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빛깔있는책들 - 고미술 147
김영학 글/사진 / 대원사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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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짧은 요약본 스타일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특히 일관계로 급히 지식을 흡수하기 위해 비슷한 류의 책을 읽어야했던 몇번의 경험은 책의 빈약함으로 그런 인상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권할만 하단 생각이 든다. 역시 일 때문에 빨리 읽어내리고 지식을 흡수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몇권째 읽고 있는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는 내용이 알차다. 방금 다 읽어낸 민화는 특히 그동안 읽었던 시리즈에서 없는 특징도 하나 있다.

바로 전체를 엮어주는 흐름과 저자의 철학이다.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지금 미술관련 시리즈를 읽어나가고 있는데 다른 책들은 지식과 그때그때의 사실 전달에 충실한 반면 '민화'는 사실에 더해서 한국 전통미술 뿐 아니라 세계 미술사를 놓고 큰 흐름을 함께 엮어주고 있다.

민화하면 그냥 우스꽝스러운 호랑이와 까치 그림만 연상했던 내게 이 책은 그 안에 쓰인 다양한 기법과 철학까지 바라보게 하는 눈을 띄워주었다. 오늘 이 책을 통해 안것은.... 뭐랄까 그림에 대해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앞으로 느끼고 배워야할 것이 많겠지만 어쨌든 눈을 뜬 기분이다.

그리고 그 민화가 오래전 세상을 떠난 조상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운보와 같은 화가들에 의해 우리 미술에 계속 전승되고 있다는 발견도 흥미롭다. 비록 천대는 받았지만 나름대로 전향적이고 독창적이었던 우리 미술에 대해 자긍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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