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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00배 즐기기 ('07-'08 최신 개정판) - 세계를 간다 101, 개정9판 ㅣ 세계를 간다
정기범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리 한국에서 꼼꼼하게 사전 준비를 해서 나간다고 해도 해외에서 가이드북에 대한 의지도는 절대적이다. 많은 경우 갖고 나간 가이드북이 유일한 길잡이이자 안내자가 되고 있다. 그런데 그 안내자에게 문제가 있다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한정된 예산과 시간을 갖고 여행한다. 틀린 정보는 시간과 돈의 낭비도 되지만 때로는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최신 정보는 필수이다. 그래서 기존에 가이드북이 있더라도 매번 최신판을 구입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표지만 바뀌었지 내용의 업그레이드는 거의 되지 않고 있다. 내가 이 책을 갖고 유럽 모든 곳을 헤매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각각 4일, 5일씩 머물렀던 런던과 파리에서는 철저하게 이 책 하나를 의지하고 다녔는데 문제가 많았다.
돌아온 직후에 썼다면 더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겠지만 1달 가까이 시간이 흐르니 잊어버린 것도 많고. 대충 기억하는 것들을 지적하자면.
1. 런던의 지하철. 주빌리 라인은 완전히 오픈됐다. 그런데 이 책의 런던 지하철 노선도에는 오픈 되지 않은 것이 실려있다. 주빌리 라인을 타고 테이트 모던으로 가려던 사람들은 책의 노선도와 설명을 듣고는 엄청나게 헷갈릴 수밖에 없음. 런던에 도착하면 지하철 역에서 반드시 노선표를 하나 새로 받아야 한다.
2. 내셔널 갤러리로 가는 지하철 역. 내셔널 갤러리를 가려는 사람이 내릴 지하철 역이 2개가 표시되어 있는데 하나는 도저히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에 있다. 나머지 하나는 아예 지우는 편이 나을듯. 헷갈리기만 한다.
3. 파리 몽마르뜨로 가기 위한 지하철 역. 역시나 이 책에 나온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엄청나게 헤맸다. 운이 좋지 않았으면 절대 찾지 못했다. 역 이름은 지금 잊어버렸는데 내리자마자 몽마르뜨 언덕과 그 언덕에 있는 사원이 바로 보이는 역이 있다. 제발 제대로 좀 고쳐주시길.
4. 매년 개정하는 책이라면 수리중이거나 한시적으로 닫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안내는 해줘야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힘들게 물어물어 찾아갔다가 수리 중이라고 못들어간 박물관이 파리에서만해도 장장 2개였다.
수리 일정을 어떻게 미리 알고 안내를 하냐고? 파리관광안내 웹사이트 가면 다 나와있었다. 한국에서 미리 체크해가지 않은 나도 바보지만 매년 업데이트해서 돈을 주고 파는 책이라면 그 정도는 기본으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5.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미술관과 박물관에 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질이 떨어진다.
파리를 예로 들자면 책안에서 지나가듯 언급한 브루델 미술관은 지도나 안내에서 아무리 찾아도 없고... 유명한 카르티에 보석 박물관도 가고 싶었지만 역시나 없다. -_-;;;
런던에서도... 테이트 모던에서 타워 브릿지까지 절대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물론 한국에서 마라톤이나 크로스 컨트리로 체력을 다진 사람들은 설명된 속도 안에 걸어서 도착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평범한 여행자는 불가능. 그외에 다른 여행자들에게 전해 듣고 보려고 했던 브라마 티&커피 뮤지엄 등 독특한 관광지에 대한 안내는 거의 전무했다.
6. 까르네 뮤제(박물관 카드)의 베르사이유 궁전 사용에 관해서. 까르네 뮤제를 샀던 이유 중 하나가 베르사이유에서 쓸데없이 줄 서고 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베르사이유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절대로 필요없다. 차라리 베르사이유에서 파는 20유로짜리 원데이 티켓을 사는 게 낫다. 까르네 뮤제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은 몇군데 되지 않는다.
7. 베르사이유에서 미니 기차 이용료도 그렇고 여기 명시된 요금들보다 인상된 곳들이 많다. 책을 쓴 뒤에 인상이 된거라면 하는 수 없겠지만... 성의없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공신력도 떨어지게 느껴지고.
8. 이 책에서 글로벌 카드를 가져가면 한국에서처럼 현지에서 현금이 필요할 경우 인출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만약을 대비해 혹시나 하고 가져갔는데... 동행자의 신용카드에 이상이 생겨서 내 현금카드를 빌려줬다. 그리고 급한 비용을 현금 인출했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수수료가 자그마치 10%에 육박. 은행마다 조금씩은 수수료율이 다르겠지만 이렇게 엄청난 수수료가 나온다는 얘기도 가이드북이라면 언급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은행에서 발표하는 서비스 내용만 보고 그냥 덧붙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파리와 런던만 가봤으니 책 전체를 평가하긴 좀 그렇지만, 루브르, 오르세, 샹젤리제 등 패키지 관광 스타일의 코스를 돌 때는 그럭저럭 쓸만 하지만... 독특한 곳을 찾아다니는 여행에서는 낭패보기 좋은 내용들이다.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