아니라 스키장도 있고, 사우디보다는 그래도 여성들의 활동이 조금은 가능한 곳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라비안 나이트로 잔뜩 부풀려진 페르시아의 낭만과 니체의 짜라투스트라 덕분에 알게된 조로아스터교가 융성했던 고장이란 것, 호메이니 덕분에 너무도 유명해진 시아파 이슬람이라는 정보도 알고 있었고.

이 책에선 이런 단편적인 정보들을 에스파한이라는 이란의 가장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움의 절반을 갖고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간략하게나마 정리해주고 있다.  에스파한의 명소를 소개하면서 이 도시가 어떻게 형성이 되어 있는지, 그리고 도시를 중심으로 역사를 풀어내고 있는데 이 방식에는 조금 불만이 있다. 

가까운 역사에서 아주 과거로 갔다가 다시 가까운 곳으로 형식은...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바람직할지 몰라도 이렇게 짧은 책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잘 모르던 도시와 나라에 대한 정보를, 특히 에스파한에 꼭 가보고 싶다는 욕망까지 불러 일으키는 소개였지만 살림 문고의 성격과는 조금 맞지 않는 문체와 내용들이 거슬렸다.  간략하게 정리된 지식서가 아니라 여행을 다녀온 기록을 남긴 블로그나 기행문류의 서적에 맞는, 소재나 객관성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감상이 곳곳에 드러나서 중간중간 집중도를 많이 떨어뜨리고 완성도 측면에서도 마이너스.

하지만 에스파한이라는 도시와 이란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얻게 해준, 소재의 선택 면에서는 만족한다.  저자는 이란에 머물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던데 우리가 잘 모르는 이란의 세세한 역사며 다양한 부분들을 이렇게 단편적으로라도 계속 소개를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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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하는 미래 질병 10가지 살림지식총서 373
우정헌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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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도발적으로 미래 질병이라고 뽑았지만 여기에 소개되는 10가지 질병은 암, 고혈압, 결핵, 혈우병 등 그동안도 우리를 징하게 괴롭혀온 기존의 질병들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아마도 미래의 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전제를 갖고 이 병들과 싸워온 간략한 역사와 현재까지의 성과와 패배의 기록, 그리고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적절한 수치와 근거들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꽤 많은 자료를 조사하는 공을 들였다는 증거로 보여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올해 나온 책이다 보니 최신 정보들이 많아서 이 수치들을 잘 써먹기도 했다. 

딱딱하고 전문적이거나, 도발적인 뜬구름 잡는 얘기들로 도배될 수 있는 내용인데 중심을 잘 잡고 재미있으면서 알맹이가 탄탄하게 잘 쓴 책인 것 같다. 

이 책이 내년 초쯤에 출간되었더라면 신종플루의 얘기가 더해졌을 것이고... 몇년 뒤에 이런 류의 책이 나온다면 그때는 어떤 질병들이 등장하게 될지. 그리고 이 중 하나라도 속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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