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의 침실 3 - 가면 속의 죄수
쥘리에트 벤조니 지음, 문신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먼저 사실을 고백하자면 난 이 책이 이런 내용이란걸 미리 알았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잡을 때 기대했던 것은 편안하고 부담없는 내용의 달콤한 로맨스였다. 읽을 때는 별다른 감정의 동요없이 술술 읽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남는 것 없는 그런 편안한 킬링타임용의...

1권의 시작은 그런 내 기대를 충족시켜주는듯 했지만 장을 넘겨갈수록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관성을 받은 호기심은 고삐를 잡을수가 없어서 결국 하루반만에 3권의 책을 끝내게 됐고 이런 비틀리고 고생한 연인들의 스토리를 읽은 뒤 항상 느끼는 원하지않는 감정의 찜찜함을 지금 갖고 있다.

하지만 책 자체를 놓고 봤을 때는 구성도 탄탄했고 실존 인물과 허구를 교묘하게 섞어놓은 그 밀도가 감탄할만 하다. 많은 역사소설들을 읽을 때 허구의 인물과 달리 실존 인물들은 딱딱하고 평면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가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듯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실존 인물들의 행적을 뒤져보게 할 정도로 여기에 등장한 인물들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느낌... 솔직히 인물들이 어디까지가 허구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헷갈릴 정도로 교묘하게 엮여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의 말마따나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것인 고로 실제로 이 소설의 내용이 사실일 수도 있겠지. 란 생각까지 들 정도로.

이런 류의 배배 꼬인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는 내게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을 통해 당시 풍습을 알아볼 수 있는 문화와 역사 공부란 보너스도 반가왔고. 2권째를 읽으면서 순탄한 스토리가 되지 않겠단 생각은 했지만 계속 엇갈리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자신의 이익에 철저한 인간의 속성들이 철저하게 드러나는 전개는 즐겁지는 않았지만 가끔은 쓴맛도 나쁘진 않은듯...

HAPPILY EVER AFTER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선택하지 않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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