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의 언어 : 정교한 상징의 세계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7
조르주 장 지음 / 시공사 / 1997년 6월
평점 :
품절


작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인데 주로 외출용으로 활용하다보니 어영부영 밀려서 해를 한참이나 넘겼다.  일단 책이 어디론가 휩쓸려 들어가서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게 늦어진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지만 그다지 쉽게 읽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림이나 언어 등의 각종 상징 체계와 기호에 대해 풀어놓은 책이라는 게 초간단 요약이겠지만 그렇게 간략하게 정리하기에는 참으로 복잡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원시 시대의 벽화부터 고대, 중세, 근대의 각종 그림이나 기록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기호인 문자와지도-지도가 기호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인지했음-에 이르는 그 복잡다단한 내용들을 서양에 크게 치우치지 않고 다른 문화권까지 다 담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일단 이 책을 한 권 읽는 것만으로 기호와 상징 체계에 대한 '학문적인' 서술을 읽을 준비 작업은 충분히 될 것 같다는 판단을 조심스럽게 하게 되는데... 그런 만큼 제목에서 풍기는 그런 흥미진진한 재미는 그다지 없다.  판타지 라이브러리 류나 장미의 이름, 프리메이슨 탐구 류의 그런 스타일의 박진감 넘치는 픽션의 세계를 오가는 내용을 기대하면 지루하고 실망을 하게 될 것 같다.

130여쪽에 걸친 기호에 대한 설명글도 좋지만 이 책 시리즈의 후반부에 모아놓은 기록과 증언 부분은 늘 그렇듯 참 읽을만한 내용으로 꽉 차있다. 

제삿날 죽은 사람의 무덤에 음식을 싸들고 가는 게 우리나 중국, 일본과 같은 동양 문화 뿐 아니라 그리스에도 있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일이다.  그리고 유럽 도시들에서 흔히 보는 그 푸른 표지판이 시청 직원의 작품이었다는 사실도. 이런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은 독서가 주는 즐거움인데, 작은 책임에도 그런 소소한 재미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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