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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 유럽 5대 왕실에 숨겨진 피의 역사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이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이 나카노 교코라는 저자는 테마를 잡아서 글을 참 잘 쓰는 것 같다.
그걸 위해서는 미술사적 지식 외에 역사 전반에 대해서도 아는 게 많아야하는데 이런 류의 책이 요구하는 수준의 깊이는 갖추고 있어서 별다른
거슬림없이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다.
내용은 엘리자베스 1세와 스코틀랜드의 메리 스튜어드 여왕을 제외하고는 제목 그대로 왕과 버림받거나 천대받은 왕비들의 잔혹사이다.
내 성격이 멍청하거나 자기 위치에 걸맞지 않는, 생각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무~~~~지하게 싫어하는 고로 첫 챕터인 엘리자베스1세와 메리
스튜어드의 챕터에선 메리 때문에 페이지가 정말 안 나갔다. 왕, 혹은 여왕으로 태어났으면 거기에 걸맞게 제대로 생각이란 걸 하고 살아야지
오로지 자기 욕망에 충실해서 주변은 물론 자신까지 파괴하는 걸 보면 다 아는 얘기임에도 짜증이 팍팍 나서 피하는데 여기서는 하필이면 첫 장이라서
아주 고역이었다.
그림들도 그다지 땡기지 않았던 것도 진행이 느렸던 이유 중 하나라고 스스로 짐작.
이렇게 첫 장에서 잠시 지지부진했던 걸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술술 읽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가리타 공주의 초상화는 빈에 갔을 때 본 기억이 나서 더 재밌게 읽었고 3장 이반 뇌제의 스토리는 첫 황비
아나스타샤와 아들의 죽음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6명의 황비들은 잘 몰랐던 내용들이라 더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그림도 실제로 본적은
없으나 유명한 그림들과 모르는 그림들이 섞여 있어 복기하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4번째 장인 조지 1세와 조피아 도로테아의 얘기는 각자의 단편적인 일화들은 알고 있었지만 이 부부를 묶어서는 아는 게 전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만난다는 부분에서 역시나 큰 즐거움을 느꼈음. 그러나 그림은 사실 별로 내 취향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지막 5번째 장인 헨리 8세와 앤 볼린은.... 앤 볼린이 프랑스에 머물 때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그 후반부는 이미 너무 많이 알고 있던
부분이고 그림들도 눈에 익고 또 역시나 그닥 내게는 매력이 없었던 그림들이라 그냥 설렁설렁.
분류는 미술에 속하는 책이지만 도판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
굳이 무게중심을 찾자면 그림보다는 역사쪽에 살짝 더 추가 기울어진.. 작고 얇고 편하게 읽기 좋은 책.
머리 복잡하던 때에 나름대로 즐거운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