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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AI 디지털 교육 인사이트 - 디지털 교육의 미래, 교실에서 시작된다
강주원 외 지음 / 박영스토리 / 2025년 10월
평점 :
요즘 수업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이미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데, 나는 여전히 새로운 도구를 익히느라 헤매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AI와 디지털 기술이 교실 곳곳으로 밀려오면서 기대보다 막막함이 먼저 찾아올 때가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수업의 중심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라는 질문은 교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봤을 것이다.
『교실 속 AI 디지털 교육 인사이트』는 사용법을 알려주는 매뉴얼이 아니라, 기술 앞에서 같은 고민을 품었던 9명의 교사가 들려주는 ‘현장의 기록’에 가깝다. 정책, 특수교육, 사회정서학습,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 변화까지—각 분야의 시선이 모여 AI 시대의 교육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무엇보다 “기술이 중심이 아니라, 아이가 중심이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사례로 일깨워준다.
책에는 학생들이 직접 질문을 만들도록 돕는 수업 구성, 디지털 도구를 창작의 통로로 쓰는 방법, 과정 중심 평가를 아이와의 ‘대화’로 끌어오는 전략 등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제안이 많다. 기술을 수업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대신, 그 기술을 통해 아이 한 명 한 명이 더 참여하고 더 표현하도록 돕는 방향이 중심에 놓여 있다.
저자들은 기술의 장점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특수교육에서 기술이 가지는 책임, AI 기반 평가의 윤리적 한계, 교사의 전문성이 왜 더욱 중요해져야 하는지까지 함께 다룬다. 덕분에 이 책은 ‘기술 만능주의’가 아닌 현실적인 균형을 제시한다. 현장 사례들이 풍부해 “이건 내 교실에서도 바로 해볼 수 있겠다”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 책은 기술은 교사를 대체하려고 온 게 아니라, 교사가 아이 곁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시간을 되돌려주는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AI 시대의 교육은 기기가 아니라, 그 기기를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배워가는 ‘아이들’이 중심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책이다. 변화가 버겁게 느껴진다면, 이 책은 아주 좋은 시작점이 되어준다.