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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이야기 ㅣ 차문화 코드 4
박홍관 지음 / 이레디자인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수많은 도자기 관련 서적들이 고려부터 조선, 혹은 일제시대까지 도자기에 중심을 뒀다면 이 책은 현대 한국 도자 찻잔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그래서 독특하고 아마 그것이 이 책의 가치일 것이다.
아마 한 100년 정도 흐른 뒤에는 내가 살았던 이 시기 찻잔의 성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역사 서적이 되리라 예상된다. 그리고 실시간을 사는 현재 상황에서 내게는 훌륭한 눈요기거리.
기록할 만한 찻잔과 그 찻잔을 만든 사기장에 관한 얘기가 엄청난 양의 사진과 함께 짤막짤막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 찻잔에 얽힌 얘기나 에피소드, 사용자에 관한 얘기도 양념처럼 언급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화보집을 보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저자가 갖고 있는 기본 지식이 상당하기 때문에 단순한 도록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저 정도 지식과 찻잔에 대한 애정, 그리고 발로 뛰는 열정이 있었기에 탄생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됨. 아마 지금 우리 세대보다는 다음, 혹은 다음 다음 세대들이 더 고마워할 것 같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한 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보다보면 괜히 좋은 찻잔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게 생김. 견물생심이라고 비록 사진이지만 -엄청 잘 찍었다. 탐이 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나 여유로움 등등의 아름다움을 갖춘 찻잔들을 보니까 나도 저런 찻잔을 하나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도자기나 찻잔에 대한 대단한 지식 상승보다는 안목을 높이는 쪽에 더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