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22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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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다메 칸타빌레의 작기는 참 꾸준하니 열심히 일하는 만화가인 것 같다.  역시나 한 1년 이상 만화를 끊고 살았던 동안 다른 만화는 기껏해야 2-3권인데 어지간한 중편 만화를 빌려온 것 만큼의 분량이 나와 있어서 흐뭇~

스토리 진행도 비교적 빠르게 가는 편이다. (단 내가 보고 있는 다른 만화가 비교해서)  때로는 냉담한 척 했다가도 이제는 확실히 노다메의 노예가 된 치아키의 다감함과 배려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노다메의 이야기는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렇게 순탄하게 노다메도 커가는가 싶었는데...  파리 음악원으로 가서는 별 사고 안 치고 비교적 즐겁게 음악을 하는 것 같던 노다메의 본질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22권.  소원하던 치아키와의 협연은 아니었지만 슈트레제만과의 협연으로 하얗게 불태우고는 또 다시 텅 비어버린 노다메.  

물론 이 민폐 캐릭터가 - 가상에서는 상관 없지만 현실에서 이렇게 민폐 천재 캐릭터는 결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음. 살리에리 컴플렉스일수도 있다는 건 인정.  ^^;-  어떤 계기, 혹은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피아노를 치러 돌아올 거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는 헤매고 있는 노다메가 안타깝고, 사라진 노다메 때문에 완전히 퓨즈가 끊겨버린 치아키가 귀여우면서 안 됐고 등등의 복잡한 심정으로 구경을 하고 있다.

다음 권에서 노다메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혹은 어떤 곡을 통해서 음악의 즐거움을 알고 돌아오게 될까?  기대된다.

약간의 악취미일 수도 있겠지만 이 만화를 보면서 옥의 티 찾기를 종종 하는데, 22권은 아니지만 좀 대박의 티가 있었다.  일본에서 온 기자들이 가르니에로 오페라를 보러 가겠다고 하던데... 파리에서 오페라 가르니에는 발레 전용, 오페라는 바스티유에서만 공연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본 만화답게 감탄이 나올 정도로 꼼꼼하게 감수와 교정을 거치기 때문에 거의 티를 찾을 수 없었는데...  너무 소소해서 아마도 다들 놓쳤던 모양.  하긴 오페라 가르니에라는 이름이 착각을 좀 유발하긴 하지.  눈에 익은 빈과 파리를 묘사한 그림들을 보면서 나도 가르니에에서 발레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절.  예전에 공연 예매하느라 파리 오페라 사이트에 가입했더니 이것들이 매주마다 새로 공연 소식을 업데이트한 메일을 보내주니 외면을 할래도 할 수가 없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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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 51
전극진 글, 양재현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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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년 만화를 안 본 것 같은데 열혈강호는 그동안 3권이 나왔음.  우리의 주인공 한비광은 이제 신지를 향해 접근하기 시작했고 그 신지를 이끄는 지도자인지 누군가가 한비광의 아버지가 아닐까 하던 나의 - 만화 및 무협지 읽기 수십년 공력으로 쌓은- 어렴풋한 예측은 아마도 사실이지 싶다.

정통 무협의 비감 넘치는 주인공과는 여전히 거리가 말고, 김용의 녹정기 주인공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떠올리게 하는 한비광이지만 그래도 초반부에 비해서 조금은 성장한 모습이 미소와 더불어 재미를 더해준다.

무림 8대지보를 가진 또 한명의 주요 인물이 51권 마지막에 등장하는데 아마도 이 친구는 한비광과 더불어 신지와 싸우는 선에 속하는 인물이겠지만 52권, 길면 53권까지도 한비광과 피 터지는 대결 모습을 보여주지 싶다. 

다 좋은데 이 만화는 진행 속도가 너무 늦다.  한 에피소드가 보통 4-5권은 기본이니. -_-;  그래도 15년을 끌어오고 있다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긴 함.  대학 후배의 강력 추천으로 시작한 만화 중 하나인데 그때 추천받은 만화 중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건 이거 하나 뿐이다.  다른 건 연재 중단이 되어 버렸거나 흐지부지 좀 용두사미로 완결되었음.  아니면 재미가 없어서 내가 포기를 했기 때문에 그 뒷일은 모르고 있거나.  중간중간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독자를 사로잡았던 만큼 본격적인 스토리를 잘 펼쳐서 결말도 멋지게 지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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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서 맴도는 여행의 기억, 여행 ing
홍기명 지음 / 다산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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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서적 카테고리에 속하기는 하지만 여행보다는 오히려 요리 카테고리에 맞지 않을까도 싶은, 저자가 갔던 여행지에 대한 짧은 단상과 거기에 얽혀 있는 추억과 음식 이야기. 그리고 각 챕터의 뒤편에는 간단한 해당 요리의 레시피가 정리되어 있다. 

이 책에 언급된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 책을 택한 사람은 "뷁!!!!!" 이라는 분노의 일성을 터뜨리기 십상이지 싶다.  하지만 정보를 포기하고 그냥 대리만족과 가벼운 읽을거리로 시간을 떼우고 덤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까지 덤으로 얻는 정도를 기대한다면 만족한 선택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던 즈음 일에 치이고 명절에 치이고 또 곧바로 떠날 여행 준비에 치여서 완전 그로기 상태였는데 활자가 눈에 들어왔던 걸 보면 편안히 읽기에 좋은 내용이었던 것 같다. 스위스 감자전인 뢰스터 등 정말 간단하지만 꽤 맛날 것 같은 요리 레시피들은 조만간 시도해볼 예정이다.

책을 발행한 다산북스가 팝콘북스라는 브랜드로 이 책을 출판했는데 출판사의 이름이 책의 정체성과 딱 어울리는 작명이지 싶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여행 정보 서적으로서의 가치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건 명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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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 표정있는 역사 7
호사카 유지 지음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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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라는 저자는 일본 지식인으로 한국에 귀화한 좀 특이한 케이스의 학자인데 그래서 그런지 그의 책에서 발견되는 역사 관점이나 서술이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이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난 학자에게서는 불가능한 객관성과 일본 문화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힘든 일본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절대 닿을 수 없고 공통점도 없고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존재로 느껴지는 조선의 선비와 일본의 사무라이를 묶어서 비교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근간에 깔린 정신을, 조선의 선비들에게는 성리학과 유교의 경전들로 일본의 사무라이들에게는 손자병법을 제시한다.

손자병법?  이 단어가 나왔을 때 솔직히 좀 뜨아~했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끄덕임이 이어진다.  그리고 조선에 대한 일본의 시각에 대해서도 새로운 내용들을 -물론 내가 이 부분에 대한 지식이나 독서가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해야겠지만- 많이 발견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

특별히 작정한 건 아닌데 근래 일본 관련이나 일본인 저자들이 쓴 책들을 좀 읽다보니 그동안 저 멀리 뜬구름 같이 무의미한 존재였던 다케다 신겐이며 겐신 같은 이름들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카게무샤의 주인공이 바로 다케다 신겐이었구만.  누가 보면 무식이 통통 튄다고 하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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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과 함께 코펜하겐을 산책하다
갑인공방(갑인미디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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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하면 엄지공주, 인어공주와 미운오리새끼로 대표되는 작가인데... 내가 어릴 떄 우리 집에 안데르센 동화 전집 10권짜리가 있었다. 재미있는 동화도 많았지만 빨간신이라던가... 제목은 기억 안나는데, 어릴 때 서로 좋아했던 소년 소녀가 자라서 소녀는 부자집에 시집 갔다가 남편이 홀라당 망해서 결국은 병들어 죽고, 그녀가 남긴 딸을 어른이 된 소년이 데려다 키우는 등 애들이 보이게 상당히 우울한 동화들도 많았다. 

화사하니 샤방샤방한 주인공들이 등장해 행복하게 끝나는 건 재미있는 동화, 우울하고 칙칙하면 재미없는 동화로 분화되던 내 어린 시절, 안데르센은 재미없는 동화를 많이 쓰는 인물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내 취향은 페로나 그림형제쪽이었음.  ^^

안데르센 스스로 자신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을 했다는데 내가 봐도 그가 염두에 뒀던 독자는 애들이 아니라 어른들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동화 말고도 꽤 성공한 작가였음에도 세상에 남고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건 그의 동화니...  이건 아이러니라고 할 밖에. 

그런데, 엄청난 감동 유발이나 불멸의 작품성은 모자랄지 몰라도 안데르센의 성인용 소설들은 꽤 재미있었다.  그의 동화는 아이들에게는 복잡하지만 반대로 성인용의 소설들은 일반적인 성인들에게 복잡하지 않고 편안한 구조.  즉흥시인인가? 하는 소설은 꽤나 가슴 두근거리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정확한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조각조각 남은 편린과 결말을 결합시켜보면 일종의, 전형적인 로맨스.  아마 그래서 내가 재미있게 봤을 수도 있겠지.  ^^ 

이 책은 문학기행으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 그 분류에 충실하게 안데르센 작품들의 배경이 되었고, 상상력의 밑거름이었던 코펜하겐과 그 주변을 소개하는 형식을 띄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안데르센이라는 가난하고 못 생기고, 정작 자신이 간절히 되고 싶었던 분야 -무용수, 연극배우, 성악가- 에서는 지지리도 재능이 없었던 아웃사이더의 삶에 대해서도 함께 서술을 해주고 있다.

시골소년 안데르센이 청운의 품을 안고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으로 입성한 그 순간에 만났을 코펜하겐의 모습부터 시작해 그의 행적을 찬찬히 밟아나가고 작품들을 조금씩 소개하는 형식인데... 책 뒷부분에는 내용 중에 등장한 역사적인 장소를 번호로 표시해 따로 모아놓았고, 이 장소는 표지 부분에 배치한, 꽤 쓸만한 지도를 보면서 찾아갈 수도 있다.  안데르센의 발자취와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덴마크 역사여행을 위한 안내서로 써도 충분할 정도. 

어릴 때 집에 있었던 그 안데르센 동화전집의 마지막 10권은 아주아주 길게 안데르센의 자서전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일단 시작한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주입식 교육을 받은 내게 그 자서전은 악몽이었던 것 같은데... 안데르센이 참 가난하고 우울했던 것 같다는 그 느낌은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전두엽인지 어딘지에 저장된 그 기억이 한두조각씩 떠오르는 게 신기했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의 목적대로 코펜하겐에 가고 싶어졌다.  그러나 유럽 북쪽은....  남의 돈으로 갈 기회가 생기거나 로또를 맞지 않는 이상....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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